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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총장들은 눈들어 프랑스 대학을 보라
[비나리의 초록공명] 프랑스 바까로레아는 입학에서 내신비율 관련없어
 
우석훈   기사입력  2007/07/02 [16:53]
최근 내신성적 논란 때문에 대학총장과 대통령 사이에 토론회가 진행될 정도로 논란이 불거졌다.
 
나는 공교육을 지지하고, 대학평준화와 국공립화를 지지한다.
 
그러나 내신성적 강화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더 다양한 경험의 기회나 더 많은 독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지지한다. 그래서 내신성적 비율을 높이는 것을 지지하지 않고, 나는 내신성적 폐지를 지지한다.
 
학교에서 죽어라고 시험을 열심히 본다고 해서 어차피 공교육의 틀 내에서 방황하는 학생들의 삶과 미래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찬가지 이유에 의해서 기계적으로 학교 시험에 맞추어서 더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학생들을 붙잡아 놓아봐야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는 것이 내 기본 가설이다.
 
그래서 공교육 강화에 찬성하지만, 내신성적 강화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1.

특목고나 민사고에 대해서 유리해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로 머리가 끄덕거려지지는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지만, 약간의 내신성적 비율의 차이에 의해서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특목고 출신들이 오히려 일반 고등학교보다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차라리 내신을 아예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그렇다면 더 좋은 특목고를 원하는 사람들의 소망은 어찌할 것인가? 귀족학교의 등장에 대해서 내가 반대하지는 않는다. 아주 극단적인 엘리트들만을 위한 학교를 설립한다고 해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그 돈을 공교육을 위한 기금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자신들이 투자하고 학부모들이 운영비를 내서 수 십억씩 돈을 내는 사람 수 백명이 모여서 좋은 학교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굳이 말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처럼 공공의 돈으로 일부를 위한 엘리트 학교, 그것도 성과가 불투명한 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이다. 공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말이 모든 학교가 다 국립학교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2.

그래도 씁씁한 느낌이 드는 것은 몇 개의 좋은 대학이라고 하는 곳의 입장이다. 내신 반영 비율을 낮추면 단기적으로는 특목과와 강남 출신이 더 많이 올 것 같다는 아주 간단한 명제 위에 국가 교율을 세우겠다는 총장들의 역사 인식은 유감이다.
 
'똑똑한 인재'라는 말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하여간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청소년 시절의 사교육에서의 '피동적 교육' 능력과 장기적인 학문 수행능력은 전혀 다른 변수라는 것이 내 평소 생각이다. 대체적으로 현장에서 교육과 관련된 연구를 했던 사람들이 이런 식의 연구결과를 많이 제출하는 편이다.
 
강남 아이들을 더 받아야 학교가 좋아진다는 생각... 이 생각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미신에 가까운데, 큰 대학들이 이런 미신에 의해서 작동된다는 것은, 씁씁하다.
 
3.

현 정부와 나는 교육철학이 다르다. 한나라당과는 아주 많이 다르다. 공교육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나 저것이나 공부가 정말 뭔지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바까로레아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시험이지만, 내신 비율을 가지고 대학 입학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공교육을 튼튼하게 만들고, 공민교육 체계를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것과 선진국의 상식에서 내신을 강화한다는 말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보인다. 아주 이상한 논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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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02 [16:5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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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 2007/07/02 [20:11] 수정 | 삭제
  •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사립대학을 국립화하는 방법...
    사립대총장들은 재단의 꼬리치는 강아지들 (puddle)....
    구라파의 대학을 따르느다면 당연히 국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