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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박근혜가 친일청산에 왜 억울해 하나?
친일 독재 박정희 후광 아니었던들 지금의 박근혜가 존재하나
 
예외석   기사입력  2004/07/23 [12:22]

요즘 또 다시 친일청산에 대한 논란으로 연일 정치권에서 여.야간 대립각을 세우고들 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씨가 제일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반발할 만 하다. 어느 누가 자신의 아버지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사람이 있을 것인가. 그것은 얼마 전 16대 국회에서 친일청산특별법의 입법조차 무산시키며 강하게 반발했던 김용균씨 역시 마찬가지의 입장이었을 것이다. 김용균씨의 주도로 친일청산특별법은 결국 완전히 누더기 걸레가 되어버린 채 통과가 되었었다.
 
백번 양보해서 서로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자신들의 부친이 친일파로 분류되어 국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대접을 받는다면 기가 막히고 억울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당사자들의 후손인 김용균씨나 박근혜씨 같은 사람들은 전혀 억울해 하고 기가 막힐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시 일제치하에서 모진 탄압을 받으며 민족항일운동을 하였던 독립투사들의 후손들은 그 동안 헐벗고 굶주리며 교육조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서 아직까지도 사회에서 빈민계층을 벗어나지 못하고 소외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반면에 친일 하였던 자들의 후손들은 자자손손 온갖 광명을 누리며 호의호식 하였고 엄청난 자본의 힘이 뒷받침되어 교육도 사회에서 최상위 엘리트교육만 골라서 받았기에 지금도 그 신분들이 대부분 기득권을 가진 사회 지도층 신분으로 행세를 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자신들의 조상이 친일파로 분류되는 것을 의식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양심에 손을 얹고 한번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조상이 친일을 하면서 온갖 권모술수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탐하지 않았고 정당하게 땀흘려 일했었다면 지금 그 후손들이 과연 이 사회에서 최상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신분이 가능했을지 한번 묻고 싶다.
 
솔직히 딱 깨놓고 이야기해서 박근혜씨 같은 사람은 아버지가 그런 막강한 권력자의 신분이 아니었고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일반서민계층의 가정에서 성장하였더라면 지금과 같은 정치권 제1야당의 대표라는 엄청난 권좌에 앉을 수 있었겠는가. 더욱이 박근혜씨는 아버지가 물려준 엄청난 부가 있지 않은가. 정수장학재단이라는 곳과 방송국, 신문사의 주식까지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가 개인능력에 따라서 신분이 급상승할 수가 있는 체제라고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신분으로 있게 된 것이 과연 개인능력만으로 가능했을까. 그런 엄청난 부를 거머쥔 사람이 과연 우리네 서민들의 아픔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할 수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입만 열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고 하면서 경제타령을 늘어 놓던데 과연 진심으로 민생문제를 걱정했을까.
 
역사적으로도 해방 이후, 주요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이 민족반역자 심판을 줄기차게 주장하며 1947년 6월 구성된 과도정부 입법의원들에 의해 반 민족 행위에 대한 처벌법이 제정되었지만 민족의 반역자 이승만의 주변에 얼쩡거리던 친일인사들의 계략으로 미 군정에 의해 유보되다가 1948년 9월에 이르러서야 겨우 공포되었다.

하지만, 어렵게 추진하였던 반민특위는 집요한 이승만과 친일파들의 탄압으로 친일청산의 싹도 피워보기 전에 거세되어졌고 오히려 반민특위를 추진하였던 민족진영의 인사들은 정권에 의해 철저히 사회에서 매장되고 말았었다.
 
능수능란한 체세술로 미군정 치하에서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한반도의 반쪽을 지배하였던 이승만 정권과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로 행세하며 일제 강점기 동안 천황에게 충성맹세까지 하였던 박정희는 너무나 유사한 점이 많고 권력을 향한 무서운 집착이 있었던 사람들이다. 그러한 권력욕구를 충족시키며 영속화 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친일파들의 기득권을 유지시켜주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김용균씨의 부친은 일제세대 때 겨우 지방의 한 면에서 면장으로 지낸 전력만으로도 엄청난 히스테리적 증세를 보였는데 일본천황에게 황국신민으로서 충성맹세까지 하였던 일본군 장교출신이면서 독재권력의 지배자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씨는 얼마나 지금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있을까.
 
17대 국회에서 '친일 반민족 진상규명특별법'이 제대로 교통정리가 되어지고 민족정기를 회복할 수 있는 법안으로 만들어질 것을 기대해 보면서 제발 이번만큼은 여.야 의원들 모두 감정적으로 대결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박근혜씨는 현직 제1야당의 대표로서 국민들 앞에 자발적으로 과거사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아버지의 조국근대화에 기여한 공치사는 공치사로 역사의 평가에 맡기고 친일 한 것은 숨길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니 너무 부친에 대한 사랑에만 연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직한 지조로 시대를 풍미하였던 노 정치가를 한때나마 존경하였으나 그분의 대단히 실망스러운 한마디가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난다. “너희들은 정치에 관심 두지 말고 할 생각도 마라. 너희들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정치는 정치하는 사람들한테만 맡겨두라…” 정치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하면 뭣하러 국민들이 비판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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