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사를 쓴 사람이 한국 사람이라는 게 더 놀랍다. 만약 사실이라고 해도 국익을 먼저 생각했다면……. 특종을 위해 나라를 판 것이다.", "난치병 환자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황우석 박사를 죽이려는 이유가 뭔가. 이건 음모다."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사단'이 불법 거래된 난자를 연구에 사용해 왔다는 교육저널의 보도 이후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비롯해 이 기사를 인용 보도한 일부 신문사의 홈페이지까지 네티즌들이 갈겨 놓은 비난의 글로 도배돼 있다. 더군다나 이 기사가 나간 지 하루만에 황 박사와 1년여 동안 호흡을 맞춰온 피츠버그 대학의 제럴드 새튼 박사가 연구에 사용된 난자 취득 과정의 윤리적 문제를 들어 줄기세포 공동연구를 포기하기로 했다. 새튼 박사는 유전공학의 개가로 평가받은 해파리 유전자 조작 원숭이 앤디를 탄생 시킨 주역으로,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세계에 알리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진해온 ‘세계줄기세포허브’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서울대병원에 설립한 ‘세계줄기세포허브(WSCH)’가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들의 참여를 염두에 둔 구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적 손실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사태가 이쯤 되다 보니 이 기사를 쓴 기자는 한 마디로 죽일 놈이 돼 버렸고, 결과론적으로도 매국노 이상의 지탄 역시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모르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진실이다. 더군다나 국내가 아닌 세계 선진국들과 손을 잡고 ‘세계줄기세포허브’를 구상했다면, 숨겨봐야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 격’밖에 더 되겠는가. 비단 이것만은 아니다. 이 기사가 보도되기 이틀 전인 지난 9일 이른바 ‘황우석 사단’의 한 명인 모 병원장이 전날 “불법 거래된 난자가 줄기세포 연구과정에 사용됐다”고 밝혔다가 번복할 즈음, 이번일과 깊숙한 관련을 맺어 온 한 사람이 제보의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모두 거짓말이다. 저토록 비윤리적인 사람이 의사를 하고 있다니…….”라며 몹시 분개 하면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는데, 충격 그 이상이었다. “줄기세포연구에 성공하면 정부는 물론 세계 선진국들로부터 엄청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나온 모교 후배들 가운데 학비가 모자라는 여대생을 좀 알아 봐라.”등등……. 제보자는 자신이 듣고 체험한 내용과 그 사실을 입증할만한 문건까지 내다보이면서 줄기세포연구와 관련된 이 병원장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제보하면서 “한국에서 보도하지 않으면 해외에 나가서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병원장이 줄기세포연구를 위해 이보다 더 비윤리적인 일들을 행해 왔고, 그로 인해 한사람 또는 몇 사람의 인생이 망가져 버렸다. 이번 기사가 나간 이후 수많은 언론사의 기자들이 진위를 알기 위해 연락이 왔었고, 그 중 정계와 몇몇 기자들은 직접 찾아오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차마 밝히지 못했다. '취재원 보호'는 기자의 기본적 의무이다. ‘매국노’ 등 네티즌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기사화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네티즌들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비윤리적 행위도 용납될 수 있다’는 논리는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국익을 위한 희생양이 나의 동생이나 누나였다면 어떨지가 궁금할 따름이다. 제보자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와 관련된 모든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 줄기세포연구라는 미명아래 어떤 비윤리적 행위가 뒤따랐는지 그 내막을 알고 난 이후의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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