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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살아났느냐? 분신해서 죽으려 했다"
삼성SDI 부산공장 노사위원 4명 휘발유 끼얹고 차량돌진해
 
대자보   기사입력  2003/06/08 [14:36]
▲사고로 인해 불탄 차량모습(사진출처: 삼성일반노조)     ©대자보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삼성SDI 부산사업장에서 근로자 4명이 분신을 시도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은 노사협의회 위원장 선거에 회사의 개입을 분개해, 노사협의위원 중 4명이 2대의 휘발유를 뿌린 승용차를 몰고 본관으로 돌진해 불이 나게 된 것이다. 이 사고로 승용차가 전소되고 본관 건물 출입문이 파손됐으며 출입구 일부가 불에 탔다. 차를 타고 온 박씨 등 3명은 화상과 찰과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대다수 언론은 이들의 사건을 '선거결과에 불만은 품은 단순방화'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방화가 아니며, 회사측이 선거에 개입하는 등 자유로운 노조활동에 방해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집단으로 분신을 시도하였던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측의 이야기만 반영하고 있는 일부 언론사와 삼성SDI측에 대해 항의했다.

삼성SDI에는 노조가 없고 대신 노사협의회가 존재한다. 노조의 대의원에 해당하는 노사협의회 분임위원은 총 33명으로 위원장은 이들 가운데서 뽑는다. 이번 선거에서 두명의 후보가 나오게 되었는데 그중 한 명의 후보에게 회사가 특혜를 주는 등, 선거에 회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사건이 발생된 것이다. 삼성은 무노조원칙을 표방하고 있어, 근로자측에서는 노조를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등 계속해서 마찰이 있어왔다.

이 사건에서 주요한 쟁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로 이번 사건을 단순방화로 볼 것인가, 아니면 목숨을 건 분신으로 보아야 하는것인가 이다. 하지만 방화를 목적으로 이번 사건을 계획했다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차에 휘발유를 뿌리고 건물로 돌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무언가 그들이 목숨을 걸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에 죽음을 감수하고, 큰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이런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이 알리고자 했던 회사의 선거개입이 실제로 있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5일 화상으로 입원중인 임,박노사협의위원들은 6일 저녁 의식을 찾았다. 회사에 의해서 본인들이 방화범으로 매도되는 사실에 대해서 분노하였다. 박씨는 " 내가 왜 살아났느냐? 분신해서 죽으려고 했는데.,"라며 울분을 토했고, 임씨는 "삼성재벌과 삼성SDI의 진실을 은폐하고 본인들을 매도하는 작태에 대해서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본인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지겠지만, 회사측에서 지금처럼 사실을 은폐, 왜곡한다면 지난 수 십년 동안 노동자들에게 자행되었던 탄압과 노사협의위원 선거관련한 일체의 사실을 폭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은 선거 후, 노사협의위원선거에 깊숙이 개입한 회사측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였다고 한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회사측에서는 강한 노조 성향의 의원의 경우 절차를 밟지 않고 승진을 시켜 의원자격을 박탈당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또는 선거전 노사협의회의 선거에 회사의 개입을 차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간부들이 '누구는 찍지 말라는 등'의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회사측에서 특정후보를 회유하거나 특별대우를 해왔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들은 또한 현재 삼성SDI 노사협의체계가 사원을 위하는 조직이 아니라 나누어 먹기식 조직으로 이미 정해져 있는 등의 단순한 이번 선거만의 문제가 아닌 전반적인 회사측에 행위에 대해 회사측에 대한 항의와 다른 사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죽음을 각오하였다고 한다.
삼성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선거결과 자신들이 지지한 후보가 떨어지자 회사에서 상대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회사는 절대 중립을 지켰다"고 밝혔다. 삼성회사 측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사건현장인 삼성 SDI관리동 정문앞 (사진출처: 삼성일반노조)     ©대자보
삼성일반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계속적으로 당사자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주변상황과 객관적인 확인을 통해 계속적으로 사실을 밝혀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울산지역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대책위원회를 통해 진실규명과 사실확인을 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일반노동조합 측은 4명의 노사협의위원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이유와 명분이 어떠하든간 차에 휘발유를 뿌리고 죽음을 각오하고 한 행위에 대하여는 유감"이라고 표명하였지만, "이번 노사협의위원들의 행동은 회사에서 그 원인을 제공하였고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삼성재벌의 무노조경영의 본질을 폭로, 규탄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것임을 밝혔다.

울산서부경찰서는 4명의 노동자들에 대해 건조물방화혐의를 적용,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가 입원 중인 울산대병원 병실 입구에는 전경이 지키고 있으며, 임씨가 입원 중인 부산 침례병원에는 경찰 차량이 상주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일반노조 홈페이지 : http://www.samsunggroupunion.org
삼성SDI 해고자 홈페이지 : http://say.pe.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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