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노동자 감시가 오세훈 시장의 창의경영인가?"
지하철노조·도시철도노조, 첫 공동투쟁…오세훈시장 '창의시정' 규탄
 
이석주   기사입력  2007/11/29 [17:41]
"오세훈 시장의 부인이 길을 가다가 하이힐이 부러졌는데, 오 시장은 참모에게 '보도블럭을 왜 이렇게 만들었느냐'고 호통을 쳤다고 하더군요…이런 것이 '창의경영'을 그토록 외치는 오세훈 시장 시정 방침인가요? 개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 조합원 4백 여명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노동자 탄압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창의경영'을 규탄한다"며 '무차별 노조 감시'의 중단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탄압사태의 근원에는 오세훈 시장이 있다"며 "'조합원 죽이기'로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는 오 시장의 창의경영을 분쇄, 시민을 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지하철 1~4호선을 운행하고 있는 서울지하철노조와 5~8호선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철도노조가 공동으로 연대한 첫 행사로, 향후 두 노조는 지속적인 연대 투쟁을 통해 오 시장의 '창의경영'에 따른 노조 감시와 구조조정 등을 강하게 규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장에 모인 두 노조 조합원 400여명은 오세훈 시장의 창의시정 방침을 강하게 규탄하며 향후 공동 연대 투쟁의 결속을 다졌다.     © 대자보 이석주 기자

오세훈 시장 사진 걸려있으면 무조건 제거하라?
 
지하철노조는 그간 서울시가 산하기관 경영에 깊숙히 개입해 관치경영을 자행, 경영지수가 하락했을 경우 그 책임을 해당 기관 전체에게 전가해왔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노동자, 특히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탄압으로 이어졌고, 이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오세훈 시장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에 따르면, 서울시 감사관실은 행정1부시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달 23일 부터 25일 까지 사흘 간 총 23명의 조사관을 동원, 지하철공사의 노조활동과 상황 등을 파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조사는 노조 설립 이후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이례적 조사 였다는 것.
 
▲ 정 위원장은 "서울시가 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끊임없는 감시와 통제를 하고 있다"며 이는 노조길들이기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 대자보 이석주 기자
서울지하철노조 정연수 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의 창의시정은 통제와 지시로 얼룩진 노동자 억압 정책"이라며 "서울시가 관치경영도 모자라 노조 통제까지 나선 상황에서, 우리는 공동 연대 투쟁을 통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지난 11월 22일 서울메트로가 '오세훈 시장 사진이 실려있다'는 이유로 노조 홍보물을 강제 철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를 향한 지하철 노조의 분노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같은 상황은 '임금협상 중 노조를 길들이고 있다'는 의혹으로 까지 연결되고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2007년 임금협상 진행 중 서울메트로는 노조 간부에 대한 직위해제는 물론, 4백여 조합원에 대한 일방적 급여 삭감 등을 통해 전례없는 노동자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는 대립과 갈등을 자초하는 행위일 수 밖에 없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서울 메트로는 서울시 방침에 따라 이른바 '복무관리 점검 태스크포스팀'을 운영, 지난 26일 부터 본격적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근무기강 실태, 사무실 서랍 시건장치 여부 등을 점검한다는 것으로, 노조는 이를 서울시의 '조합원 죽이기' 방침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서울지하철노조 최병윤 차량지부장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복무관리 점검팀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향후 노조 부위원장을 팀장으로 집행간부 대응팀을 구성, 서울시와 메트로의 노동자 감시 활동을 실력으로 저지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음성직 사장의 독단 경영 뒤에는 오세훈 시장 있어"
 
도시철도노조는 음성직 사장이 '무인열차 운행'과 신 경영 프로젝트의 일환인 '지하철 역사내 편의점 입점 사업' 등 경영 수익성 만을 추구해 사회공공성을 훼손시켰다는 입장. 역시 이 '배후'에는 오세훈 시장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이유로 도시철도노조는 지난 16일 서울시 의회 앞에서 '현장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오 시장이 비정상적 공사 측 경영방침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한 채, 음성직 사장에 대한 적극적 사퇴 촉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조합원의 서명이 담긴 '음 사장 해임 건의안'을 제출했다. 
 
▲하 위원장은 "음성직 사장의 위선적 경영 뒤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 대자보
노조는 공사가 추진 중인 '5678 창의조직 만들기 프로그램'이 철저히 시민 안전을 무시하고 장애인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 이마저도 당사자인 노조와 전혀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의 핵심이다.
 
이에 앞서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9월 ▲무인운전, 무인매표, 무숙박(근무형태 변경) ▲근무인원 대폭축소, 임금삭감 ▲BSC(균형성과제도) 도입에 따른 전 직원 상시평가 ▲1/3인원 퇴출 ▲직종통합 등의 창의경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도시철도노조는 "시민 안전과 장애인들의 삶을 철저히 짓밟는 음성직 사장의 행태는 조합원들이 피와 땀으로 이뤄낸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노사 간 약속과 법률도 음 사장의 관심이 아니다. 문자그대로 '막가파' 그 자체"라고 맹비난했다.
 
서울도시철도노조 하원준 위원장 역시 "오 시장의 독선적 창의시정 정책이 지하 속 조합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언제까지 운명을 달리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지난 2년 간 펼쳐진 음 사장의 경영실패와 더불어, 오 시장의 창의시정은 오만과 독선 그 자체"라고 개탄했다.
 
두 노조, 향후 공동 연대 투쟁 강화 

한편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오세훈 시장에 대한 창의시정을 강하게 규탄한 두 노조는 향후 공동 연대 투쟁을 통해 서울의 지하철 안전과 노동자 근무조건 개선 등을 바로 세우기 위해 힘을 합친다는 계획이다.
 
이미 도시철도 노조는 음성진 사장의 퇴진 촉구 운동과 더불어 '도시철도 죽이기 프로그램'의 철폐를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 현재 59일 째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향후 이들은 집회와 결의대회, 서울시청 항의방문 등을 통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음성직 사장이 서울시민을 볼모로 '지하철 실험'을 강행하고 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를 막기는 커녕,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힘으로가 아닌, 서울시민의 이름으로 이들 두 명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11/29 [17:4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