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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파와 우파의 대결로 변질된 프랑스 대선
[비나리의 초록공명] 기사회생 사회당 루아얄, 결선에선 사르코지 이길까
 
우석훈   기사입력  2007/04/23 [21:31]
프랑스 대선의 1차 투표는 멀리서 지켜보기에도 드라마틱하게 루아얄이 살아난 경우이다.
 
사르코지가 무섭기는 무서웠나보다. 2차 투표에서 루아얄이 이길까?
 
나는 괜히 루아얄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결선투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간만에 펼쳐진 좌파와 우파의 대결이 아니라 사실은 극우파와 우파 사이의 대결로 보는 것이 맞다. 루아얄은 우리 식 표현으로 하면 그야말로 좌측 깜빡이 켜고 우향우 하는 경우이기는 하지만, 여성이기도 하고, 동거가정 출신이라는 여러가지 상징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긋지긋하던 우파 정부를 이제는 그만 보고 싶어하는 흐름이 있기도 하지만...
 
우리 식으로 말하면 비판적 지지라고 말하는 ‘비지’가 작동한 선거였고, 그래서 다른 군소 후보들이 생각보다 피해를 본 선거이기도 하다.
 
루아얄은 대선 시뮬레이션에서 한 번도 사르코지를 이긴 적이 없었는데, 실제 결선 투표 시뮬레이션에서 사르코지를 이길지도 모른다는 중도파 바이루에 대해서 신승을 거둔 셈이다.
 
하여간 재밌게 되기는 재밌게 되었다. 한 달 후 결선투표에서 대체적으로 바이루가 얻었던 중도표는 루아얄에게 갈 거고, 정말 숨은 관전 포인트는 13% 정도 되는 극우파 표가 그래도 우파인 사르코지에게 갈 것인지, 아니면 껍데기만 우파지 사실은 극우파인 사르코지 대신에 루아얄을 선택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정치공학적으로 넓히는 투표를 할지...
 
개인적으로는 죠스팽을 아주 좋아하기는 했지만, 죠스팽 시절의 '쫌팽이' 정치 보다는 루아얄이 더 선이 굵고 시원시원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노무현처럼 급우회전 하면서 무슨 사고칠지 모르는 불안감이 아주 없지는 않다... 자라 보고 놀란가슴...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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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23 [21: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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