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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월간중앙 흠집내기는 의도적?
조-중의 알력? 월간중앙이 굿모닝 돈받은 것처럼 제목달아
 
윤익한   기사입력  2003/07/24 [11:23]

'굿모닝시티 파문'이 정치권에 휘몰아치는 가운데 이번에는 언론계에 유탄이 날아들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7월 23일 <굿모닝시티 돈 언론계 유입>제하의 기사에서 월간중앙이 윤 사장을 인터뷰하는 조건으로 관공서 등에 1년치 구독료 대납을 굿모닝측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월간중앙측은 보도된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즉각 반론을 제기, 미디어오늘측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해 굿모닝사건의 여진이 언론계도 뒤흔들 조짐이다.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홈페이지
한편 조선닷컴은 양측의 공방을 기사로 전하면서 <"월간중앙 '굿모닝' 돈받고 기사실었다">는 제목을 뽑았다. 제목만 급하게 본 독자들은 월간중앙이 돈을 받고 기사를 실은 것이 입증된 사실인 것처럼 인식하고 넘어갔을 법하다. 그러나 기사내용을 보면 미디어오늘의 보도를 주로 인용해, 편집상의 문제라지만 노골적인 월간중앙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조선닷컴이 23일 미디어오늘의 보도만 보고 서둘러 작성한 이 기사는 월간중앙측이 입장문을 발표한 이후에도 전혀 수정되거나 보완되지 않았다. 시간의 전후를 따져볼 때 조선닷컴이 자신들의 기사를 마지막으로 수정한 시간이 대략 오후 2시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월간중앙측은 그보다 먼저 입장을 발표했었다. 그렇다면 월간중앙이 법적소송을 걸겠다고 한 "일부 언론의 일방적 보도"가 조선닷컴도 해당된다는 말이다.

[참고기사] 미디어오늘 "월간중앙 '굿모닝' 돈받고 기사실었다", 조선닷컴(2003.7.23)

조선닷컴의 양측의 입장도 들어보지 않은 일방적인 글쓰기가 이번에는 월간중앙을 정면으로 향해, 이후 독자들의 관전포인트는 '조중의 갈등'으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중동이 벌이고 있는 갈등관계는 '구독률경쟁' 때문으로, 동아일보의 '자전거일보'부터 경제섹션 증면의 경우처럼 한 신문이 시작하면 무조건 따라서 하는 모습을 보여 신문시장 전체를 혼탁하게 만드는 주범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세 신문이 때로는 동반자관계이면서도 치열한 경쟁관계임을 말해주고 있다.  

아울러 '언론개혁'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대자 조선일보가 중앙,동아와 함께 공동대응하며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이들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은 이번 경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얼마전 동아일보 기자가 청와대로부터 비난을 받는 일이 생기자, 조선일보는 이를 대서특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른바 동업자정신마저 내팽겨치고 조선일보가 경쟁사의 흠집을 나서서 알리는 꼴이 된 것이다.

[관련기사] 조선일보 기자의 '빗나간 저널리즘', 대자보취재부

▲미디어오늘 기사     ©미디어오늘홈페이지
한편 미디어오늘은 23일 지난해 3월 작성된 굿모닝시티 내부문건 ‘월간중앙 특별인터뷰 관련보고’를 최근 입수했다면서, 굿모닝시티측은 월간중앙이 윤창열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싣는 조건으로 군과 관공서 100군데에 월간중앙을 납품하고 1년치 구독료를 대납키로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측은 확인결과, 구독료는 지난 2월에 지급됐고 양측이 합의한 1년치 구독료는 1100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보도에서 월간중앙의 김모 부장과 굿모닝시티의 전모 전 본부장, 김모 전 홍보실장 등이 모여 이같은 내용을 합의했다면서, 굿모닝시티 대외협력이사를 지낸 심모(지난 달 말 퇴사)씨와 월간중앙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보도를 내보냈다.

[참고기사]
조현호·김성완, 굿모닝시티 돈 언론계 유입, 미디어오늘(2003.7.23)
월간중앙의 해명 전문, 미디어오늘(2003.7.23)
월간중앙 해명에 대한 본지의 입장, 미디어오늘(2003.7.23)

이밖에도 미디어오늘 보도에는 굿모닝시티가 지난 1월부터 중앙지와 지방지 기자들에게 촌지를 제공, 그러나 해당 기자들은 촌지를 받은 사실을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월간중앙은 올 1월호에 <쇼핑몰 분양 ‘성공 신화’ 굿모닝시티 윤창렬 회장 “유통혁명 향한 새 도전 계속할 터”>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참고기사] (성공사례연구)쇼핑몰 분양 ‘성공 신화’ 굿모닝시티/윤창렬 회장 , 월간중앙1월호

미디어오늘의 보도가 나가자 월간중앙측은 곧바로 문병호 월간중앙 대표 명의의 해명서를 발표,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월간중앙측은 해명서에서 "지난해 2월 굿모닝측과 윤창열 회장을 인터뷰하는 조건으로 굿모닝측과 어떤 합의도 한 바 없다"면서 "보도된 문건에 나온 인터뷰 조건은 월간중앙과 어떤 합의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인 제안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월간중앙은 그러면서 미디어오늘이 굿모닝시티측의 내부문건을 마치 월간중앙과의 합의를 거친 내용인양 왜곡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월간중앙측은 미디어오늘과 일부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간중앙은 또 굿모닝시티측으로부터 구독료를 대납키로 했다는 데에 대해서도 "기사에 호감을 가진 굿모닝측으로부터 책을 구입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1천2백40만원어치의 책을 판매한 사실이 있으며 정상 절차에 따라 영수증처리 했다"고 밝혀 미디어오늘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월간중앙의 해명이 발표되자 미디어오늘도 "월간중앙 해명에 대한 본지의 입장"을 발표, 해당보도에 문제가 없으며 월간중앙의 취하는 조치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또 "굿모닝시티 내부문건을 입수한 후 굿모닝시티와 월간중앙 관계자에 대한 교차 확인 과정을 거쳐 기사화한 것"이라며 "특히 월간중앙 관계자는 굿모닝시티 내부문건에  대한 본지 기자의 확인요청에 대해 그 대강을 인정한 바 있다"면서, 팩트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이뤄진 기사였다고 말해 물러서지 않을 뜻을 밝혔다. 

최근 동아일보의 굿모닝시티 정치인 실명보도건으로 정치인들과 언론 사이에 수 십 억원대의 소송을 앞둔 상황에서 일주일만에 이같은 일이 재발해 언론의 신중한 보도와 이에 대한양측의 침착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의 이번 보도건은 그러나 같은 언론사라는 점과 미디어오늘이 언론계 전반을 다루는 매체라는 점에서 법정까지 가지 않고 양측의 합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양측의 보도에서 쟁점이 된 "월간중앙이 인터뷰조건으로 구독료 대납을 요구했다"는 부분은 월간중앙이 명확한 해명자료를 내놓지 않는 이상 도덕적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이 대목이 쟁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미디어오늘이 취재원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이미 나간 보도를 전반적으로 뒤집을 만한 사항이 발견되기 전에는 보도를 철회할 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과 월간중앙의 공방과 이를 보도하는 조선일보의 노림수가 뒤엉켜 앞으로 이에 대한 논란도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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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24 [11: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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