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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대표 사태와 관련된 노무현 대통령의 중립
정치에 '한방'은 없다
 
권호원   기사입력  2003/07/14 [22:04]

지난 주말부터 현재까지 정치권의 최대 화두는 정대철 대표와 굿모닝 시티의 로비 등과 관련된 정치 자금에 관련된 사안이다. 더불어 '정대철 대표의 거취'결정 문제와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가장 큰 이슈인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입장은 공식적인 표명의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지만 '정대철 대표의 사퇴'만이 만병통치, 혹은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여당과 정대철 대표의 입장을 살펴보면 '갖가지 정치적 입지와 영향력 등을 감안해 사전 물밑 준비를 끝낸 후 검찰 출두'를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한방에 해결할 무언가를 믿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 두는 것 같다. 더불어 여야는 물론 언론 조차도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의 입장 조율 혹은 짐작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성했던 추측성 보도 관행이 없어진 점은 자못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만이 이번 사태를 해결해주리라는 관망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어찌보면 한국적인 정서 내지는 발전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제성장 단계를 몇 계단씩 뛰어넘어 '한방에' 경제성장을 이루어낸 경험에 집착해서인지 이제는 모두들 정상적인 단계를 거치는 것을 답답해하고 따분해하고 지겨워 하는 경향을 가진다. 인생에 있어서까지 '한방에 비약적인 발전'이나 '인생 대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마도 카지노에 몰리고 로또 열풍의 '태풍의 눈'인지도 모른다.

군부독재시절에는 문민정치, 체육관 선거는 직선제 선거 등 오직 '한방'만이 문제 해결 방식인양 기대에 들떠온 것이 대한민국 정치와 언론계의 성적표라는 평가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심정적으로 화가 나지만 우리가 빚어낸 역사의 현실인 것이다. 문민정치와 대통령직선제가 시작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문민정치인들의 등장으로 지역감정이 격화되고, 정제되지 못한 '민주화'는 사회갈등을 폭발시키고,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고, '경제발목잡기'의 부작용도 발생했다.

비록 물리적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유보와 검찰의 원칙에 입각한 수사 착수 움직임은 바람직 한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고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문제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이 '한방', '만병통치약'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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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14 [22: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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