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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슬픔 공존, 일상 속 변화하는 여성의 삶
[임순혜의 영화나들이] 제75 회 칸영화제 최우수유럽영화상 수상 ‘어느 멋진 아침’
 
임순혜   기사입력  2023/09/05 [11:06]

‘어느 멋진 아침’은 장편 데뷔작 ‘모두 용서했습니다’ (2007)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 세자르상 최고데뷔작상 후보에 올랐으며, 두 번째 연출작 ‘내 아이들의 아버지‘ (2009)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 ’다가오는 것들‘ (2015)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 칸, 베를린, 세자르를 모두 석권한 명실상부한 천재 감독 미아 한센-러브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어느 멋진 아침’은 제 74 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에 오른 ‘베르히만 아일랜드’ (2021)에 이어 1 년 만에 연출한 여덟 번째 장편작으로, 제 75 회 칸영화제에서 최우수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어느 멋진 아침’은 제 66 회 BFI 런던영화제, 제 60 회뉴욕필름페스티벌, 제 58 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제 49 회 텔루라이드영화제, 제 47 회토론토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했고, 제 27 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도 초청된 작품이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어느 멋진 아침’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일상 속에서 변화하는 삶을 맞닥뜨리고 극복해 가는, 조금씩 성장하며 단단해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여덟 살 난 딸, 투병 중인 아버지와 파리의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산드라(레아 세이두)는 어느 날 오랜 친구 클레망(멜빌 푸포)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일과 가족, 사랑 사이에서 삶은 계속되고, 때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하지만, 아침은 여느 때와 같이 찬란하게 찾아온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어느 멋진 아침’은 기쁨과 슬픔, 기대와 아쉬움이 매 순간 함께하는 파리지엔 산드라의 인생의 한 페이지를 담은 드라마다.

 

몇 해 전 남편을 잃고 여덟 살 난 딸과 투병 중인 아버지를 돌보며 살아가는 산드라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며 일, 가족, 사랑 사이에서 삶을 이어 나가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렸다.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서 어린 딸을 키우며 통역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가는 산드라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기억이 희미해지는 아버지 게오르그 (파스칼 그레고리)의 모습을 지켜보며 상실의 아픔을 겪는 동시에 오랜 친구였던 클레망을 우연히 만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일깨우게 된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산드라는 평범한 일상에서 여러 기쁨과 절망의 순간들을 맞이하지만, 아버지가 투병 중에 적었던 일기를 통해 위로와 희망을 얻고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된다.

 

산드라는 요양원에서 죽음을 향해 가는 아버지의 노쇠한 모습을 지켜보며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 하지만 연인 클레망을 만날 때는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표현을 아끼지 않으며, 내일을 기대하기도 한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미아 한센-러브 감독은 “상실과 사랑, 두 가지 상반되는 감정을 겪는 산드라의 이야기를 통해 희로애락이 가득한 우리 삶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었다."고 ‘어느 멋진 아침’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어느 멋진 아침’은 산드라의 삶을 통해 관객에게 상실은 기꺼이 감수해내고, 자신에게 주어지는 행복은 온전히 받아들이자는 위로의 이야기를 전해, "놀랍도록 친밀한 위대한 영화"(TIME Magazine), "삶의 아름다운 균형을 포착하다"(New York Times), "낭만적인 사랑에 관한 섬세한 탐구"(Time Out), "사랑스러운 희로애락의 달콤함"(Guardian), "깊고 매혹적인 사랑의 초상화"(The Wrap)라는 호평을 받았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미아 한센-러브의 ‘어느 멋진 아침’은 2020년으로 넘어가는 겨울, ‘베르히만 아일랜드’ 집필 이후 자신의 아버지가 앓았던 질병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했는데, 감독이 직접 피부로 느낀 경험에서 깨달은 가치들을 영화에 잘 녹여냈다. 모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에 대한 질문을 진심을 담아 연출한 작품이다.

 

‘어느 멋진 아침’에서 산드라 역은 레아 세이두가 맡아, ‘007’ 시리즈, ‘프렌치 디스패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 주로 화려하고 강렬한 인물을 연기했던 레아 세이두가 삶에 대한 고찰을 내비치는 일상적인 캐릭터로 돌아와 몸짓과 표정하나하나가 일상 속에서 살아 숨쉬는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의 한 장면  © 찬란


최근 몇 년 동안 레아 세이두는 욕망의 대상으로 많이 등장하여 어떤 파격적인 아름다움 같은 것들을 강렬한 방식으로 드러내 보였으나, 이번 영화에서 유혹적인 기존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파격적인 숏컷 헤어스타일과 수수한 스타일링의 인물로 한 아이의 엄마이자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일상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관객이 그녀의 슬픔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하였다. 

 

미아 한센-러브 감독은 레아 세이두를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며 "레아 세이두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레아 세이두는 욕망의 대상으로 많이 등장하여 어떤 파격적인 아름다움 같은 것들을 강렬한 방식으로 드러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유혹적인 기존의 이미지를 걷어내니까 그녀의 내면이나 신비함, 혹은 그 이상의 것들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영화 '어느 멋진 아침' 포스터  © 찬란


클레망 역은 비주얼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프랑스의 국민배우 멜빌 푸포가 맡아, 특유의 깊은 눈빛과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를 통해 진지함, 영원한 젊음, 그리고 연기의 정확함으로  레아 세이두와의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어느 멋진 아침’은 기쁨도 슬픔도 찬란한 파리지엔 산드라의 인생노트를 담아, 오늘도 맞이할 멋진 아침을 위해 미아 한센-러브가 전하는 위로와 연대를 전하는 영화로,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슬픔에 마음이 깊이 움직이게 하는 영화다. 9월6일(수) 개봉한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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