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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경치와 야생화에 매료된 동네풍경
집주변 아름다운 가을 경치에 흠뻑젖다
 
김철관   기사입력  2010/10/03 [17:22]
▲ 수락산과 뭉게구름     © 김철관
조석으로 쌀쌀한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낮은 초여름 날씨가 게속 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낮과 밤의 일교차로 인한 감기환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10월 3일 일요일 오전 흐리던 날씨가 오후 들어 맑아졌다. 그래서인지 도시의 직장생활이 힘들 때 걷던 곳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집주변은 수락산과 광릉수목원 줄기인 산들이 둘러싸여 있다. 도시 속에서 시골 풍경을 그대로 느낀 곳이다. 청학리 아파트촌에서 약 2~3km 떨어진 곳에 용암리라는 곳이 있는데, 바로 카페촌으로 소문나 있다. 사람들이 자주 찾는 유명한 카페(하이드랜드, 비루개 등)도 있다. 물론 먹거리 식당도 많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길도 구불구불한데다가 길이 좁아 교통을 하는데 승용차 운전사들의 배려가 없으면, 싸우기 십상인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서로 양보해 비켜주고, 서로 교통을 돕는 것이 여기를 찾는 사람들의 풍경이다.
▲ 잠자리사냥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가끔 쉬는 날이면 시간을 내 청학리에서 용암리까지 걷는다. 공기가 맑고 경치가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자랐던 시골의 모습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산 위에 거미줄같이 네트워크화 된 전봇대 위의 전기선만 흉물일 뿐 모든 것이 자연 그대로 모습이 많다.

이날 아파트 베란다에서 본 수락산 최고봉인 주봉위에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장관을 이뤘다. 카페촌 길을 따라가 보면, 들판이 보이고 고개 숙인 누런 황금 벼들이 동심의 세계로 인도한다. 추수 때가 됐지만 아직 추수를 하는 곳은 없었다. 지난 태풍으로 구석구석 쓰러진 나락을 보니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주변 밭에는 황금배들이 종이에 쌓여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바로 남양주의 특산품인 ‘먹골배’였다.

아파트 입구에서 500m를 가니, 경기도 지방 2급 하천인 용암천이 흐르고 용암천 주변 잔디밭에는 모처럼 가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앉아 여가를 보냈다. 특히 용암천에서 고기를 잡은 할아버지와 손자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 농부의 포도수확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 밤송이     © 김철관

 빨간 고추잠자리가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었고, 나무 위에 앉아 있는 고추잠자리를 잡기위해 살금살금 손을 내밀며 다가가는 한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조바심이 느껴졌다. 이곳 모든 지역은 법에 따라 개발제한지역으로 묶여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걸으면서 발견한 것이 가을 야생화였다. 이름 모를 수많은 야생화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미소 짓는 모습이 아름다워 하나하나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정말 아름다운 야생화의 모습이 계속 펼쳐졌다. 가을을 상징하는 코스모스는 산들산들 춤추고 있었고, 호박꽃 안에 날 벌은 꿀을 채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왕거미 줄에 걸린 왕벌은 꼼작도 못하고 먹히는 신세가 됐고, 그 밑에 자란 쑥부쟁이 꽃이 비웃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최대 명절 한가위를 보내고 농장에서 농부들이 배와 포도를 수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농장 앞에 벌여놓은 가게에는 새로 수확한 배와 포드가 먹음직스러워보였고, 저농약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적힌 광고판이 유난히 관심이 갔다.

▲ 코스모스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산과 경계를 이룬 곳에 심어 있는 밤나무에 열린 밤송이들이 입을 떡 벌리고 있어, 한 톨 한 톨 먹음직해 보였고, 돌을 주어 던졌더니, 제대로 맞았는지 밤송이와 알밤이 순식간에 비 오듯이 떨어졌다. 입으로 껍질을 까먹은 생밤 맛을 누가 어떻게 형용할 수 있으랴. 바로 인근 은행나무에 주렁주렁 열려 있는 누런 은행 열매들도 장관을 이루었다.

▲ 담장 밑 야생꽃 구경     © 김철관
조금 지나자 포도밭 밑에 자란 토종닭들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양지기에 넣어 놓은 모이를 사이좋게 쪼아 먹은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용암리 카페촌으로 향하는 동안 수십 종의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있었고, 이날치고 유난히 발견한 가을 야생화를 모두 카메라에 담았다. 가지, 빨간 고추, 배추, 모과 등도 모습을 나타냈다.

카페촌에 있는 한 허브 카페에는 허브로 만든 차, 과자, 초, 캔디, 유사제품 등을 사려는 사람들로 많이 북적였고, 가게 주인은 허브엑기스로 목 뒤를 발라주고, 허브 차도 서비스했다. 상술인지는 몰라도 제법 기분을 좋게 했다.

주변 계곡은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이곳 계곡은 반딧불 먹이인 다슬기 서식지였다. 그래서인지 주민들이 푯말을 세워 다슬기를 체취를 금하고 있었다. 한 카페에서 지어놓은 원두막 안에 이곳저곳 걸려 있는 옥수수묶음이 농촌의 향수를 자극한 듯했다.

이곳 카페촌에서 가장 오래됐고 유명한 ‘하이드 랜드’카페 촌장이면서 시인인 차홍렬 씨의 카페 정원에 걸려 있는 ‘자작시’가 마음을 솔깃하게 했다.

숲으로 가면

숲으로 가면
노래하나로 사랑할 줄 아는
한 마리 새가 되렴

숲으로 가면
살바람에도 가슴 여는
한 송이 풀꽃이 되렴

숲으로 가면
이슬에도 침몰하는
찬란한 새별별이 되렴

▲ 야생꽃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 야생화     © 김철관
또 다른 그의 ‘자작시’가 카페 정원 숲속에 우뚝 서있는 도자기에 새겨져 있다.

우리 집에 와서는

우리 집에 와서는
나를 찾지 말라
숲속에
웃고 있는 풀꽃이
내 모습이고
작은 산새의 노래 소리가
나의 화답일터이니

▲ 야생열매     © 김철관
이날 카페에서는 ‘메밀축제(9월 25일부터 10월 7일까지)’가 열리고 있었다. 축제기간 동안 음악회, 시낭송, 사진전시 등이 열린다고. 카페는 온통 풀과 숲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정원 앞마당에는 실제 주인공 하얀 ‘메밀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이 카페는 친환경 카페였다. 몇 년 전 ‘하이드 하우스’에서 ‘하이드 랜드’로 바뀌었다고. 알프스소년 ‘하이디’를 의미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 손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곳 산들은 광릉국립수목원과 연결돼 있어 희귀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어, 산림법에 따라 입산을 제한하고 있는 곳이다.

이전에 무심코 지난 곳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야생화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을 줄 정말 몰랐었다. 특히 들에 피어 있는 야생화 관찰의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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