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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예고된 몰락
[스포츠의 눈] 조별예선 탈락은 현실안주, 변화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원인
 
김병윤   기사입력  2010/06/25 [13:23]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프랑스가 ‘자중지난’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 : 2로 무릎을 꿇으며 ‘아트사커’의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카데나치오’ 아주리군단 이탈리아도 복병 슬로바키아에 ‘빗장수비’를 활짝 열어주며, 2 : 3 으로 석패 36년만에 조별리그에서 탈락 짐을 쌓다. 이는 이변이기 이전에 FIFA월드컵 80년사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사건이다.특히 조별예선 탈락이어서 그 충격은 더욱 크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FIFA월드컵 우승을 각 각 1회(1998‘ 프랑스)와 4회(1934’ 이탈리아, 1938‘ 프랑스, 1982’ 스페인, 2006‘ 독일) 차지했던, 명실상부한 세계축구 최강국이며 전대회인 독일 FIFA월드컵 준우승, 우승국가다.

그렇다면 프랑스와 독일의 조별예선 탈락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독일 FIFA월드컵 준우승, 우승 후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한데 기인한다. 결국 여기에서 4년전 축구를 구사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프랑스는 우루과이 무승부에 이어 멕시코에 0 : 2 쓴잔을 마셨고, 이탈리아는 파라과이와 뉴질랜드에 1 : 1 무승부를 기록하는 졸전을 펼쳤다.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특징은 수비 시 많은 숫자를, 수비에 배치한 상태에서 뛰어난 미드필더를 축으로 한 조직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는 팀의 득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 같은 흐름과는 거리가 멀었고 레이몽 도메네크와 마르셀로 리피감독 역시도, 과거에 안주하는데 그쳐 자국축구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을 남겼다.

그동안 세계축구 흐름은 4년마다 개최되는 FIFA월드컵을 주기로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프랑스의 ‘아트사커’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도 바로 FIFA월드컵을 통하여, 세계축구에 선보였고 세계축구 한 시대를 풍미하며 자국에게 FIFA월드컵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줬다.

변화에 소극적이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 몰락과 더불어 에리크 아비달(31), 윌리암 갈라스(33), 플로랑 말루다(30). 니콜라 아넬카(31), 티에리 앙리(33)과 잔루이지 부폰(32), 파비오 칸나바로(36), 잔루카 참브로타(33), 가투소(32), 빈첸초 이아퀸타(30)의 모습도 FIFA월드컵 무대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FIFA컵을 거머쥐며 화려한 플레이를 그라운드에 수놓았던, 이들의 플레이는 지구촌 60억 인구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FIFA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으로 남게 됐다.

이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없는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우승 각축전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으로 좁혀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과거에 안주한 채 특징 없는 축구를 구사했다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은 선수 각자의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쳐, 공수에 안정감을 보이며 프랑스, 이탈리아와는 차원이 다른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조별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하면서,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은 유럽축구의 무덤이 되고 있다. 비록 독일, 네덜란드, 잉글랜드, 포르투갈이 프랑스와 이탈리아와 같은 고통을 겪지는 않았지만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미국, 알제리에 1 : 1, 0 : 0의 졸전을 펼쳤고, 독일역시 2차전 세르비아와의 대전에서 ‘전차군단’다운 면모를 전연 보여주지 못하면서 0 : 1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포르투갈도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강호답지 않게 무승부(0 : 0)를 기록, 1966년 FIFA 잉글랜드월드컵 4강 이후 야망에 대한 경기력 부족을 드러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몰락 원인은 단지 부진이라고 보기에 안일했던 측면이 없지 않다.한국과 일본이 강한 정신력과 함께 조직력을 가지고 16강을 성취하고 최약체로 꼽혔던 뉴질랜드가 수비에 포인트를 둔 축구를 구사하여, 3무승부를 기록한 사실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게 ‘타산지석’이다.

과거에 안주한 채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축구는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천하의 프랑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라 해도 예외일 수 없다. 굴욕의 길을 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변화를 꾀해 2014년 FIFA월드컵에서, 과연 축배의 세레나데를 부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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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6/25 [13: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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