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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DJ, 호남을 먼저 생각하시라
[논단] DJ의 부적절한 총선 개입은 호남의 정치, 사회적 고립 초래
 
이태경   기사입력  2008/03/23 [22:31]
"당은 비리에 관련된 사람을 배제할 책임도 있지만 억울하게 조작된 일로 희생된 사람의 한을 풀어줄 책임도 있다"

DJ가 통합민주당의 공천 결과를 보고 한 말이다. 아마 DJ가 지칭하는 사람은 박지원 전 비서실장일게다.

▲김대중 전 대통령 © CBS노컷뉴스
DJ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의 경우에는 일사부재리 원칙과 지역구민들의 심판론이 동원됐다.
 
지난번 보궐선거에는 괜찮다고 공천을 주더니 이번에는 불가하다고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며, 김 의원은 지난 선거의 압승을 통해 이미 지역구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이 주장의 요지다.

요컨대 DJ는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박재승 공천 혁명의 핵심이라 할 박지원 전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의 공천 배제가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섰으니 말이다.

이 같은 DJ의 입장표명은 목포와 무안, 신안에서 각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 전 비서실장 및 김 의원에게는 크나큰 원군임이 분명하다. 아직도 DJ에게 우호적인 지역여론을 감안할 때 앞으로 DJ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행보를 보일 경우 박 전 실장과 김 의원의 당선이 불가능하지만은 아닐 것이다.

DJ는 호남고립의 빌미를 제공말길

문제는 그 다음이다. DJ의 후광을 힘입어 박 전 실장과 김 의원이 당선되었다고 가정하자. DJ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도 녹녹치 않다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자신의 가장  충직한 가신과 아들을 정치적으로 구명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DJ로서는 잃을 것이 없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전라도의 정치적, 사회적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나라당과 조중동, 영남패권주의자들의 비웃음과 험구((險口)에 시달릴 것이 틀림없다. 이들은 전라도를 북한에 비유하면서 세습 운운할 것이 분명하다. 불행히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런 악의적 공격을 물리칠 만큼 성숙하지 못하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의 DJ는 전라도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으로 가능했다. 그런데 DJ가 그런 전라도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소외시킬 빌미를 제공해서야 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별반 호남에 우호적이지 않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마당에 말이다.
 
소인에게 대의는 멀고 사리(私利)는 가까운 법이다. 많은 사람들은 DJ를 대인으로 여기고 있다. DJ의 결단을 기대한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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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23 [22: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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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소녀 2008/03/26 [12:10] 수정 | 삭제
  • 솔직히 이번 박승재식 공천을 좋아하는 부류는 조중동과 영남패권주의자들 뿐이죠. 거기다 DJ까지 골로 보내는 공천이었으니 환호자작 안하고 베기겠습니까? 그리고 또 한 부류는 양비론자들이 있을겁니다.

    그런데 그자들이 실제 총선에서 표를 줍니까? 아니면 민주당지지율을 올려줍니까?

    노무현이 가장 실패한 부분이 바로 자신들에게 표를 주지도 않는자들을 위해 우리쪽을 저주하고 아에 넉다운시켜놨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박승재식 공천은 전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민주당 지지율이 말해줍니다. 박승재식 공천이후 민주당지지율은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이말입니다. 오히려 더 감소한적도 있을 정도 입니다.

    도대체 국민의 이름을 파는데 그 근거가 머냐 이말입니다. 영남패권주의나 조중동의 환호자작하는 것을 근거로 국민의 이름을 들먹이나요? 그러한 양비론에 빠져서는 결코 조중동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 바다소녀 2008/03/26 [11:25] 수정 | 삭제
  • 민주당내에서도 견제세력은 필요합니다. 지금의 민주당은 자칫 손학규당으로 전락할 위험이 다분합니다.(손학규는 딴나라당의 후보였읍니다. 아무리 그가 이쪽에 왔다고 하더라도 바로 그가 이쪽의 리더가 될 수는 없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실적을 보여주어야 하구요)

    특히나 이번 총선공천을 보면 더욱 그러한 위험이 농후하져. 사실 박상천은 이번 총선과정에서 보셨듯이 손학규를 견제할 인물이 아닌듯 합니다. 아니 대선과정에서도 그렇게 통합거부하다가 철저하게 망가졌을 정도로 정치적 센스가 부족합니다. 거기에 정동영은 아직 대선에서의 패배한 문제가 있고 또 이번 공천에서 정동영계가 전멸했기 떄문에 견제할 힘도 마땅히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민주당은 고스란히 손학규당으로 전락하게 되져. 이것은 국민의 지지에 기반해서 손학규가 민주당의 대주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공천이라는 당내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정당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즉 이건 단순히 욕을 먹고 안먹고 차원이 아닙니다. 야당내부의 견제세력자체가 없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더구나 일방적 숙청모드는 안됩니다. 적어도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더구나 조중동이나 영남패권주의자들의 말이 무서우니 더욱 그래야 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이중잣대를 지적해야 더 타당한것이 아닐까여?

    총선에서 손학규일방독주의 야당을 견제한다는 의미정도의 박지원 김홍업출마와 아에 대권에 욕심을 부리며 형님공천,친박연대등 이런것과 비교가 되냐 이말이지요.

    아에 우리만 순수하게 나가자 이런식으로 하면 정치가 아니고 패배만 존재할 뿐이지여.

    비둘기처럼 순수하면서 동시에 뱀처럼 영리해야 정치적 결과에서도 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sk 2008/03/24 [22:42] 수정 | 삭제

  • 맘예쁘거 써서 고이 천국가는 길로 향하시길
  • 안일규 2008/03/24 [11:53] 수정 | 삭제
  • 저는 DJ를 비롯한 3김의 정치적 힘은 사실상 소멸되었다고 봅니다. DJ가 한소리한다고 바뀝니까? YS가 한소리한다고 바뀝니까? 그들의 '입'은 이제 정치판에서 그렇게 힘을 주지 못합니다.

    호남 역시 지난 대선에서 통합민주당에 대한 심판을 내렸습니다. 바로 투표율의 급감(73->63%)에서 보여줬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 글은 오히려 이태경님을 비롯한 몇 몇 분들이 아직도 민주당에 대한 미련, DJ에 대한 미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진보정치세력을 창출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사회적 임무이자 의무이지 이럴 때 DJ 운운하고 민주당 운운할 처지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