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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 무승부 결과는 결국 '스피드 부족' 때문
[스포츠의 눈] 시차적응, 골결정력 부족은 변명에 불과…전략 수립해야
 
김병윤   기사입력  2008/03/27 [19:07]
축구는 의외성이 많은 경기다. 2010 3조 2차전 한국 : 북한 경기(3월26일 중국 홍커우경기장)는 그 좋은 예다. 한국은 북한 전력보다 한수위로 평가됐다. 그러나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0 : 0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스피드 부족이다. 현대축구는 개인, 부분, 팀 전체적으로 스피드 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면 상대와의 경쟁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해외파(이영표, 설기현, 박지성,  김두현)시차적응 문제와 컨디션 저하, 아울러 골 결정력 부족 등은 단지 이유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적을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한다.'

팀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은 이를 충실히 따르면서 북한의 선 수비 후 역습을 노리는 작전과 스트라이커 정대세 봉쇄는 성공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공격전략 수립은 실패했다.

먼저 조재진 - 박주영으로 짝을 이룬 투톱 기용 문제다. 투톱을 기용함에 있어 핵심적 포인트는 기동력, 파워, 제공권 능력 - 드리블, 골 결정 능력을 갖춘 선수 조합이다.

이점을 간과할 때 선발 출장한 조재진의 스탠딩에 가까운 플레이는 공격의 다양성 실패와 박주영의 플레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선수들 전체에게도 전 .후반 90분 동안 의욕만 앞세우는 플레이를 펼치게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지난26일 중국 홍커우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한국과 북한의 경기. 한국은 골결정력 부재와 스피드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CBS노컷뉴스

후반전 조재진 대신 기용된 염기훈의 기동력을 발휘한 활발한 플레이는 팀 전체적인 플레이는 물론, 박주영의 플레이까지 전반전 양상과는 상이하게 변모시켰던 점이 이를 잘 입증한다.

강민수 - 이정수가 포진한 중앙 디펜스가 팀에 미친 무승부 영향은 절대적이다. 강민수 - 이정수가 펼친 북한 정대세 맨터 수비능력은 매우 '유효적절'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시 까지 오직 안정성만을 염두에 둔 소극적인 플레이 즉 약 10m 이내의 휭, 백패스 만을 남발,  신속, 정확한 공격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서 한국의 공격은 발목을 잡혔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강민수 - 이정수 수비 라인의 공격전환 플레이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중앙 수비수는 상황 판단에 따라 공격에 가담하는 적극성을 발휘 공격력을 배가 시켜야 한다.

이 점을 직시한다면 독일의 베켄바우어와 홍명보 같은 리베로가 필요하다. 한국은 후반16분 김두현이 시도한 슈팅이 슈팅다운 슈팅이었을 정도로 공격 방법 모색에 실패했다.

이는 북한의 스리백에 대한 일자(-)자 수비 대처 능력이 전연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철진 - 리준일 - 리광천이 포진한 북한의 스리백은 한국 공격시 앞으로 전진 수비를 펼치면서 오프사이드트랩을 구사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의 수비 숫자는 항상 7명 이상을 유지했고 최전방 한국 공격 숫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북한의 경기 형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논스톱 패스에 의한 빠른 플레이, 둘째: 양 측면을 이용한 공격, 셋째: 과감한 중. 장거리 슈팅 방법 등이 있다.

아울러 스리백의 조직력을 와해 시키기 위해 스리백 라인에 로빙볼 전개 방식도 사용된다.

대 북한전에 허정무 감독은 이 네 가지 방법 구사에 소홀했다. 분명 허정무 감독은 북한과의 0 : 0 무승부 경기에 만족할 수 없고 아쉬움 또한 클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전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기도 싫을 것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조 경기는 이제 2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북한과의 홈 경기(6월)도 아직 남아있다. 북한은 한국과의 대전에서 기대 이상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약 4개월여 동안 합숙 훈련으로 북한은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으며 정신력과 체력 또한 돋보인다. 26일 한국과의 대전에서 한국보다 더 전술적 소화 능력이 뛰어난 가운데 조직적인 플레이를 구사한 점은 허정무 감독이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북한은 여러 측면에서 허정무 감독의 허를 찔렀다. 안영학 출전도 허정무 감독은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다. 안영학은 한국전에 출전 눈에 띄는 화려한 플레이는 펼치지 못했지만 미드필드에서, 북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 무승부 경기의 히어로로 자리매김 했다.

허정무 감독의 선수 교체도 '심사숙고' '신중함' 측면에서 볼 때 아쉬움이 있었다. 북한전과 같이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선수교체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그것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나 투지가 좋은 신인 선수 기용이다.

북한전만을 놓고 본다면 허정무 감독의 한태유 기용은 적절한 선수 교체라고 보기 어렵다. 포지션 역시 미드필드 역할을 떠나 스리톱 구성쪽으로 선수 교체가 이루어 졌어야 바람직 했다.

지도자라면 경기에 대하여 아쉬움과 미련은 언제나 남게된다. 만약 지도자가 이를 소홀히 지나친다면 승리는 없다. 진정 현대축구의 승. 패는 스피드에서 갈린다.

허정무 감독이 이를 모를리는 없지만 북한전에 한국의 스피드가 결여된 플레이는 도를 넘었다. 실로 답답하고 단조로운 축구로는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은 꿈일 수 있다.

지금 그 어느때 보다 허정무 감독의 명장 탄생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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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7 [19:0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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