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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여자축구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열악한 팀, 선수 저변확대, 재정 뒷받침없으면 중국여자축구전철 밟어
 
김병윤   기사입력  2010/11/22 [22:40]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2010년 8월 20세 이하(U-20)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U-17)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 등으로, 비약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국여자축구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북한에게 연장까지 가는 120분 혈투 끝에 1 : 3으로 패하면서 금메달 꿈을 접어야 했지만 3. 4위 결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의 벽을 넘고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뤘다.(여자축구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한국 : 중국

 

한국여자축구는 2009년 까지 FIFA월드컵 출전은 1회에 그쳤고,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메달 획득이 전무한 여자축구의 변방이었다. 그러나 2001년 한국여자축구연맹 발족 이후 여자축구는 활성화에 성공했고 지도자들 역시 체력과 스피드 위주 선수 육성에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기본기와 개인전술'에 중점을 둔 기술축구 지도에 헌신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현재 한국여자축구는 총 65개팀(초등:18, 중등:17, 고등:16, 대학:6)에, 1450명(초등:331, 중등:391, 고등:339, 대학:158, 기타)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이는 아시아권의 일본(FIFA 랭킹 5위), 북한(FIFA 랭킹 6위), 중국(FIFA 랭킹 13위)에 비교하면 실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열악한 현황이다.

특히 한국여자축구가 간과해야 할 대목은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20세 이하(U-20)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U-17)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 등에 성과에도 불구하고, 팀과 선수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여자축구 발전의 근간인 초. 중학교 팀과 선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여자축구 역사는 19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이 기점이다.
(1948년 한국 최초의 여자축구 팀 서울 중앙여중 축구부 창단, 이어 무학여중, 명성여중, 경성여상 창단, 1949년 제2회 전국여자체육대회 한국 첫 여자축구 공식대회 개최, 1950년 6.25 동란 후 여자축구 사라짐) 이는 20여년의 짧은 역사다.

이 짧은 역사에 한국여자축구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며,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20세 이하(U-20)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U-17)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 등의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한국여자축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하여, 선수 개인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패스 플레이와 수비에서의 압박, 그리고 한결 성숙된 팀 조직력 등은 남자축구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11월18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그 대표적인 완성도의 결정체였다. 그렇다면 여자축구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충분하다.

한국여자축구가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20세 이하(U-20)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U-17)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 등의 성적을 거둔 것은 우연히 아니다. 그러기에 여자축구 발전에 대한 시스템, 저변확대 및 지원이 모색 되어야 하며, 또한 ‘여자 축구는 재미없다.’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현재와 같은 시스템과 적은 팀 및 선수로는 경기력 향상과 지소연, 여민지 같은 세계적 선수 탄생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울러 열악한 팀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발전도 요원하다.

20세 이하(U-20) 여자 FIFA월드컵 3위와 9월 17세 이하(U-17) 여자 FIFA월드컵 우승의 성적을 거둔 후,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고조되어 갖가지 발전 방향이 제시되며 기대를 부풀게 했다.하지만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 채 묻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여자축구의 동메달 획득은 값지고 의미 있는 결과이며 희망의 메시지다. 이제 한국여자축구는 2009년, 2010년 보다 더욱 빛나는 ‘르네상스’시대를 맞아야 한다.그런 시대를 맡기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은 막중하며, 아울러 한국여자축구연맹의 강한 사명감 속에 발전을 위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책임’과 ‘실천’ 없이는 한국여자축구도 언젠가는 중국여자축구와 같은 초라함에 빠질는지 모른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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