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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원거리 전보지에서...
부당전보된 사회보험 노조원들의 애틋한 사연
 
김정현   기사입력  2005/11/05 [12:36]
* 건강보험공단의 이해할 수 없는 부당징계, 부당해고에 대해 노동부 조차 이행명령을 내렸지만 공단은 꿈쩍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고통받는 노조원들의 글을 소개합니다. 더많은 애틋한 글들이 있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하면서 하루빨리 공단이 노조와의 약속이행을, 노동부의 이행명령을 따르길 바랍니다-기자 주



어느 노동자의 하루
 
"죽여라, 고통과 피눈물속에 외치는 절규를 외면하고 다 죽여라"
 
사측의 부당징계, 부당전보에 의해 많은 동지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노위의 부당전보, 부당해고 판결에도 강제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행을 하지 않고 있다. 권력의  힘으로 인간의 삶을 노예화 시키려고 작당을 하고, 자만과 허용으로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부당전보, 부당징계라는 판결이 결정되었는데도  조용하다. 마치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 그러한 것일까. 아니면 강제력이 없어서 일까.

누굴 탓하기 앞서  나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에 분노를 느낀다
이제는 노동조합 달건이되어 몸으로  때우기도 귀 찮고, 노조경력을 일삼아  이빨이나 적당히 까주면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그러한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

몇 개월전에는 자식놈하고, 부모님하고, 아내하고 아침밥 같이 먹고  자식놈의 배웅을 받으면 출근하였는데 이제는 자식놈 잠든 사이에 새벽밥 먹고 기차로 자가용으로  죽음의 질주를 한다 .

많은 교통비때문에 이제는 자식놈이 좋아하는 피자도 , 치킨도 반쪽으로 줄여야 하고, 매일 매일 자신의 생명을 도로에 깔고 공단을 행한다. 늦은밤 지친 몸을 이끌고 또다시  자가용에 기댄체 가정으로 향한다.
자식놈이 보고 싶어도, 부모님을 뵙려고  내려가고 싶어도,  늙은 부모님은 교통비 아깝다고 내려오지 말라고 한다.

자식놈이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는지,  숙제와 준비물은 제대로 준비하고 학교를 가는지. 나쁜 짖은 하고 있지 않은지 알 수도 없다
밤늦은 시간에 자식 놈이 아파도 병원에 함께 가지 못한다.
덩치가 큰 놈은 지친 아내의 어깨를 부여 잡고 24시 병원으로 행한다.

노동조합을 때려잡는 것과 인간이 정상적인 삶을 누려야 하는 것은 다르다.
아무리 권력자의 힘이 강할지라도 인간이 추구해야할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은 당신들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것이다. 
 
▲ 사회보험노조 부당해고자들의 항의 농성장(공단본부앞)을 구사대를 대거 동원하여 침탈하는 과정에 여성해고자가 부상을 입고 쓸어진 현장     © 김정현

    
30년후 나는
 
30년 후 내가 만약 죽음의 자리에 든다면 걸어온 그 길을 어떻게 돌아볼 수 있으려나.

앞에 간 사람들의 발자국만 쫄쫄 따랐나 늘상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웠나 아니면 터럭만큼의 용기도 없어 비겁의 표상은 아니었나. 그것이 두렵다, 정녕 두렵다.

죽음의 그 자리를 지키는 장성한 내 아이들의 얼굴 앞에 나는 정녕 떳떳하게 고개들어 "한 세상 정말 잘 살았다" 그리 말 할 수 있을까. 난 그게 진정으로 두렵다.

하여 오늘 고단한 이 자리에 있음에 생의 마지막 날인듯 그리 하려 하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부족하다. 나는 한참을 더 배워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것들이 괴로움의 근원임을 이제 알 것 같다.

한 세상 잘 사는 길의 하나 사회보험노동조합은 좌표임을 잊지 않음도 그것일 것이다. 정녕 정녕 말이다. 
 
