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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신당 해체가 대선 승리의 첫걸음이다
[출사표] 민주개혁세력의 새로운 정당건설, 정당정치 정상화를 시작하며
 
김성호   기사입력  2007/08/31 [11:22]
* 올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급변하는 가운데 민주개혁세력의 새로운 정당 건설을 논의하기 위한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약칭 새민추)가 출범합니다. 이에 그 취지와 더불어 최근 예비경선에 돌입한 대통합신당과 관련, 김성호 전 의원이 입장을 밝히는 글을 <대자보>에 보내와 이를 전재합니다-편집자 주.
새로운 것이 세상을 바꾼다!
-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 출범을 알리며 -


위기의 본질은 ‘신뢰의 위기’다

2007년 대선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8월 20일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한나라당은 검증이라는 이름의 진흙탕 싸움으로 시종일관했을 뿐 당내 경선을 통해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다.
 
또한 이명박 후보가 국민 앞에 내놓은 것은 탈냉전ㆍ세계화 시대를 헤쳐 나갈 진지한 대안과 비전이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경부운하 건설과 허망하기 짝이 없는 747 공약 같은 말장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는 지속되고 있으며 이명박 후보는 60%를 넘나드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정 후보의 일방 독주라는 이 초유의 사태는 단순히 재벌기업 경영인 출신이라는 이명박 후보의 경력이나 청계천 조성, 뉴타운 개발 같은 서울시장 시절의 실적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우리 국민이 별다른 근거도 없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한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줄 만큼 어리석지도 않다. 따라서 오늘날 사태의 핵심은 이명박 후보의 경력이나 실적, 비전과 대안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초래한 위기의 본질은 바로 ‘신뢰의 위기’다. 지금 이른바 범여권을 향한 우리 국민의 보편적인 정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무책임한 집단’이라는 것이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지난 4년 간 재벌과 부유층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며 서민의 눈에서 피눈물을 쏟게 했다. 오늘날의 사태는 이러한 이율배반의 행태가 낳은 참혹한 결과이다.
 
한나라당 후보의 허물이나 비전과 정책을 논하기에 앞서 국민은 지금 극한의 불신 속에 ‘대통령 권력과 과반 의석을 가지고 제대로 한 일이 하나라도 있느냐?’고 묻고 있다.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반성한 적이 있느냐?’고 묻고 있다. 이명박 현상의 발화점은 바로 우리 국민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고통이며 이를 초래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인 배반감인 것이다.

대통합신당은 대선 이후에도 존재하는가?
 
지난 5.31 지방선거는 대선과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정면으로 배반한 집권세력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 탄핵이었다. 그것은 극심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해 달라는 서민대중의 열망을 배반하고 좌파 신자유주의 운운하며 국민을 우롱한 대가였다.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면 재집권을 논하기 이전에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순리였다. 잘못된 노선과 단호히 결별하고 책임 있는 인사들이 정치의 전면에서 물러나는 인적 쇄신과 반성의 토대 위에 이념과 노선에 기초한 대안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구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 없이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고 재집권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러나 지방선거 이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과연 무엇을 했는가? 진지한 반성은커녕 ‘대체 무엇을 잘못했느냐?’는 적반하장으로 국민의 말문을 막으며 한미FTA를 강행하고 비정규직 법안을 처리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통합이 가장 아름다운 개혁’이며 심지어 ‘시대정신’이라 강변했다. 5.31 이후 1년 3개월 동안 그렇게 좌충우돌하면서 만들어 낸 것이 결국 ‘대통합신당’이다.
 
정당정치의 본질이나 이념과 노선을 논하기 이전에 지금 국민이 묻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과연 대통합신당은 대선 이후에도 존재하는가? 그렇다고 믿는 사람은 신당에 참여한 인사들 가운데도 없을 것이다. 대통합신당은 이미 국민의 신임을 얻는데 실패했다. ‘돌고 돌아 우리당’이라는 국민적 냉소 속에 열린우리당만도 못한 ‘대잡탕신당’이라는 자조가 내부에서조차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반성은커녕 우후죽순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여 국민을 우롱하고, 한나라당에서 후보를 데려다가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으로 국민을 또 다시 기만하는 배포는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입으로는 새 정치를 말하면서 시작부터 총선용 지분다툼과 동원 경선으로 구태정치를 재현하는 집단에게 국민이 관심을 보낼 것이라 믿는 근거는 무엇인가?
 
