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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노조 평탱공장 점거 "죽더라도 이 곳에서"
총파업 이틀째 "합법적·생계파업", 사측 정리해고 강행 고수
 
박슬기   기사입력  2009/05/22 [18:00]
"죽더라도 이 곳에서 죽겠습니다"
 
쌍용자동차가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22일 오후 3시30분, 쌍용차 조합원과 전국 각지 금속노조 조합원 등 3천여 명은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본사에서 '정리해고 분쇄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결의대회에서 총고용 보장,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나누기, 기업 이익잉여금의 사회 환원 및 투기자본 규제, 제조업·중소기업 기반강화 등을 정부와 사측이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쌍용차 지부가 상하이 '먹튀' 자본과 정부의 해외매각 정책의 파탄에 의해 망했음에도 엉뚱하게 노동자만 때려잡는 잘못된 처방을 하고 있다"며 "이미 1천여 명 해고를 강행하고도 현장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쌍용차 노조 이창근 기획부장은 "사측에서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이라 규정하고 형사 고소와 고발로 대응한다고 하는데 이번 파업은 이미 조정중재위원회를 통과한 합법적인 파업"임을 강조하며 "거리로 내몰리지 않기 위한 생계파업"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지난 13일부터 공장 내 70m 굴뚝에 올라가 9일째 굴뚝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지부 부지부장 김을래 씨의 부인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씨의 부인은 "처음 저 높은 곳에 올라 농성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왜 하필 당신이냐'며 부단히 반대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그런 내 행동이 너무 미안하고 정부와 회사에서 잘못한 일에 당당히 맞서 싸우는 당신이 자랑스럽다"는 글귀를 읽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언젠간 좋아지겠지'라는 일념 하에 기약없이 회사의 부당함에 맞쒀 싸우고 있는 당신이 우리 어린 자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지척에 있어도 볼 수 없는 그리운 당신, 이 곳에서 가족이 모두 모이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는 애틋한 심경을 전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에 앞서 노동조합은 오후 2시30분쯤 쌍용차 평택 본사 정문을 컨테이너 박스로 봉쇄하고 '공장 점거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정문을 걸어 잠근 채 공장 점거파업에 들어간다"며, "정부와 사측 등 외부 공권력에 굴하지 않고 전면 파업할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계획대로 정리해고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는 정리해고 인원을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 신청기간을 연장까지 하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노조가 현실적 판단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노조는 1톤 트럭에 2미터 안팎에 이르는 대나무 죽봉을 준비, 만약 죽봉을 '죽창'으로 바꿔 시위에 나설 경우 노조와 경찰간의 극렬한 대립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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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5/22 [18: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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