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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은 실점', 수비수의 임무수행 쉽지 않다.
[김병윤의 축구병법] 수비수는 수비수로서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해야
 
김병윤   기사입력  2015/09/09 [02:23]

축구에서 그 어느 포지션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다. 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수비 포지션은 ‘잘해도 본전’이라는 인식이 강하여, 골키퍼를 제외한 기피 포지션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다르게 현대축구에서 수비수들의 임무와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제는 수비수들도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다.

  

흔히 공격의 첫 번째 선수를 골키퍼라고 일컫는다. 그렇지만 현대축구에서 공격으로의 빌드업 과정에서 수비수들의 역할이, 공격의 성패를 좌우하여 이제는 공격의 첫 번째 선수는 바로 수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수비수는 공격력도 갖추어야 하지만 우선은 실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수비가 먼저다. 이에 수비수는 수비수로서의 능력을 지니고 있는 가운데, 동작과 움직임 하나하나에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 실패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수비수가 이에 신경을 쓰지 않고 상대 공격수 앞에서 실수를 하게 된다면, 이는 곧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비수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특히 문전 앞에서 위험 상황에 처하게 된다든가 우군에게 패스할 곳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수비수의 선택 사항은 단 한 가지다. 즉, ‘안전제일주의’ 원칙으로 볼을 외각으로 클리어링(Clearing) 해내는 것이다.

  

이때 중앙보다는 양쪽 터치라인 쪽으로 클리어링 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며, 더불어 그라운드 볼 보다는 로빙 볼로 처리해 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한편 볼을 상대편으로부터 인터셉트 하게 되는 경우 주위의 상황을 판단하여 드리블 보다는 패스 및 킥으로 플레이를 전개시켜야 한다. 만약 이를 실행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드리블을 시도하다 상대에게 인터셉트를 당하게 되면 자칫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는 곧 수비수로서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현대축구에서 수비수의 플레이 범위는 단지 수비에만 그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수비수가 공격 역할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수비수는 어디까지나 수비수로서의 전문적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야한다는 책무가 있다. 90분 경기 동안 수비수는 상대 공격수의 끊임없는 도전을 받는다. 그 도전은 바로 속임수인데 이 속임수에 농락당하지 않을 때 1:1 대결과 부분적 협력수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

  

한편으로 수비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수비수는 수비수가 가지고 있는 ‘방어’ ‘방패’라는 개념 자체를 과도하게 따르려는 수비 자세를 취하다 보면, 상대방과의 1:1 대결이나 부분적 협력수비에서 80% 이상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에 상대방 배후에서 지키는 수비가 아닌 인터셉트와 태클 같은 적극적인 수비 자세를 취하게 되면 1:1 대결과 부분적 협력수비에서 실패할 확률은 훨씬 줄어든다. 여기에 조건은 성급하고 무리한 수비를 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더불어 수비수가 소극적인 수비 자세와 함께 활동량이 적은 수비 태도를 보이면 상대 공격의 강도는 더욱 강해지고 역으로 계속해서 적극적인 공격을 받게 되어 심리적으로 위축되게 된다. 이럴 경우 수비수의 플레이는 휭패스와 백패스 그리고 실책을 남발하고, 행동반경도 좁아지며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수비수의 이 같은 수비 자세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실점으로 직결될 확률이 높을 뿐이다.

  

수비수는 후천적으로 공격수들과 견줄만한 특수한 기술을 배우고 또한 방어능력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 등에 대해 훈련을 받으면서 키워지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신체적조건, 스피드, 순발력, 체력, 헤딩력, 순간적인 동작과 반응, 뛰어난 상황판단능력, 경기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명석한 두뇌 등을 타고나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다. 그래서 수비수의 포지션은 그 어느 포지션 보다 소화해 내기가 힘들다.

  

공격 축구가 대세가 된 현대 축구에서 수비수의 만족스러운 임무수행은 쉽지 않다. 특히 플레이가 더욱 스피드해지고 선수개인의 기량이 발전되어, 그 만큼 수비수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수비수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되 과욕을 버리고 수비수 본연의 임무와 역할인 ‘안전제일주의’ 플레이를 펼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무릇 수비수는 ‘공격수의 실수는 득점 기화를 놓치는 것이지만, 수비수의 실책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진다.라는 진리를 명심할 때 좋은 수비수로 거듭날 수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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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09 [02: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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