대통합신당은 정당이 아니라, 오직 기득권 연장을 위해 서로의 생각을 감추고 이해관계에 따라 부나방처럼 이합집산한 정치장사꾼들의 이권연합체에 불과하다.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 없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여 다시 권력을 획득해 보자는 정치적 한탕주의가 자초한 어리석은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대통합신당 해체가 대선 승리의 첫걸음이다
 
대통합신당의 승리를 지금도 믿는가? 단언하건대 신뢰회복 없이 대선 승리는 없다. 국민은 이제 대통합신당의 말이라면 콩으로 쑨 메주를 보여줘도 믿지 않는다. 대통합신당은 오는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정권을 헌납하고 그 순간 존재이유가 사라질 가설정당이며, 정치적으로 영원히 퇴출될 한시정당이다.
 
재집권 운운하기 이전에 국민 앞에 진정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어설픈 정치공학과 얄팍한 논리를 앞세워 자격 없는 인사들을 대선 후보로 급조해 내놓고 ‘한 방에 보낼 수 있다’고 허풍을 떨며 제 아무리 ‘한나라당 집권저지’를 외친다 한들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요행을 바라는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이 나라 미래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민주개혁세력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잘못된 노선과 완전히 단절하는 것이며, 책임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물러나는 인적 쇄신이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 이념과 노선, 원칙과 가치를 기준으로 진정한 민주정당, 진정한 개혁정당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새로운 정당이 국민의 염원을 모아 후보를 선출하고 균형 있는 경제발전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진지한 대안으로 국민을 설득할 때 비로소 닫혀 있는 국민의 마음을 열 수 있다.
 
한나라당 집권저지를 말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대통합신당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즉각 해체하라. 또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인사들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정치의 전면에서 즉각 퇴진하라. 후보단일화 운운하며 대통합신당 주변을 맴돌고 있는 기회주의적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대선 승리를 위한 첫걸음이다.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 출범을 알리며…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면 그 가장 큰 원인은 ‘좋은 정당 만들기’에 실패한 것에 있다.
 
그동안 우리는 그때그때 시류에 편승하고 상황에 대응하며 정체성이 다른 이질적인 요소들을 끌어 모아 정당 아닌 정당들을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해 왔다. 그 결과 대면하게 된 것이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느냐?’는 국민들의 물음에 ‘정권재창출이 최고의 개혁’이라고 답하는 본말전도의 퇴행적인 정치다.
 
민주주의는 누군가 물러가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또한 정당은 소수의 정치인들에게 권력의 안식처를 제공하기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미래를 개척하고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직업정치인과 전문가 몇몇이 모여 밀실에서 기획하고 정치 마케팅을 통해 당원과 지지자를 동원한 다음, 효용가치가 사라지면 이내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또 다른 기회를 찾아 이합집산하는 그런 무책임하고 퇴행적인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약칭 새.민.추)>는 민주개혁세력의 새로운 정당건설과 정당정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개혁 네티즌이 함께 참여하는 연구모임 성격의 온라인 네트워크로 출범한다.
 
아래로부터 힘을 모으고 전문가들의 지식과 생활인들의 지혜가 한 데 어우러질 때 엘리트주의와 포퓰리즘의 양 극단을 극복하는 개혁적 국민정당, 진보적 대중정당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역사의 후퇴를 막고 균형 있는 사회를 실현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은 시대적 요구다. 민주와 개혁의 이름으로 무엇을 이루고자 했으며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했는지 그 목표와 진행경로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향한 좌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그 토대 위에 이제야말로 제대로 된 정당을 건설하고 정당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 없이 잃어버린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란 없다.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약칭 새민추)를 통해 진보개혁세력을 묶어내는 것을 제안한 김성호 전 의원     © 대자보
이대로 상황을 방치하면 민주개혁세력은 정치의 무대에서 완전히 소멸하고 일본식 보수독점의 정치질서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세상을 향한 국민의 열망을 모아 이 난국을 돌파해 나갈 민주개혁세력의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구성하는 일은 그래서 지금 가장 절박한 과제다.
 
<새.민.추>는 우리 사회에 빈곤의 위기를 몰고 온 시장맹신주의의 흐름을 차단하고 중소기업 중심의 균형 있는 경제발전과 보편적 복지의 실현을 통한 양극화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오늘날 삶의 위기에 내몰린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는 진짜 개혁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온전히 실현할 진정한 민주정당, 진정한 개혁정당을 만드는 일에 헌신할 것이다.
 
<새.민.추>는 사회각계의 양심적이고 참신한 인사들을 규합하여, 정치장사꾼들의 집합체인 대통합신당을 대신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민주개혁세력의 새로운 정치적 구심을 형성하는 일에 앞장 설 것이다. 새로운 것이 세상을 바꾼다! 각계의 관심과 개혁네티즌의 광범한 참여를 바란다.
 
2007년 8월 31일
김성호 (전 16대 국회의원)

새로운 민주정당 추진회의(www.demokrat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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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8/31 [11:2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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