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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역사의 핵, 포메이션은 개성이 있어야 한다
[김병윤의 축구병법] 포메이션 창조는 세계축구 강국이라는 등식으로
 
김병윤   기사입력  2014/10/22 [00:41]

포메이션(Formation)은 경기를 하기 위한 선수들의 배치와 움직임에 대한 개념을 말한다. 축구의 포메이션은 축구 역사와 더불어 변천되어 왔다. 초창기 축구는 규칙도 없이 럭비와 같은 집단형식에 골키퍼를 돕는 1명의 수비수 외에 9명의 선수가 공격을 하는 극단적인 형태였다. 이후 1864년 잉글랜드에서 현대축구의 기초가 된 통일된 경기규칙 제정 후, 집단으로 행해지던 축구는 비로소 조직화의 틀을 갖추게 됐는데, 이는 각 포지션(Position)에 선수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의 포메이션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2명의 윙백이 골문 앞에서 지역수비(Zone Defence)를 담당하고 3명의 미드필더는 상대 중앙 공격진을 마크하는 방식의 2-3-5 피라미드포메이션이 탄생했다. 피라미드포메이션은 3명의 공격적인 미드필더를 포진시켜, 현대축구까지 포메이션의 기초적인 틀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1930년대 까지 가장 일반적인 포메이션으로 사용됐다.


1866년 제정 된 오프사이드(Off Side) 경기규칙은 1925년 현행의 오프사이드 경기규칙으로 개정된 후 포메이션 발달은 가속화 됐다. 포메이션 탄생 초창기 피라미드포메이션을 이은 스리백포메이션인 W.M포메이션은 중앙미드필더를 수비에 치중하게 한 것이 특징으로, 공격 시에는 5명의 포워드가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이었다.

 

W.M포메이션은 1930~1950년대 까지 세계축구 포메이션의 주류를 이뤘다. 이어 포메이션 변천에 가장 혁신적이라고 평가되는 포메이션은 바로 헝가리가 처음으로 구사한 M.M포메이션이다. 사실 W.M포메이션 하에서 선수들의 각 포지션 역할은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M.M포메이션 하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각 포지션에 고정된 플레이를 요구하지 않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즉, 포지션 체인지를 요구했다.

 

M.M포메이션은 헝가리가 1952년 헬싱키올림픽 우승, 1954년 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준우승, 1960년 로마올림픽 3위, 1962년 칠레 FIFA월드컵 8강, 1964년 도쿄올림픽, 1968년 멕시코올림픽 우승을 일궈내며 세계축구 강호로 군림하는데 원동력이 됐다.

헝가리의 M.M포메이션이 세계축구 한 시대를 풍미한 후 등장한 포메이션은, 브라질의 플라멩코 클럽에서 처음 선보인 4-2-4 포메이션이다.

 

4-2-4포메이션은 경기 중 여러 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전술 전환이 용이한 포메이션으로, 그동안 각 포메이션에서 기본적으로 행해지던 대인방어(Man to Man) 수비 방법을 벗어나, 지역방어 수비를 펼쳤고 필드 중앙 2명의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구분하지 않고 6명 공격, 6명 수비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특징이었지만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 성향이 강했다.


브라질은 4-2-4포메이션의 특징 중 하나인 공격 지향적인 플레이를 구사하여, 1958년 스웨덴 FIFA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1950~1970년대 세계축구 포메이션의 한 축의 일익을 담당했다. 브라질은 이어 4-3-3포메이션이라는 독창성이 돋보이는 포메이션을 창조, 세계축구 포메이션의 선두주자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4-3-3포메이션은 수비라인의 인원수가 상대 공격 플레이어의 인원수보다, 1명이 많게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1명의 수적 우위 논리는 반드시 수비적인 축구는 아니었으며, 경기 중 상황에 따라 전원 공격, 전원 수비를 구사하는 효율적인 축구로 탈바꿈하여, 다시 한 번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 우승을 일궈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브라질의 성과에 자극받은 국가는 다름 아닌 축구종가 잉글랜드였다. 잉글랜드는 브라질의 포메이션 개발에 자극받아, 중앙 미드필더 1명을 중반에 처지게 한 가운데 공격에 2명의 선수를 남겨두고 수비에 치중하다, 속공을 노리는 수비적인 투톱포메이션인 4-4-2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FIFA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 축구 종가로서 체면을 세웠다. 이후 포메이션 창조는 곧 세계축구 강국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각국은 자국의 국민성, 문화는 물론 선수들의 특징, 기타 등등을 아우르는 포메이션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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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10/22 [00:4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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