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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가 리버풀, 프리미어 혹은 챔피온스리그?
[스포츠의 눈] 프리미어 보다 단기전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올인 낫다
 
이종우   기사입력  2009/01/29 [15:18]
불과 얼마전까지 리버풀이 1위에 위치하면서 수많은 팬들이 19년만의 우승감격을 맞볼 수 있는 절회의 기회라고 했다. 그러나 위건 원정에서 비겨 3위로 떨어졌다. 물론 선두 맨유와 2점차이기 때문에 우승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과거 첼시가 우승했을 때 베니테즈는 돈으로 샀다는 비난을 무링유에게 퍼부었으나 지금 그에게 돈을 쥐어주어도 그처럼 우승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몸값 비싼 스타선수들이 많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하나로 묶어서 원활하게 경기할 수 있게 하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한 실례는 많은데 과거 레알 마드리드가 그러했고 현재 첼시가 그러하다.

2천만 파운드라는 거금을 주고 토트넘에서 로비킨을 사왔지만 그가 제대로 활약을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이다. 물론 로비킨이 적응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베니테즈의 책임도 크다. 베니테즈는 토레스의 공백을 메우고 그 조력자로서 로비킨을 선택했는데 그것은 아직까지 실수로 남아 있다. 앞으로 리그는 계속될 것이지만 베니테즈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오히려 토레스의 공백을 메우고 혹은 그의 조력자로 제라드가 활약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그나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로비킨은 토트넘에서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었고 베르바토프의 도움을 받아서 골을 기록했던 선수였다. 따라서 베르바토프와 같은 조력자가 없다면 골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니테즈는 최전방 공격수로 토레스를, 처진 공격수로서 그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로비킨에게 부여하였다. 하지만 그는 그 위치가 낯설었고 오히려 토레스의 슈팅을 가로 막는 일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     © 리버풀 공식홈페이지

더욱이 토레스가 부상으로 인하여 출장이 적어지자 로비킨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하였으나 그래도 골을 잘 넣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베르바토프와 같은 조력자가 없는 한 그의 골 소식은 쉽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리버풀의 문제점은 골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맨유와 첼시는 물론 4위 아스톤빌라와 5위 아스널 보다 골이 적다. 더욱이 그 팀들 보다 무승부가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확실하게 마무리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무승부란 상대팀이 리버풀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 반대로 상대를 쉽게 이기지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그 이유는 확실한 골잡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있다고 하다라도 토레스라는 단 한명의 선수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고 간혹 제라드가 골을 넣을 정도로 극소수에게 골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버풀은 공격에서 단점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장점은 미들과 수비에 있다. 특히 그의 미들은 볼점유율에서 어떠한 팀을 상대로도 주도권을 잡는다. 그 상대가 맨유 첼시라고 할지라도. 그들의 미들은 유럽최고일 정도로 막강하고 잘 구성되어 있다. 수비형 미들로서 마스체라노는 홀딩역할을 잘 해 주고 있다. 특히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는 강력한 태클은 다른 유럽팀에서 찾아 보기 힘들다. 그 위에 알론소의 플레이메이커 그 위에 제라드의 전방침투 패스에 이은 골 도움 등 3단계 구성은 리버풀을 쉽게 꺾을 수 없게 하면서 주도권을 잘 잡는다.

이처럼 중앙미들은 막강하지만 날개가 좀 부족하다. 물론 중앙미들에 비하여 부족할 뿐이지 다른 팀에 비하면 여전히 강하다. 특히 리에라는 베니테즈의 최고영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레프트윙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드리블과 볼키핑력이 뛰어나 윙어로서 제격이다. 반면에 라이트윙이 좀 문제이다. 베나윤이 주로 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중앙돌파형이기 때문에 윙 보다 중앙 공격형 미들이 더 잘 어울린다. 그 자리에 쿠잇이 출전하기도 하지만 그야말로 처진 공격수가 적합하다. 그나마 바벨이 라이트윙으로 좀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킥은 오히려 중앙공격수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그를 토레스의 백업으로 활용하는 것이 나을 듯 하다.

이와 같은 강한 미들 덕분에 리버풀은 상대에게 쉽게 골을 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토너먼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하다. 그것은 원정골다득점이 우선이기 때문에 수비가 강해야 우승할 수 있는데 바로 리버풀이 그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펼쳐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는 것은 쉽지 않다. 리그에서는 강팀 상대로 최소한 원정에서 무승부 그리고 홈에서 승리, 약팀 상대로 원정과 홈을 가릴 것 없이 확실하게 승리를 해야 우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약팀 상대로 확실하게 골을 넣는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우승이 쉽지 않다. 양민학살자라고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갖는 맨유의 호나우두와 같은 선수가 있어야 약팀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데 리버풀은 그러한 선수가 없다. 우승경쟁이 치열할 때는 골득실로 결정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골을 많이 넣는 것이 좋다. 하지만 리버풀에는 토레스 정도이지 그 밖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맨유와 같이 득점하는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

이 같은 현상은 베니테즈의 전술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공격과 미들과 수비의 간격을 좁혀 상대방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는 전술을 펼치는데 그러한 측면에서 무링유와 유사하다. 또한 선수들의 위치변경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팀이 수비하기가 쉽다. 주로 제자리를 지키면서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골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맨유의 호나우두와 같이 윙어이면서 다득점을 하는 선수는 리버풀에서 나오기가 어렵다. 

전원공격 전원수비를 펼치는 토탈싸커에서 골이 많이 나올 수 있는데 그의 전술은 그렇지 않다. 물론 그의 전술에서도 약팀을 확실하게 이길 방법이 있다. 그것은 확실하게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가 있으면 된다. 무링유의 첼시가 우승했던 것은 드록바와 같은 확실한 골잡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현재 인테르에서도 이브라이모비치가 있어서 1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리버풀은 그러하지 못하다.

2월에는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펼쳐지는데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전력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선택일 수가 있다. 현재까지는 그러한데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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