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억울하게 숨진 이 소녀를 아십니까?"
숨진 10대 노숙 소녀의 가슴아픈 사연이 네티즌 울려
 
김한영   기사입력  2007/06/30 [22:35]
             수원남부서-SBS, 인터넷 통해 수원 노숙소녀 가족 찾기...네티즌들 애도
 
▲ 경찰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억울하게 숨진 노숙소녀의 가족을 찾기 위해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네티즌청원 내용.
ⓒ 다음 사이트 캡처

"네티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 소녀에 대해 알고 있거나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분은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월 수원에서 도둑으로 몰려 성인 노숙자들에게 맞아 억울하게 숨진 10대 노숙 소녀의 가슴아픈 사연이 다시금 네티즌들 마음을 울리고 있다.

소녀가 숨진 지 40일이 넘도록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찰과 한 방송사가 최근 소녀의 가족을 찾기 위해 사체사진과 유품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신원확인 안 되자 얼굴사진 등 인터넷 공개...네티즌 도움 요청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수원 남부경찰서 형사과 강력6팀은 지난 24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네티즌청원 방에 이 소녀의 이름을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 방에는 숨진 소녀의 얼굴사진과 소녀가 입고 있던 옷가지 등의 유품 사진도 함께 첨부돼 있다.

일반적으로 사체사진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경찰은 "소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진 밖에 없어 애타게 찾고 있을 가족과 친지를 위해 공익적인 목적에서 노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숨진 소녀가 발견될 당시 옷가지 외에 신원을 확인할 만한 소지품이 전혀 없었고, 지문조회마저 되지 않는 미성년자여서 현재로선 제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 경찰이 인터넷에 공개한 노숙소녀의 옷가지 등 유품들.
ⓒ 수원남부경찰서

청원 글이 올라온 뒤 네티즌들은 연일 소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와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잠들라 어린애가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겠느냐 우리 모두가 죄인이다 등등, 쉴새없이 의견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 애도·안타까움 표시하며 큰 관심...서명인원 잇따라 변경

특히 오는 7월 7일까지 당초 3000명을 목표로 진행했던 청원서명에는 30일 오후 9시 40분 현재 76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서명인원이 1만명으로 수정된 데 이어 또다시 15000명으로 늘린 상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청원 글에서 "40여 일째 가족을 찾지 못한 채 소녀의 시신은 병원 냉동고에 쓸쓸히 안치돼 있다"면서 "소녀의 연고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무연고 시신으로 처리될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나의 가족일수도, 친구일수도 있는 가엾은 소녀의 넋을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이라도 따뜻한 가족들의 품으로 보내주는 것"이라며 "이 소녀에 대해 알고 있거나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분은 연락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15~18세 이하로 추정되는 이 소녀는 키 171cm, 몸무게 60Kg의 체격에 검정 단발머리 모습이었으며, 발견될 당시 모자가 달린 노란색 긴 팔 티셔츠와 칠부청바지 차림에 고동색 발목운동화를 신고 있었다.(유품사진 참조)

15~18세 추정, 검정 단발머리...남성 노숙자 4명에 폭행 당해 숨져

이 소녀는 지난 5월 14일 오전 5시 30분쯤 수원시 매교동 S고교 매점 계단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소녀는 온몸에 피멍이 들고 머리에도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경찰수사결과 소녀는 수원역 일대에서 함께 노숙생활을 하던 정아무개(29. 구속) 씨의 후배 여자친구의 돈 2만원을 훔친 것으로 오인돼 정씨 등 남성 노숙자 4명에 의해 S고교로 끌려가 폭행 당한 뒤 뇌출혈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 연일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네티즌 청원 서명 게시판에 올라온 의견 글들. 수많은 네티즌들이 소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애도와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고 있다.
ⓒ 다음 사이트 캡처


경찰은 소녀의 주검을 수습해 수원의 한 병원 영안실에 안치하고, 그동안 전국 경찰에 신원수배를 내리는 등 신원파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사체사진 외에는 소녀에 대한 신원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유가족이나 연고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육책으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인터넷에 소녀의 얼굴사진과 유품을 공개하고, 네티즌들의 제보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소녀의 얼굴사진과 유품이 인터넷에 공개된 이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에는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 "제보 여러 건 접수...정밀 확인작업 중"

제작팀의 한 관계자는 30일 전화통화에서 "현재까지 여러 건의 제보가 접수되고 있으나 아직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어려움 점이 있어 탐문조사 등 정밀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또 소녀를 아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란 판단 아래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협조를 받아 숨진 소녀의 연고자를 찾기 위한 홍보 동영상 제작을 완료하고 곧 배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오는 7월 7일 밤에는 숨진 소녀의 억울한 죽음을 조명하고, 노숙 청소년들의 실태와 문제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제보전화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02) 2113-5500. 수원 남부경찰서 형사과 강력6팀 (031) 899-0179, 또는 112.

원본 기사 보기:http://www.urisuwon.com/sub_read.html?uid=2602(수원시민신문)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6/30 [22:35]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