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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호 신임 기협회장, “기자실문제 해결하겠다”
2차투표 끝에 박상범 후보 41표차로 눌러…기자실통폐합 등 과제 산적
 
이석주   기사입력  2007/12/04 [17:57]
향후 2년 간 한국기자협회를 이끌 제41대 회장에 김경호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장(48)이 당선됐다. 이로써 김 뉴미디어센터장은 협회 소속 기자들과 회원사들의 권익 신장을 위해 오는 2009년 12월 까지 회장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야기된 협회의 '내홍'과 지역언론 활성화 방안, 방송과 신문 간의 미묘한 갈등, 언론의 공공성 확보 등 현재 기협 내부를 둘러싼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협회 조직을 단합시켜야 하는 중대한 과제 또한 안게됐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김경호 후보는 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제42대 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해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재적인원 253명 중 147표를 획득, 106표를 얻은 기호 2번 박상범 KBS 기자를 41표 차로 누르고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 
 
▲한국기자협회는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42차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41대 신임 회장으로 김경호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장을 선출했다.     © 대자보 이석주 기자

당초 1차 투표에서 김 후보는 투표인원 278명 중 97표의 유효표를 차지, 98표를 획득한 박 후보에 한 표 뒤졌지만, 박 후보가 과반수에 해당하는 140표에 미치지 못했던 탓에 2차 결선투표까지 갔다. 여기서 김 후보가 박 후보를 역전한 것.
 
이에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지난달 19일 회장 후보 등록을 마감, 조정진 세계일보 문화팀 차장과 박상범 KBS 경제팀 기자, 기자협회 부회장을 지낸 권영철 CBS 보도국 사회부장, 김경호 국민일보 뉴미디어센터장(기호 순) 등 총 4명이 후보로 등록한 바 있다.
 
▲이날 투표는 2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경호 후보가 당선됐다. 사진은 1차 투표 종료 후 선관위 관계자들과 각 후보 진영이 배석한 개표 장면.     © 대자보 이석주 기자

김 후보는 당선 인사말을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다는 기쁨 보다, 협회의 문제들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며 "후배들이 땅바닥에 앉아 기사 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참담한 마음 뿐 이었다. 회장 취임 후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지역 언론의 활성화를 강조, "지방은 현재 참담할 정도의 붕괴 위기에 놓여있다"며 "거대자본으로 인한 중소언론의 붕괴, 방송과 신문의 부조화 등 기협을 둘러싼 모든 미제 현안에 대해 '환골탈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경호 후보는 당선 직후 인사말을 통해, 기자실 통폐합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밝혔다.     © 대자보 이석주 기자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차기정부와의 기자실 원상회복 논의 △기자들에게 연수 및 재교육 기회 제공 △주요 대학과의 산학협력체제 구축 △언론의 공공성 및 독립성 수호 △지역언론의 경영난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마련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2년 후 이자리에서 회원들의 박수를 받고 떠나는 회장이 되고 싶다"며 "메이저와 마이너, 지역과 서울, 방송과 신문 구분 없이 현장에서 기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회원들 기대에 부응하는 회장으로 모든일에 임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는 지난1983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87년 제주MBC 보도국 기자를 거쳐 88년에는 국민일보에서 정치ㆍ경제부 기자직을 수행했다. 이후 99년 편집국 차장과 부장에 이어 2004년부터 뉴미디어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 후보는 한국기자협회 국민일보 지회장(98년), 부회장 및 기금이사(2004), 언론연구소장, 수석부회장(2006)을 지냈으며 올 5월 기자실통폐합 방안과 관련, 노대통령과의 토론회를 반대하며 한국기자협회 수석부회장 직을 사퇴했다.
 
'1차 투표' 박상범 후보와 1표 차…협회 내홍 치유할 수 있을까
 
이날 김 후보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신임 회장으로 당선되는 영예를 얻었지만, 당장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야기된 기자실 통폐합 문제와 방송통신 융합법 등 정부와 언론과의 갈등을 치료해야 하는 부담 역시 김 후보에게 주어졌다.
 
현재 정부종합청사 및 경찰청 출입기자 등은 정부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청사 로비 등에서 기사를 송고하고 있는 상황. 이날 대의원회의에 앞서 지난달 20일 경향신문 노조회의실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이러한 기자실 통폐합 문제가 핵심 의제로 등장하기도 했다.
 
일단, 이날 당선 인사말을 통해 김 후보가 "기사 송고실 문제를 원래대로 복귀시키겠다"고 공언했듯, 제41대 기협 집행부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놓고 차기 정부와의 협상에 모든 힘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야기된 또다른 문제, 즉 지난 6월 정부 방침 이후 선거운동 과정에 이르기 까지, 이날 접전 끝에 탈락한 박상범 후보와 반(反) 박 후보 간 갈등으로 대표되는 기협 내 조직 내홍 등도 차기 집행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볼 수 있다. 
 
▲차기 회장 선출에 앞서 정일용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협회의 난관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 대자보 이석주 기자
앞서 박 후보는 정 일용 회장이 지난 5월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응키 위해 만든 '정보접근권 쟁취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이끌면서도, 현 집행부의 대응 방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 정 회장과 미묘한 대립각을 이어 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1차 투표에서 김 후보와 박 후보 양 측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점과 두 후보간의 표차가 1표 밖에 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조직 내 갈등 치유가 이날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김 후보에게 놓여진 최우선 과제 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정일용 현 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취재지원선진화방안 등 협회가 가장 어려울 때 회장으로 나선 후보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하면서도, "회장은 대단히 힘든 자리다. 끝까지 선전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의 메세지를 던지기도 했다.
 
결국 김 후보는 기자실 통폐합에 따라 정부와 협상을 벌여야 하는 '외부 문제'와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으로 촉발된 조직 내 갈등, 지역언론 활성화 등의 '내부 문제'와 싸워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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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2/04 [17:5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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