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은밀한 ‘섹슈얼 드림’, 설치예술로 표현했다
6월 7일까지 배재대 박현욱 씨 등 릴레이 인터미디어 설치예술전 펼쳐
 
김철관   기사입력  2007/05/20 [20:12]
대학 실내 캠퍼스에서 '성을 숨길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노출시켜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미의 공간 설치예술전이 열리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현욱의 < 신이내리는 최고의 선물 Sex - 37.2c >     © 김철관
 
작품은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의 작품이라는 것 자체가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대전 배재대학교 공연영상학부 박현욱(4년) 씨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학생들이 자주 드나드는 실내 공간(ㄱ자 공간)인 국제교류관 1층에서 <신이내리는 최고의 선물 Sex - 37.2'c>라는 주제로 설치예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것.
 
작품을 전시한 박현욱 씨는 "우리의 보수적인 성에 대한 인식들을 노출시켜 담론을 형성하고 싶었다"며 "자신이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스캔들로 인식된 우리사회의 섹스에 관한 비밀스럽게 묻어 있는 섹슈얼 드림에 관한 진솔한 사실적 본능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현욱의 < 신이내리는 최고의 선물 Sex - 37.2c >     © 김철관

그는 작품 구상 동기를 "섹스의 공개적 담론의 장을 설치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섹스가 인간을 만들었다. 성의 진화론적 매카니즘을 밝혀 인류문명의 뿌리를 재조명해야 하는 문제의 갈림길에서 언제나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남에게 묻기 쑥스러운 것이 섹스다. 또한 일상생활에 깊숙이 묻어나 있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처럼 감추는 인식도 있다. '섹스는 왜 즐거운 것인가.' '왜 인간은 남몰래 섹스를 할까.' '왜 인간은 사랑과 섹스를 일치시키려 하는 것일까.' '남녀의 성적 의견의 차이 있는 것일까' 등을 구상했다. 와중에 섹스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유무가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전시회는 내년 졸업을 앞둔 이 학교 공연영상학부 영상예술 전공 7명의 학생들이 지난 10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ㄱ(기억)하다’라는 주제로 실내 ㄱ자 공간에서 릴레이 인터미디어 설치예술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보경의  <Nowhere>  © 김철관

지난 10일, 11일 양일간 첫 번째 작품 <Nowhere>를 전시한 김보경(4년)씨는 "인간이 항상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여행 등으로 막상 일상을 벗어나면 상상했던 것보다 실망할 때가 많다"며 "어쩌면 당신이 원하는 것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다"라는 의미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Ramp Way Communication>을 전시한 이상은(4년) 씨는 "현재 21세기는 정보통신 기기들이 발달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법들이 무수히 많다"며 "그 넘치는 기회가 사람들의 감정적인 교류를 키워주는 것은 아니라 오히려 인스턴트식 가벼운 만남을 조장하는 느낌마저 든다는 데 작품을 착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가식적 대화와 가면을 쓴 사람들 속에서 진실함을 찾기란 어렵다"면서 "현대인들은 이러한 사회 속에서 좀 더 인간적인 면을 찾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작품안의 오브제인 기계를 통해 차가움과 냉정한 사회에 병들어 가고 있는 현대인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상은의 <Ramp Way Communication>     © 김철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작품 <MICURING STUDIO>를 전시할 박미영(4년)씨는 "내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대한 진실에 의문을 가졌다"며 "의문을 시작으로 가장 가까운 사물들을 하나둘씩 나름의 방법으로 재해석해 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오는 29부터 30일까지 작품 <MY DEAR>를 전시할 김지은(4년)씨는 "현재의 아버지와 나와 같은 젊은 시절의 아버지를 되돌아 기억함으로써 아버지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다"며 "작품을 통해 아버지와 나의 존재를 재차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THE MODERNERS> 를 김용길(4년)씨는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비문화에 젖은 현대인의 상업성을 표현할 예정이다.
 
그는 "현대인의 빠른 삶 속에서 일상생활과 소비문화에 대해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의 기호 중의 하나인 담배곽을 이용해 담배가 지니고 있는 소모성의 미학을 표현하고 싶다"며 "담배는 대중적이며 일시적, 소모적 성격을 띠며 대량생산에 따른 저가(低價),그리고 건강에의 위협을 가하면서도 끊임없이 소비되는 교묘함과 상업적 특성이 충분한 매력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날인 6월 5일부터 7일까지 작품<exoterika. esoterika>를 전시할 김한성(4년)씨는 '벽, 단절이 아닌 소통의 통로'이라는 기본개념으로 작품을 기획할 예정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관념이 깨지길 바란다"면서 "그것을 통해 세상 모든 것들이 소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을 지도한 권순환 배재대 공연영상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자유스럽게 다닐 수 있는 실내 건축 공간인 ㄱ자 통로에서 'ㄱ(기억)하다'라는 주제로 학생 작품을 릴레이로 선보인 것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라며 "학생들의 작품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졸업 작품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5/20 [20:1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