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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해충 항공방제는 미친 짓이다!
김종원 교수, "재선충 잡으려다 자연생태계 망쳐" 경고
 
서태영   기사입력  2005/05/22 [16:14]
▲대구시민의 허파 구실을 하고 있는 앞산이 도려져 나갈 상황에 처하자 시민단체와 생태(환경)학자들이 달비골 생태탐사에 나서고 있다.   © 보도사진닷컴

   달서구청은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를 앞두고 약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등산로에는 입산을 금지하는 안내현수막을 내걸었다. 
   달비골 월곡지에서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교수(계명대 생물학)는 항공방제의 해악성을 논했다. 그는 물었다.
 
"재선충이 사람 잡아먹습니까? 재선충이 에이즈입니까?"
 
 그는 재선충은 말라리아쯤 된다면서, 재선충=소나무에이즈라는 뻥튀기를 경계했다. 재선충보다 더 지독한 항공방제의 위험성을 북핵실험에 빚대어 설명했다. 
  
  "우리가 북핵실험을 우려하는 것은 낙진이 한반도 전역으로 퍼져 지하수를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정도는 차이가 나지만 항공방제도 고엽제 살포 효과를 냅니다."
 
그는 산림공무원의 무지를 꾸짖었다. 재선충을 한방에 조져 보겠다는 발상은 군사독재정권의 아전다운 발상이라고 톱질했다. 
 
  재선충 매개 곤충 잡으려고 실시하는 항공방제로 토양중독, 식수오염이라는 더 큰 피해가 초래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고엽제를 뿌리는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에서 기술의 위험성을 무시하며 신뢰를 저버린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1958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정부는 모기를 잡기 위해 항공방제로 살충제(DDT)를 살포했다. DDT는 2차대전 때 사용한 화학무기의 원료로 재고 처리를 위해 살충제로 개발한 것이었다. 당시 이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지만 주정부에서 무시했다. 그 여파로 살충제에 곤충이 죽고 이를 새와 닭이 쪼아먹어 먹이사슬이 DDT에 오염될 수밖에 없었다. 
                                                - 김수병 기자. 한겨레21 2004년 1월 14일치 
  



* 항공방제 피해사례

  미국의 불개미 항공방제
: 남아메리카 원산인 불개미의 일종이 미국의 남부지방에 침입  하여 정착한 것은 1918년으로 이후 주로 초원에서 서식하며 40여년간이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평범한 곤충이었다. 다만 높이가 30cm 나 되는 개미집을 지어 밭을 가는데 지장을 주고 벌처럼 사람을 쏘아 통증이 심하여 불개미(fire ant)란 이름을 얻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이 개미가 가축이나 농작물에 위협을 주는 해충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1957년에 미국 농무성에서 불개미 박멸작전을 세우고 불개미가 인간에 해로운 곤충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Heptachlor 및 Dieldrin 등의 살충제를 비행기와 헬기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살포하였다. 수십억 달러가 들어 간 이 작전의 결과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는데, 불개미는 박멸되지 않았고, 새, 짐승, 물고기 등이 거의 전멸하였으며, 개, 고양이, 소, 말 등 가축들도 심한 피해를 입었다. 더 참담한 현상은 이들 농약이 토양 중에 오래 잔류하여 먹이사슬을 통하여 계속 생태계에 피해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살충제에 오염된 지렁이를 먹는 철새와 야생 칠면조 등의 수가 급감하였고, 매추리와 산새들이 거의 멸종되다시피 되었다. 결국에는 미국의 농무성 관계자들이 기소되었다.
 
  미국의 짚시나방 항공방제: 짚시나방은 1869년 미국에 건너 온 해충이며, 극히 잡식성이고, 알로 수피에 붙어 월동하며 봄에 유충이 실을 토하여 인근의 나무로 분산한다. 이와 같은 침입해충의 경우에는 원산지에서 천적을 도입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므로, 그동안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 47종의 기생봉, 포식충 등을 도입하였으며, 미국 동부지방에서는 약 13종의 천적이 정착하였다. 역시, 미국 농무성은 1957년에 12만정보에 달하는 면적에 DDT를 항공살포하여 짚시나방의 박멸에 나섰다. 환경론자들이 반대하였지만 뉴욕시 인근의 산림지대 뿐만 아니라 목장, 농경지, 양어장 등지에도 광범위하게 살충제거 뿌려 졌다. 그 후 짚시나방은 박멸되지 않았고, 오히려 새, 물고기, 천적곤충들이 때죽음을 당하였다. 경마용 말이 DDT에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었으며, 우유가 오염되어 큰 손해를 보았고, 양봉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의 솔나방 항공방제: 1977년 일본에서 솔나방의 방제를 위해 살충제의 항공살포가 강행되었는데,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인해 결국 중단되고 말았다. 살충제로 솔나방을 방제하는 것은 그 효과가 매우 정확한 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반대한 이유는 환경에 나쁜 영향을 인지하고 우려한 때문이다. 경남지역에서 아직도 밤나무 해충의 방제를 위해 살충제의 항공살포가 자행되고 있는 것과 견주어 볼 때 우리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 수준은 아직도 모자라는 점이 크다고 하겠다. 

출처: 경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물환경학과 송유한 교수 누리집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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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5/22 [16: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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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커리 2005/05/30 [11:14] 수정 | 삭제
  • 재선충 항공 방제는 한마디로 말해서 "미친 짓"이다.

    기자는 이 기사의 말미에 다른 종류의 나방 들을 방제하다가 입은 피해를 열거했는데, 재선충에 대한 대만과 일본 정부의 태도를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