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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개소문 2004/09/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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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신라사관이다
    귀하의 견해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몇가지 판단에 오류를 발견할 수 있군요. 물론 생각의 차이겠지만.... 제 생각에 중화주의는 분명 있습니다. 한족이 정서적으로 느끼는 역사관 말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족의 내면에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오랑캐의 침탈과 학정에 대한 피곤함과 수치심이 있습니다. 원나라와 청나라 때 이민족의 지배를 받던 한족으로서의 수치심 말이죠. 일본이 우리를 식민하고자 했던 그 이상의 수치심이 한족에게는 있습니다.

    문제는 원나라도 중국이요, 청나라도 중국이라는 등식의 역사관을 우리가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부여, 고구려를 우리의 역사로 인식하면서도 발해와 요(거란), 금(여진)에 대해서는 끝내 중화주의 입장에서 오랑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구려가 우리민족인데 거란, 말갈, 여진이 왜 오랑캐란 건가요.

    중국의 동북공정의 문제는 적어도 향후 20, 30여년을 내다보는 한족의 국가전략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역사적 국가 전략이 없군요. 역사란 과거사만에 것이 아니지요. 역사란 있는 그대로이긴 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 차원에서 과거를 들여다보지 못하면 역사를 배울 아무런 의가 없지 않겠어요 ?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습니다. 적은 항상 우리의 빈틈을 노리게 마련이지요. 자신의 역사관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나라가 바로 우리니까요.

    소위 식민사관의 문제가 우리의 역사의 부끄럼, 수치심을 자극하도록 씌여졌다면, 제가 말하는 '신라사관'은 부여, 고구려 후손들을 오랑캐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나라의 뿌리깊은 중화주의의 모태가 바로 '이 나라 역사를 주름잡는 '신라사관,입니다. 이 신라사관을 바로 정립하지 않고는 동북공정에 바로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 주셨음 합니다. 감사합니다
  • 질문 2004/09/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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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개소문님의 신라사관은 어떤것?
    연개소문님이 그렇게 중요하게 강조하시는 신라사관은 어떤 것이지요?
    신라사관의 뜻과 내용에 대해 혹은 어떻게 신라사관을 정립하고 인식해야 하는 가에 대해 설명을 좀 부탁드립니다.
  • 임흥재 2004/09/0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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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개소문님께
    연개소문님, 저의 생각과 거의 합치하는 것으로 읽혀지는데 판단오류라고 하심은...아마도 의도적인 기술목적에 대한 오해인듯 합니다.
    님의 견해가 곧 저의 견해일 것 같습니다. 제가 중화사상을 비아냥 댄다고하여 중국인들의 내면에 수천년 동안 전승된 중화관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의도적인 왜곡을 비판하기 위하여, 저 역시 전략상의 비틀기를 하였을 뿐이며, 또한 어떤 면에서 세계의 중심이 자신들이라는 중화는 다분히 국수적인 자신들만의 허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언급하신 신라사관, 맞습니다. 전 현대사의 지역감정이나 동서대립에는 초연하였으나 영남의 소국 신라 중심의 역사관에는 지금도 알레르기를 보이는 편입니다. 고구려에 의한 통일이 되지 못하고 당을 끌어들인 외세에 의한 통일의 역사를 저주에 가깝도록 억울해 합니다. 통일신라와 발해와의 단절은 오늘날 동북공정의 단초일 것입니다. 발해와 신라가 구원을 잊고 화해하였더라며 세계의 역사까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합니다.

    외교 하나로 풍전등화의 신라를 구한 김춘추가 통일대왕일지는 모르겠으나 님의 고견처럼 만주벌판의 우리의 역사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결과로 작용한 것을 가슴치며 분해합니다. 그런 점에서 만주를 손에 넣으려는 당의 야욕에 지나지 않은 당의 한반도 개입은 김춘추의 외교력이라기 보다는 당의 야욕을 실현시키며 한반도의 광활한 북쪽을 내주고 신라의 목숨을 겨우 연명한 실패한 역사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물론 통일 신라의 찬란한 문화적 업적까지 슬퍼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너무 불쌍해지기 때문이지요.

    님의 생각이나 제 생각처럼 우리가 북방에 창궐했던 많은 부족공동체의 문화와 역사를 적극적으로 우리의 것으로 인정하고 정립해나갔다면 굳이 영토확장을 위한 전쟁을 치르지 않고도 우리는 대고구려의 많은 실지들을 회복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오랑캐 미개부족이란 터부는 아마도 우리가 더욱 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조선의 건국에까지 영향을 미친 여진만 하더래도 어쩌면 중국보다는 우리와 더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우린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교화시키거나 통합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분명 역사의 또 다른 실패일 것입니다.

    신라중심의 면피용 생색내기용 역사인식은 지금에라도 바로잡혀야 한다는 점에서 님의 고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의 실패를 그대로 인정하고 다시 미래를 향한 역사관을 정립하는 것이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역사를 전공하지도, 공부한 것도 없는 제가 너무 많이 지껄인 것 같습니다.

    질문님의 질문에도 어느 정도 답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글쎄 정확한 인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