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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파업 종료 1주년…상처는 현재 진행형
사측 회생 기지개 불구, 해고자들 우울증에 빚더미 허덕
 
박슬기   기사입력  2010/08/07 [14:46]
 
'최루탄과 폭약, 볼트와 너트.'

지금으로부터 1년 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격렬히 맞섰던 노사는 옥쇄파업 77일 만인 지난해 8월6일 손을 맞잡았고, 이후 회생을 시작한 쌍용차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4만4,000여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000여대 판매량보다 크게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월 법정관리에 들어서기 직전의 월 평균 판매량에 70% 가까이 육박한 상태다.

쌍용차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다. 업체 7곳 정도가 쌍용차 매수에 나서 이달 말쯤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게 평택시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당시 해고당한 실직자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자 20여명은 3~4일에 한번씩 평택공장 앞에서 출근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들에게 쌍용차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해고자 박모씨는 "얻은 거라곤 상처밖에 없다. 조합원들은 모두 알 것"이라며 "가슴 한 켠에 있는 마음의 상처가 아직도 그대로"라며 고개를 떨궜다.

옥쇄파업을 벌인 해고자들 중 40%가 우울증을 앓고 이 중 6명이 자살했다는 통계도 있다.
 
한 조합원은 지금도 자신이 파업 때처럼 공장에 갇힌 줄 알고 집안에 햇반과 라면 등 음식을 가득 쌓아놓아 최근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희망을 바라며 새로운 일상에 뛰어든 이들도 적지 않다.

'행복해지자'는 뜻에서 설립한 행복대리운전.

쌍용차 파업이 끝난뒤 해고자들끼리 만든 전국행복대리운전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충남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고, 수익의 15%는 투쟁기금으로 사용된다.

입소문이 퍼져 최근엔 하루 평균 30여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익 창출은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해고자 9명이 1,000만원씩 각출해 차량 정비센터를 개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일용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특별위원회는 최근 해고자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짊어진 빚은 평균 6,047만원으로, 파업 이전의 5,500만원에서 평균 500만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빚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2명의 해고자가 최근 파산 신청을 했고 64.2%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회생의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으나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절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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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8/07 [14:4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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