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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는 사실 확인도 않고 기사 쓰나?
'방송기금 일부 안티조선에 유용' 기사와 사설은 오보
 
김동민   기사입력  2003/03/27 [16:18]
요즈음 궁지에 몰리고 있는 조선일보는 안티조선운동에 흠집을 내느라 이성을 잃은 듯 하다. 건수다 싶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쓰고 보자는 식인 것 같다. 3월21일자 2면에 3단으로 보도된 <방송기금 일부 안티조선에 유용>이라는 기사도 그 예에 속한다. 이 기사는 '작년 해변축제·토론회 강사료로 지출 드러나, 시청자단체 지원명목 지급··· 방송위, 환수키로' 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작년에 방송위원회로부터 지원받은 2100만원 중 695만 4000원이 당초 사업계획과 다르고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부당집행금을 환수키로 했다고 한다. 이 중 180만원이 작년 여름 포항에서 열린 '제1회 안티조선 해변축제'와 8월14일 옥천에서 열린 '언론개혁 8·15 대토론회' 등에서 강사료로 지출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에는 "안티조선 해변축제에는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김동민 대표, 배우 명계남씨와 충북 옥천에서 안티조선 활동을 주도하는 옥천신문 오한흥 대표 등이 강사로 나섰다"고 되어 있다.

이 기사는 부분적으로 사실에 기초하고 있지만 실제는 '오보'다. 거명된 강사 어느 누구도 강사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말은 다음과 같다. 해변축제는 포항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행사비를 모아 치뤘고, 참가자들은 모두 자비를 들여 갔다. 행사 전 주최측으로부터 KNCC 언론위원회에서 후원을 하고 이 단체 언론위원이라는 임순혜씨가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다고 해서 내가 말렸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후원도 없었고 강사료 지불도 없었다.

KNCC가 방송위에 제출했다는 보고서에 따르면 정운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현직 언론인과 주고받는 언론문제)과 임순혜씨(언론개혁의 현황과 전망)가 강의를 하고, 영화감독 황철민씨가 영화(옥천전투) 상영 및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날 이런 강의와 영화상영은 없었다. 공식적으로는 나와 명계남, 오한흥, 노혜경 등 네 사람의 강연이 있었지만 강사료 따위는 없었다. 강사라고 특별한 대우를 받지 않았으며, 서로 평등하게 어울리고 즐기는 시간이었다.

옥천행사도 비슷하다. 당시 오 대표로부터 KNCC가 후원을 해주기로 했다며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도 후원단체로 병기했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행사 직전에 받았다. 나는 그 돈은 받지 않는 게 좋겠다는 말과 함께 KNCC와는 공동후원단체가 될 수 없다면서 거절했다. 그리고 약간의 후원금만 보내고 그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KNCC는 발제자 세 사람에게 15만원씩을 지불했다고 한다. KNCC 보고서에서 강사는 정운현, 진중권, 유시민으로 되어 있다.

어쨌거나 조선일보 기사에서 강사료를 챙긴 것으로 거명된 세 사람은 돈을 받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얼마나 안티조선을 공격할 수 있는 소재에 목말라 있는가는 다음날 사설에서까지 다룬 것으로 미루어 익히 짐작할 수 있다.

22일자 사설 <특정언론 매도에 유용된 방송基金>에는 "연사로 참여한 조선일보반대 시민연대의 김동민 대표, 배우 명계남씨" 등이 "비록 안티조선을 목적으로 참석했다고 해도, 행사비 일부가 KNCC 언론위원회가 협찬한 방송기금이었다는 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 사안에 대해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라고 쾌재를 올렸다. 거듭 말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세 사람이 연사로 참석한 포항행사는 KNCC의 공식 협찬을 받지 않았고 강사비 지출도 없었다. KNCC가 허위보고를 한 것이다. 따라서 옥천 행사를 포함해서 유용의 주체는 KNCC이지 안티조선은 아니다.

기사도 그렇고 사설도 그렇고 한쪽의 정보에만 의존하여 당사자의 확인도 없이 소설을 쓴 것이다. 그리고 그 소설로 인하여 행사 주최측과 그 먼 길을 자비 들여 가서 시간을 때워준 강사들의 인격을 모독하였다. 어린 기자나 나이 든 논설위원이나 다 왜 그 모양일까? 금명간 정정보도 신청을 할 예정이다. 피차에 마주보기 싫은 사람들끼리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만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가급적 알아서 정정보도를 내길 바란다. 그리고 명예훼손 소송도 준비중이라는 사실을 밝혀둔다.

끝으로 KNCC의 각성과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다. 언론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방치한 채 관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조선일보에게 빌미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운동진영에 위해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현원형, 포항앞바다에서 열린 안티조선 해변축제, 대자보 89호

* 필자는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http://www.antichosun.or.kr/ ) 상임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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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3/27 [16: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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