▲ 지방에서 올라온 사회보험노조원들의 2박3일간 상경투쟁 모습     © 김정현

 
새벽안개속에서

1.
새벽안개가 짙다
짙다 못해 한발짝 밖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노조처럼

그러나 그곳에는 여전히 모든 자연이 있고
모든 생명의 숨결이 있다
그리 오래지 않아
햇살과 함께
너른 가을의 풍요를 보여 줄 것이다

하지만 KTX는 너무 빠르고
미처 내가 햇살의 흐름을 쫒아 가기도 전에
나를 자연 밖으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

자연의 풍요로운 잔치를 함께 나누기에는
농부들의 여러 계절을 너머 온 수고로움이
그 정성스러움이 내게는 없었기에
비와 태양과 어우러진 땀의 조화로움
한결같은 마음을 가르치고 있는가보다

2.
이렇게 새벽공기를 가르고 다닌지 한달 여
조금은 적응도 할 만도 한데
천리길은 여전히 힘들다

생전 처음 부천이라는 땅을 밟았으나
나와는 생면부지인 동지들이 있었고
허나 처음 만남인 것 같지는 않는
따사로운 정이 있음에도
나는 늘 힘들다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에 천리 길을 오가는 여정이 녹녹치 않아
매일 다섯 시간 남짓한 잃어버린 시간 때문에
생전 처음 맡은 업무의 낮설음 때문에
줄어든 내 몸무게만큼 상실의 아픔이 있다

여전히 답답하다
돌아갈 길은 여전히 새벽안개만큼이나 짙게
멀어져 있고
수백명의 동지들은 가족들을 그리며 타향의 밤을 또 보낼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가족들의 얼굴을 매일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나의 낮설음을 다독여 주는 동지들에 감사한다
안개 저편에 여전히 있을 희망에 감사한다
새로운 희망을 여전히 꿈꿀 수 있음에 감사한다 
 
 
 
건강보험공단 3.21. 원거리 부당전보 분석자료      © 김정현
그들은 왜 온 것일까
 
내가 있는 부천북부지사 가입자지원부는 4명의 원거리 전보자가 있고 모두 사회보험 조합원이다.

내가 있는 팀에는 나와 함께 3명의 원거리 전보자가 있다. 팀원 전체가 7명인데 3명이 원거리 전보자다.

그중에 한사람 팀장은 모두들 힘들어하면서 노조를 등지는 금년 초에 처음으로 노조를 가입했고 그래서인지 남양주에서 전보되어 출근시간 2시간 30분 거리를 맬 출퇴근 한다.

붙임성도 있고 업무와 자리에 대한 책임감도 강해서 휴일에도 지사를 나오고 업무 땜에 휴가도 제대로 못가는 그러나 중심은 있는 사람이다

또 한사람 산청에서 천리먼 길을 떠나와야 했으나 가족들과 떨어지기 싫어서 대입을 앞둔 딸이 있음에도 이곳으로 이사를 했으나 그도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업무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거니와 너무도 열심히 일하고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팀의 일이라면 정말 열심이다

그들은 왜 온 것일까 그들이 공단질서를 문란케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나와 다른 사람에게 이중성을 보이는 걸까

그렇다면 그는 왜 업무를 잘 알까 그들은 가끔씩 아니 잠시라도 상대를 불편하게 하거나 지사의 안정을 해치는 모습을 조금은 보일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아직 그것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그들이 왜 이곳으로 왔는지를 찾고 있다.

노조를 가입한 것이 그렇게 공단질서를 문란케 한 것이며, 노조 지부장을 한 것 또한 공단질서를 문란케 한 것일까

나는 노조간부 라고 업무를 등한히 하는 친구를 인정하지 않는데 자신이 하지 않는 일은 동지들의 일이 되기 때문이며 대부분의 노조간부들은 책임감이 강한 사람들이고 희생정신이 있기에 열심히 일한다.

나는 노조간부라고 자기 자리를 벼슬로 아는 친구를 인정하지 않는데 그런 친구들은 우리 노조에서 오래가지 못하며 우리 노조 간부들은 이 공단에 공단간부들 보다 오래 있을 것이기에 공단의 깨끗함과 안정과 발전에 더 관심이 많고 우리노조의 역할을 더 강조하며 더 창의적이고, 더 솔선수범 하는 사람들만이 하게 된다.

우리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이용해 도둑질 하지도 않았고 승진청탁을 하지도 않는 공단질서 란걸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사람이 많다보면 여러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공단의 정당한 경영권 주장이라면 노조도 두말을 못할 것이며 소수의 사람들이 문제가 된다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관리책임을 경영진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다른 직원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왜 또 그들은 왜 이 먼 길을 돌아다녀야 하는가

그들에게 문제가 없다면 그들을 보낸 사람은 문제가 없는 사람일까

아 어려운 숙제다 아 그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는 알아야 하고 알고 싶다. 
 

국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지킴이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건강나눔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과 금산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정든아파트입주자대표회장, 대전시민대학 발마사지봉사단장, 민간의술연구회 대전충청지부장으로 의료소비주권을 찾고 국민의료비절감을 위한 활동을 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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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11/05 [12: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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