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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도에서 못다 이룬 꿈, 권투에서 이루겠다"
17일 무명 김진 선수, 김혜민에게 판정승으로 한국미니멈급 챔프 등극
 
김철관   기사입력  2007/11/18 [14:03]
한국 여자권투 미니멈급 무명선수인 김진(24) 선수가 한국챔피언에 등극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충북 진천 화랑관 특설링에서 열린 한국여자 미니멈급(47.63kg) 챔피언 8라운드 결정전에서 김진(화랑체육관) 선수가 김혜민(와룡체육관) 선수에게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둬 한국여자 미니멈급 샛별로 떠올랐다.
 
▲이날 한보영 한국권투협회 부회장 부부, 김진 선수, 장병오 한국권투오너협회 회장이 기념촬영을 했다.     ©김철관

이날 인파이터인 김 선수는 4전 2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박진감 넘친 경기로 관람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체급이 적은 미니멈급인데다가 8온스 글러브를 낀 탓에 KO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모처럼 아주 재미있고 확근한 경기였다고 관람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전남 광주가 고향인 그는 공수도 국가대표 선수출신으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공수도를 은퇴해 권투로 전향, 세계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김진 선수     ©김철관

17일 오후 충북진천에서 경기를 마친 후 저녁 식사자리에서 매니저 겸 프로모터인 장병오(화랑체육관) 권투오너협회 회장은 “김 선수가 기량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라면서 “3~4번 경기를 가진 후 세계 챔피언에 도전해도 손색이 없는 기량”이라고 피력했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한국권투협회(KBC) 부회장인 한보영 원로 권투해설가도 “오늘 정말 멋있는 파이팅을 했다”면서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유망한 선수임은 틀림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김진 선수는 얼굴 주변에 붉은 상처가 군데군데 보였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당당하게 말했다. 그리고 당찬 포부도 밝혔다.
 
▲이날 김혜미 선수와 싸워 이긴 김진 선수(하얀 트렁크)     ©김철관

“지금까지 4번의 시합을 했는데 첫 경기 데뷔전은 현 미니멈급 세계챔피언인 허은영 선수와 싸웠다. 당시 국내 미니멈급 선수들이 그가 잘나가는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를 기피했다. 하지만 나는 그와 싸웠다. 그리고 저돌적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타격에는 실패해 근소한 차이로 아쉽게 석패했다. 두 번째 경기는 한국 랭킹 3위인 신윤주 선수와 시합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세 번째 경기는 당시 2전 2ko승을 거뒀고, 한 체급이 높은 김혜미 선수와 싸워 이겼다. 오늘 4번째 경기도 김혜민 선수와 리턴매치를 했는데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반드시 세계챔피언이 될 것이다.”
 
그가 권투를 입문한 동기는 간단하다. 권투 도장에 나가고 있는 남동생을 따라가 취미로 배우고 싶어서였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
 
“지금까지 공수도를 해 왔다. 남동생이 복싱체육관에 다녀 함께 건강을 다지기 위해 취미로 권투를 시작했다. 올 2월 체육관을 운영하던 전 동양챔피언 정재광 사범이 본격 권투를 해보라고 했다. 그 후 장병오 권투오너협회 회장이 화랑체육관과 무등체육관과의 교류차원 스파링 경기가 있어 광주에 내려 왔을 때 정 사범이 나를 괜찮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장 회장이 함께 권투를 시작해 볼 의향을 물었다. 고민하다가 응했다. 현재 회장님 숙소에서 머물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
 
▲휴식을 취하는 중 김옥주 화랑체육관 사범이 뭔가를 주문하고 있다.     ©김철관

 그는 첫 데뷔전에서 패한 허은영 현 미니멈급 세계챔피언에게 설욕전을 펴고 싶다고 말했다. “챔피언 허은영 선수는 아마추어 회장배 최우수 선수, 서울시장배 최우수 선수이다. 한마디로 기본기가 잘 돼 있는 선수다. 당시 이 선수와 싸우기를 꺼려해 첫 시합으로 싸우게 됐다. 근소한 차이로 졌기 때문에 한번 설욕전을 펴고 싶다.”
 
김 선수는 19살 때 주니어 공수도 국가대표가 됐다. 2005년 동아시아게임에 발탁돼 2년 동안 합숙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동아시아게임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06년 카타르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했지만 메달 획득해 실패해 은퇴했다.
 
하지만 그는 제2의 권투선수로서 희망을 쌓아가고 있다. 반드시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공수도 선수였기에 권투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도 게임룰이 몸에 배어 힘들 때도 있다고.

▲경기전 장병오 화랑체육관 프로모터와 스파링연습을 하고 있는 김진 선수.     ©김철관
  
“공수도도 손을 많이 쓰는 경기이다. 손으로 정교한 스피드를 이용한 권투와 공수도는 상당히 비슷한 측면이 있다. k-1등도 권투가 기본이다. 또 공수도를 많이 연습해 눈으로 상대방의 움직임을 잘 확인할 수 있다. 눈썰미가 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공수도 게임룰은 점수를 따면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한다. 이 룰이 몸에 배어 권투 경기시 타격을 해 놓고 멈출 때가 종종있다. 적응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손과 발 그리고 넘어뜨리기 등을 이용한 공수도는 2분 1라운드 경기이기 때문에 점수를 따면 멈추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전체시간으로 보면 5분에서 10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권투 경기는 라운드가 길기 때문에 체력안배를 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는 17일 진천 시합으로 인해 눈 망막에 부상을 힙은 것 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데는 이상이 없는데 눈이 아프다. 병원에 가보니 망막이 찢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패하고 부상을 당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이기고 부상을 당했으니 행복하다. 허은영 현 챔피언과 첫 데뷔전에서 졌을 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공수도 할 때도 지면 잠이 오질 않았다. 반드시 공수도에서 실패한 것을 권투로 만회하고 싶다. 꼭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
 

▲주니어라이트급 세계타이틀매치 포스터.IFBA 여성복싱 한국주니어라이트급(58.97kg) 세계타이틀매치 10라운드 경기에서 챔피언 우지혜(우동구체육관)     ©김철관

한편, 17일 오후 2시 충북 진천 화랑관 특설링에서 김진 선수 뒤를 이어 열린 IFBA 여성복싱 한국주니어라이트급(58.97kg) 세계타이틀매치 10라운드 경기에서 챔피언 우지혜(우동구체육관) 선수가 도전자 케냐의 쥬디 아구티(IFBA 3위) 선수에게 판정승을 거둬 2차 방어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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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18 [14: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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