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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지금은 인류역사상 최대의 혁명기"
북핵, 경제, 언론, 과거사문제 등 사회현안들에 대한 의견 밝혀
 
취재부   기사입력  2005/03/03 [11:18]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금은 인류역사상 최대의 혁명기"라며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김 전대통령은 "핵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 전체의 운명과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를 같은 민족 입장에서 하고 싶다"고 남북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전대통령은 3일자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이 어려운 때 당신얘기 좀 들어보자'고 하면 나는 네 마리 코끼리(4강) 사이에서 어떻게 살길을 찾을 것인가 하는 그런 얘기를 같은 민족 입장에서 하고 싶다. 핵은 그 중 조그만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김 전대통령은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 대해 "북한의 핵 보유는 절대 안된다"며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고 검증받으면, 거기에 상응한 대가를 줘서 북한도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미국이 북한에 분명한 카드를 제시해야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전대통령은 언론과 정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언론과 권력의 사이는 긴장된 관계 속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비판할 것 비판하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라면서 "한쪽서 보면 언제나 상대방이 불만인 게 언론과 권력 관계"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재임시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처음에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보고를 받고 고민을 했다. 몇몇 신문이 크니까 액수가 컸고 그래서 고통도 컸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대통령으로서 회피할 수 없었고 후회는 없다. 불행한 일이었는데, 투명한 언론 발전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DJ는 경제문제에 대해 "지금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대혁명기"라면서 "이제는 어느 나라가 빌 게이츠를 몇 명 만드냐가 중요한 시대다. 우리 국민들은 지적·문화적 전통이 강하니까 잘 활용하면 21세기엔 세계의 6강, 7강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낙관적 전망을 펼쳤다.
 
김 전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의욕과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라며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기업가가 의욕을 갖게 하고, 돈 있는 사람이 주머니를 열게 하는 것도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국민들 손에 쥐어 줄 수 있는 구체적인 희망이어야 한다. 우리 국민들, 속지 않는다"고 지도자들이 구체적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 김 전대통령은 "과거사 정리 문제는 잘하면 약이 되고 못하면 독이 된다"며 "역사는 바르게 기록되어야 하니 과거사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것은 반대할 수 없는 것이지만 공정하게 하느냐, 어느 한쪽에 부당한 피해와 이익이 가게 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된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과거사 대상이 된 사람이나 정권이 다 잘못한 것은 아니다. 친일 문제만 해도, 독립운동에 투신한 사람들도 말기에 압박이나 유혹에 변절하는 그런 양면을 갖고 있다. 누구도 억울하지 않고, 누가 봐도 공정하고 믿을 수 있다는 과거사 규명이 된다면 이것은 좋은 일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불행한 일이 되고 국민 화해에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나만큼 박해받은 사람도 없고, 보복할 사람이 끝도 없었겠으나 대통령이 되고서 박정희기념관 만들고, 전두환·노태우 대통령을 석방했다. 과거 (나를) 납치한 사람도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대신 그런 일 없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과거사 규명은 그런 것을 참고로 해서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박정희 시대를 논하는 데 나는 제일 부적임자"라고 전제한 뒤 '박 대통령이 6·25의 폐허에서 실의에 빠진 우리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준 것은 공로로 보지만 경제건설을 위해 자유가 나중에 간다고 한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밝혔다.
 
지역감정 해소에 대해 김 전대통령은 "전라도와 경상도에 야당이 세니까 군사정권이 가르기 작전을 했다"며 군사독재의 소산이라고 지적하면서 "못 고칠 감정도 아니고 고질도 아니다. 양쪽이 이해관계가 없다. 대통령 때 노력을 많이 했으나 가장 성공하지 못한 게 이 분야"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 클린턴 정부 때 거의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부시 정부가 (2001년) 출범하면서 중단됐고 부시 1기 정부 4년동안 거의 진전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전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6자회담에 나와라 들어가라 하는 문제가 아니다. 3번이나 6자회담을 했어도 안되지 않았나. 4차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이번엔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나. 회담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주고 받고 해결하느냐 하는 해결책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DJ는 "북한은 이미 자기 태도를 표시하고 있다. 핵을 포기할 테니 안전 보장하고, 경제제재 해제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미국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북한은 6자회담에 나와야 한다.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나와서 뭔가를 요구하는 게 맞습다"고 덧붙였다.
 
김 전대통령은 "6자회담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북한과 미국 양자가 풀어야 할 것"이라며 "나머지 4자들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협력해줘야 한다"고 바람직한 해결 방안에 대해 밝혔다.
 
김 전대통령은 또 체제 보장과 핵 포기의 선후 관계에 대해 "가게에 손님이 처음 와 가지고 물건 사는데 외상합시다 하면 하겠냐. 지금 북한과 미국 사이는 극도로 서로 불신하는데, 너만 내놓고 나는 나중에 보자고 하면 얘기가 안된다. 같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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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3/03 [11: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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