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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없는 명분과 전략, 2022년 유치실패 불렀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부회장, 모하메드 빈 함만 아시아축구연맹회장에게 졌다.
 
김병윤   기사입력  2010/12/05 [23:08]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지가 중동의 카타르로 결정됐다.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개최에 이어 두 번째 FIFA월드컵 개최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한국으로서는 실망감이 크다.

한국의 유치 실패(12월3일 스위스 취리히 메세 오디토리움 투표) 원인은, 우선 뒤늦게 FIFA월드컵 개최에 뛰어든 점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의 집행위원과의 개인적 친분관계 상실 및 유치전략 미흡이었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은 유치결정 투표를 앞두고 “유치는 꽉 찬 50%며 그 성공 가능성은 70%정도다.”라며 자심감을 피력했다.

이 같은 안이한 발언에 매스컴은 'FIFA, 실사단 평가서 공개 일단은 긍정적 평가', 'FIFA 한국 경기시설. 교통 등 적합', '2022년 월드컵 개최지, FIFA 한국, 적합', '2022년 월드컵 유치 가능성 높다.' 'WSJ 블래터 회장이 2022 월드컵개최 한국', '1~2차 투표에서 살아남으면 깜짝 반전 가능', '단독 개최 명분으로 설득 땐 의외 결과도', ‘연평도 포격 악재 아닌 호재’ 등과 같은 장밋빛 보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2022년 FIFA월드컵 한국 유치에 관하여 기대를 한 국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유는 2002년 한. 일 FIFA월드컵 개최가 8년 밖에 지나지 않았고 또한 유치 명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투표에 참가했던 다수의 FIFA집행위원도 공감했다.

한국은 2022년 FIFA월드컵 유치 투표전까지 신청국 호주, 일본, 한국, 미국, 카타르 5개국 중 3 ~ 4위권이라고 외신은 보도했고, 세계적인 스포츠 베팅업체는 한국의 유치 가능성을  일본 33 : 1 보다도 낮은 40 : 1(호주 3 : 1, 미국 7 : 2 , 카타르 9  : 4)순으로 점쳤다. 그만큼 한국의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의 현실성은 낮았다. 

그럼에도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 관한 꿈 심기에만 매진한 한국의 유치활동은 큰 잘못이다. 2022년 FIFA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된 중동의
 카타르는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 뛰어든, 일본, 호주, 한국, 미국 등에 결코 유리한 점이 없었다. 특히 한국과는 ‘대등소이’한 평화구현이라는 유치 명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한국의 유치실패는 더 이상 변명이 필요 없다.

분명 한국의 ‘연평도 포격 악재 아닌 호재’ 전략은 ‘독’이 됐고, 반면 카타르의 중동평화는 ‘약’이 됐다. FIFA월드컵은 평화보다는 이익을 우선하지만 21C FIFA월드컵에서 만큼은, 일정부분 정치적인 영향과 상황이 무시될 수 없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점을 한국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지나치게 활용하려 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대한축구협회 조중연회장은 상황과 분위기 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제일 큰 거는 한반도가 지구상의 유일하게 분단국이기 때문에 월드컵을 한국에서 개최할 경우 축구가 세계평화에 기여를 할 수 있다."라며, 설득력 없는 명분에만 올인하는 무개념의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에 한승주 유치위원회위원장은 "2022년 월드컵은 앞으로 12년 후의 일이다. 그 때가 되면 남북 관계가 지금과 상당히 변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술 더 떳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은 이번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 배경에는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과 FIFA집행위원간의 개인적 친분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2022년 FIFA월드컵 유치 실패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의, 국제축구연맹에서의 역할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반면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 성공한 카타르 출신의, 모하메드 빈 함만 아시아축구연맹(AFC)회장 역할은 크게 돋보이고 있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과 모하메드 빈 함만 아시아축구연맹회장은 앙숙 관계다.

그 발단은 대한축구협회가 2009년4월 국제축구연맹 윤리위원회와 상벌위원회에 동시에, 모하메드 빈 함만 회장의 아시아축구연맹 독단적 운영과 부적절한 발언을 제소하고 부터 둘의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9년5월 아시아축구연맹 총회에 참석(회장 및 FIFA집행위원 선거 )한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이 "함맘은 FIFA보다 정신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앙숙 관계는 2009년2월 2022년 FIFA월드컵 유치를 선언한 한국에게, 2009년5월 아시아축구연맹 회장 4선에 성공한 모하메드 빈 함만으로 인하여 암초에 부딪혔다.결국 이번 2022년 FIFA월드컵 유치 실패도 이의 연장선상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4표를 받아 예상했던 유럽표를 한 표도 얻지 못했다. 이는 2009년5월 아시아축구연맹 총회에 참석하며 모하메드 빈 함만에게 힘을 실어준,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이로서 2009년5월 아시아축구연맹 총회에서 '반 함맘 선거운동'을 사실상 주도해 실패를 맛봤던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은,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서도 또 한 번 모하메드 빈 함만에게 패배, 한국축구와 개인에게 국제축구연맹에서의 영향력과 입지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FIFA월드컵 유치 실패 후 정몽준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은 "국내에서 월드컵 유치 관심 없어서 아쉽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한국유치위원회는 “개최지를 결정하는 것은 FIFA다. 국민이 아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인데 5,000만 국민이 2022년 FIFA월드컵 유치에 관심을 가졌을리 만무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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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12/05 [23:0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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