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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목숨걸고 대들 용기나 있는가?"
국민의힘, 월간조선 조갑제씨 내란선동죄로 고발
'생명위협'한 것은 서정갑회장, 스티로폼 밖에 없었어
 
심재석   기사입력  2003/09/02 [19:05]

▲기자회견 모습     ©대자보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이하 국민의 힘)’은 2일 오후 2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을 형법 제90조 제2항 ‘내란선동죄’,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국가변란 선동 죄로 남대문 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조갑제 사장이 지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친북 비호 독재정권 타도는 합헌’이라는 글이었다.

“정권이 나서서 반역과 독재에 대한 국민의 합법적 대응의 길을 막으면 국민은 국가와 헌법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서 그런 정권을 반역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 속에는 물론 군인도 포함된다. 이런 저항권은 4.19 처럼 물리력을 동원하더라도 합헌적이다.”

‘국민의 힘’측은 이 글이 군인이 물리력을 동원해서 정부에 대응하라는 주장 즉, 쿠데타를 선동한다며 강력 항의했다. ‘국민의 힘’ 공동대표 이경섭씨는 “수구냉전적 사고로 일관되게 국론분열을 조장해온 조선일보와 그 대표적 인물인 조갑제씨의 쿠데타 선동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조선일보 앞에서 항의의 목소리를 전달하는국민의힘 회원들     ©대자보
국민의 힘은 ‘수구냉전 세력은 군사쿠데타 내란 선동을 즉극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노대통령이 독재자라면 당신들(조선일보)이 목숨 걸고 대들 용기나 있는가?”라고 물은 뒤 “대통령이 개구리로 동네 조폭두목으로 비하되기도 하고 국민이 그의 똘마니로 묘사되기도 하는 지금의 언론자유는 당신들이 노력해서 쟁취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냉전 세력들은 독재정권의 편에 섰다는 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수많은 친일행각과 전두환 독재정권시절 독재비호 행각은 용서받을 수 없는 반민주적 반민족적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 힘’은 지난달 30일 조갑제 사장의 글과 대통령을 조폭두목으로 묘사한 조선일보 만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 때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 회장이 ‘가스총(공포탄)’을 발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서회장은 “국민의 힘의 폭력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느껴 가스총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 힘 회원들에게 폭행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며 “"변호사와 상의해 고소장이 마련되는 대로 '국민의 힘'을 서울지검에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김주영, 조선, 왜곡보도항의를 폭력으로 둔갑, 대자보 (2003/08/30)
여인철, 쿠데타 선동하는 조갑제를 수사하라 , 대자보 (2003/09/01)

그러나 ‘국민의 힘’은 서회장의 주장이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공동대표는 “서회장의 각목구타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우리가 들고 있었던 것은 스티로폼 피켓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피켓은 손잡이가 없는 스티로폼 피켓이었다. 또한 “서회장이 가스총을 발사한 순간에는 조갑제 사장이 경찰들에게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었다”며 서회장의 ‘생명에 위협’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대표는 “조사장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밀고 밀치는 일은 있었으나 집단폭행 같은 행위는 전혀 없었다”며 “생명에 위협을 느낀 것은 서회장이 아니라 가스총을 진짜 총으로 오인 한 우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언론이 이 문제(가스총사건)에 대해서만 너무 집중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가스총 사건은 단지 헤프닝일 뿐이라며 “우리는 서회장과 옥신각신 할 생각이 없고 조갑제 사장의 쿠데타 선동 발언을 알리고 비판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0일 국민의의 힘이 벌였던 조선일보 앞 시위 모습을 담은 비디오 화면, 빨간색 동그라미 친것이 조갑제 대표이다.     ©대자보
기자회견에서는 당시 상황을 찍은 비디오를 보여줬다. 그 비디오를 보면 ‘국민의 힘’ 회원들이 조갑제 사장을 보자 달려가 항의했고(이 과정에서 욕설이 있었다) 조사장의 옷을 잡아당기는 등의 접촉이 있었다. 그러나 경찰이 순간 이를 제지했고 조갑제 사장은 경찰들로 둘러싸였다. 그런데 조갑제 사장과 관계없는 장소에서 총성이 울려, ‘생명위협’이라는 서정갑 회장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힘’측은 “서정갑 회장과 충돌을 빚은 것은 가스총을 발사 한 후”라며 “실제 총성과 똑 같은 소리였기 때문에 회원들이 실제총으로 오인하고 분노했기 때문에 서회장과 충돌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얼마전 반북집회에서 인공기를 절단하려는 극우단체의 행동을 저지하기위한 사복경찰을 한총련 학생으로 오인한 시위대가 집단폭행을 가하기도 했고, 서정갑 회장은 MBC 생방송 화제집중에서 “앞으로는 공포탄을 쓰지않고 직접 조준하겠다”고 말하는 등 보수세력의 감정이 격해지고 행동도 과격해 지는 양상을 띄고 있어 우려된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진보세력도 좀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조갑제 사장의 글을 비판하는 것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힘’ 방식이 옳바른 방법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조갑제 사장에게 집단으로 항의한다고 해서 언론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좀더 평화적이고 설득력 있는 방법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요구된다.

▲퍼포먼스     ©대자보

▲퍼포먼스 모습     ©대자보

▲퍼포먼스 모습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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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9/02 [19: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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