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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어려움은 뉴미디어 전략부재
홍세화위원에게 드리는 반론, 지금은 뉴미디어시대 인터넷강화만이 살길
 
이승훈   기사입력  2005/03/28 [12:48]
* 최근 전반적인 신문시장의 위기 속 한겨레신문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과 처방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세화 기획위원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종식을 제기한 반면 전 인터넷한겨레 뉴스팀장은 ‘뉴미디어시대 전략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며 반론을 폈습니다. 한겨레신문의 부흥에 대한 누리꾼 여러분들의 참여와 토론을 기대합니다-편집자 주.

존경하는 홍세화 위원에게
 
홍 위원의 한겨레가 어려운 이유로 "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끝났다는 것으로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고 믿는 사회구성원들의 인식도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고 하셨는데 전혀 아닙니다. 독자의 신문소비형태가 바뀌었고 이념에 대한 자세가 달라졌습니다. 독자의 신문소비욕구의 근원을 한겨레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겨레는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 못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는 반반입니다. 그러나 진보신문들의 점유율이 얼마나 됩니까? 5%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스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보진영의 독자에게도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십시오.
 
▲지난 3월 24일 한겨레신문전국독자주주모임이 한겨레창간정신살리기 특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자보

저는 인터넷한겨레에 입사하면서 입사전의 연봉과 높은 직책을 다 포기하고 매우 낮은 직책과 적은 연봉으로 입사했습니다. 한겨레가 너무 좋아서, 한겨레와 인터넷한겨레를 신문업계 1등으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어서 다 포기하고 입사했습니다. 앞으로 뉴미디어시대가 오기 때문에 오프라인 한겨레의 성장동력이 온라인 한겨레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온라인 인터넷한겨레를 1등으로 만들면 한겨레도 1등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한겨레에 있으면서 저는 꽉막힌 조직에 절망했습니다. 그리고 떠났습니다.

전략적으로 한겨레와 인터넷한겨레는 수 많은 실수를 했습니다. 인터넷한겨레는 지식커뮤니티를 팔아버렸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아무도 알지도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건 인터넷미디어사업부분을 접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날로그 한겨레는 뉴미디어 인터넷한겨레 중심으로 재편되야
 
미디어사업의 ABC가 컨텐츠는 팔아도 솔루션은 팔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솔루션을 팔면 그 업계를 정리하고 떠나겠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인터넷미디어 사업은 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에 끼친 손실이 이루 말할 수도 없는데 책임져야할 당사자는 회사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매년 독자 수가 줄어들고 페이지뷰가 줄어드는데 책임지는 경영진이 없습니다. 광고 시장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는 게 다 나와있었는데 광고 의존도가 큰 허스토리21을 했다가 대실패를 봤습니다. 전략적 사고를 하기는 하는 겁니까?

전략적 실수를 차치하고서라도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조직내 의사소통결정방식의 후진성입니다. 아무리 윗선으로 제안해도 말이 전달이 안됩니다. 중간관리자가 너무 많습니다. 중간에서 끊겨버립니다. 메일로 써서 올리면 메일을 안본다고 합니다.
 
뉴미디어시대를 대비해서 혁신적인 제안을 아무리 많이해도 이야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2~3년 뒤에 실현될 수많은 혁신적 제안들, 미디어다음이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없었을 때, 포털을 경시할 때 포털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말하고 사람들이 블로그가 뭐가 뭔지도 모를 때 블로그를 말하고, RSS를 말하고 링커를 말하고 도깨비뉴스가 나오기전에 도깨비뉴스의 대두를 말하고, 노컷뉴스의 아이디어가 나오기 전에 노컷뉴스 아이디어를 말해도 모두 묵살입니다. 꼴통취급만 받아 억울하고 황당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입니다.
 
소셜커뮤니티를 위한 RSS와 트랙백으로 길깔기를 말해도 전혀 전달되지 않습니다. 거의 매일 회의, 회의는 일방적으로 끝나고 수많은 전략적 회의를 해서 바뀌는 건 사이트의 콘텐츠 배치뿐. 디지털 에코시스템이나 플랫폼리더쉽같은 것을 말해도 오픈미디어를 말해도 묵살합니다. 동영상과 사진콘텐츠의 중요성을 말해도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안타깝고 허무합니다. 부장이상 최고경영자들의 대처능력이 너무나 없습니다. 그들에게는 비전이 없고 비전을 실현하는 전략적 사고 능력도 없습니다.

지금, 너무 늦었습니다. 미디어시장 6개월이면 천지개벽 수준으로 변화합니다. 지금이라도 한겨레가 살아나려면 극약처방을 해야합니다. 한겨레 종이신문 편집국과 모든 시스템을 구조조정해야합니다. 그리고 인터넷한겨레 뉴스팀 하부에 때려넣고 인터넷한겨레가 한겨레를 지휘하도록 해야합니다.

두고 보십시오. 앞으로 미디어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마감시간 맞춰서 종이에 고매한 소리 적어넣는 시스템이 앞으로 통할 것 같습니까?
 
제발 한겨레 정신차리게 해 주십시오. 지금은 뉴미디어시대입니다. 그나마 한겨레에서 존경해 마지 않는 몇분 가운데 한분인 홍세화선생님께 충언을 드립니다. 건방지다 생각마시고 혜량을 바랍니다.
 
전 인터넷 한겨레 취재팀장 이승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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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3/28 [12: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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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별 2005/03/28 [16:52] 수정 | 삭제
  • 국민의 편에서지 않고 권력의 편에 서는것
    조선일보를 비난하는 또하나의 조선일보
    이런 신문은 망해도 괜찮습니다
    한겨레신문을창간때부터 보기시작한이래
    끓어야 겠다 생각하기 시작한것이 몇년째인지
    모릅니다
    끓고나니 잘생각했다는것입니다
    비정규직을 해소하겠다는 약속은 어디가고
    국민을 등돌리고 재벌에게 받은 불법정치자금의 댓가를
    갚기위해 재벌의 충실한 개가되어있는
    노빠의 충실한 찌라시 일뿐입니다
  • 미친이반 2005/03/28 [14:17] 수정 | 삭제
  • 신문에서는 기존의 논점을 더욱 깊이 있게 전개하는게..
    어차피 관점은 변하기가 어려우니까. 더욱 치밀한 논리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가는것이 나을 것 같은데...
    인터넷은 뭐니뭐니 해도 쌍방향성인데 한겨레는 이걸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 조성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