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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만에 바뀐 '일본'…국내외 정책 어떤 변화?
민주 308석 차지, 자민당 몰락…민주당 "새 일본 건설"
 
김준옥   기사입력  2009/08/31 [09:34]
일본 열도를 '정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갔다.
 
30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전체 의석 480석 가운데 308석을 차지하는 등 일본 정치 사상 최대 격변이 일어난 것.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독 과반의석인 241석을 크게 웃도는 308석을 차지하고, 자민당은 119석을 얻는데 그쳤다.
 
1955년 2개 보수정당 합당으로 창당한 이래 한 차례도 제1당의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난공불락의 자민당 '철옹성' 정권이 54년 만에 무너진 것이다. 선거 전 의석수는 자민당 300석, 민주당 113석이었다.
 
이번 8.30 일본 총선 결과는 민주당 압승의 의미도 크지만, 자민당 몰락에 더 큰 방점이 찍혀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지난달 21일 민심이반에 대한 승부수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나올 때만해도 이처럼 충격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자민당에 대한 민심이반은 더욱 심화됐고, 민주당의 예상 의석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이는 일본 국민들이 자민당 정권의 끊이지 않는 정경유착과 국민 위에 군림한 관료주의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민당 총재인 아소 총리는 자민당 참패가 현실로 나타나자 "자민당에 대한 불만을 씻어내지 못했다"면서 패배를 선언하고 총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31일 중으로 '정권인수팀'을 구성하고 자민당으로부터의 정권 인수 작업에 공식 돌입한다.
 
하토야마 대표는 다음 달 15일쯤 열리는 특별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이같은 54년만의 정권 교체는 일본의 국내외 정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일본 내부적으로는 부패정치·금권정치·관료주의를 탈피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인수 후 곧바로 '새로운 일본' 건설을 위한 행정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하토야마 대표는 선거유세 내내 "반 세기 넘게 곪아온 부패정치를 청산하고, 일본 정치의 중심을 관료주의에서 국민으로 바꾸겠다"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이후 더욱 기세를 떨친 극우 정치인들의 퇴조가 불가피해지면서, 대외적으로도 보다 유연하고 유화적인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하토야마 대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과거사 인식에서 자민당 정권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한일관계 역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추종'이 아닌 '긴밀하고 대등한 외교'를 천명하고 있어 미일 관계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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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8/31 [09: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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