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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외고 63.2%, 최대 광고주는 삼성"
언론노조, 파업이후 <시사저널> 기사·광고 분석, 삼성 뒷받침 드러나
 
박철홍   기사입력  2007/04/19 [16:33]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이준안)은 18일자 언론노보에 시사저널 분석 자료를 게재했다. <시사저널>사측은 노조의 파업 이후 4월 초 현재까지 발행한 잡지는 총 13권이다. 언론노조는 이 기간 발행된 <시사저널>제899호(1월16일자)∼912호(4월17일자)의 지면을 분석했다.

▲ 짝퉁 이라고 불리우는 899호     ©
언론노조는 분석한 결과, "<시사저널>은 과거 시사저널 기자들이 만들던 시사저널(30%대)의 두 배나 많은 외고(63.2%)로 채워짐이 드러났다"며 "시사저널의 최대 광고주는 삼성 그룹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정희상 <시사저널> 노조 위원장은 "삼성그룹은 시사저널 금창태 사장을 통해 이학수 부회장의 인사 전횡 의혹을 다룬 기사를 인쇄소에서 삭제함으로써 시사저널 사태를 일으킨 원인 제공자이고, 시사저널 사태가 장기화하는데 일조했다"면서 "시사저널 노조는 삼성그룹의 이런 행태를 좌시할 수 없고, 삼성이 시사저널에서 벌인 행태를 널리 알리며 규탄 여론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시사저널>은 한때 내부 기사 비율이 전체 기사의 90%에 달했던 적도 있다"면서 "기자가 현장에서 발로 뛴 기사를 통해 독자와 소통한다는 '팩트(fact) 제일주의' 정신에 따라 외고는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시사저널의 전통이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899호∼912호 지면, 외고 비중 63.2%"
 
언론노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개월 동안 발행된 <시사저널> 13권의 내부 기사 대 외고 비율은 36.7% vs 63.2%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파업 이전에 정상적으로 발행되던 <시사저널>의 내부 기사 vs 외고 비율과 역전된 수치이다.
 
작년 같은 기간 발행된 <시사저널> 804호(2006년 1월4일자)∼817호(4월18일)의 내부 기사 vs 외고 비율은 66.7% 대 34.3%로, 내부 기사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고 언론노조는 전했다.
 
외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의 기사 비율이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은 작년 8월 중앙일보의 자회사 JES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사저널> 노조는 "계약 체결 이후로도 4개월 동안 <시사저널> 지면에 일체 등장하지 않던 JES 기사가 기자들의 파업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난 3개월간 발행된  시사저널 전체 기사에서 JES 기사가 차지한 비중은 9.7%였으며 10쪽 중에서 1쪽이 JES 기사였다"고 설명했다.
 
<시사저널>이 지난 18년동안 독자들의 신뢰를 받아온 데는 타 매체와 비교해 내부 기사 비율이 높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삼성 관련 기사 무단 삭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 금창태 사장은 지난 2월 6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스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했고, 기사에서 거론되는 당사자들의 직접 코멘트나 반론은 한 줄도 없었으며 내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창태 사장과 경영진은 2월 6일 오후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회사의 공식입장과 직장 폐쇄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박철홍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시사저널>에 실린 기사들의 면면을 보면 이같은 금사장의 주장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면서 "제903호(2월13일자)에 실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정락인 편집위원의 '민주 인사란 사람들이 학원 민주화 해치니…' 기사 중에서 세종대 관련 대목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이 기사야말로 신뢰할 만한 기명 취재원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데다가 '~라는 말이 나돌았다'와 같은 '믿거나 말거나'식 문장으로 점철되어 있다"면서 "<시사저널>의 이같은 무기명 남발은 '무(無) 팩트주의' 또는 '최소 팩트주의 저널리즘'으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제 903호 기사는 사학 비리 혐의로 물러난 세종대 주명건 전 이사장을 옹호하는 반면, 그 뒤로 이 학교에 파견된 임시 이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 세종대학교(총장 양승규)는 지난 2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시사저널>기사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청하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소하겠다"면서 "이들 매체의 임시이사제 기사는 악의적 보도이며 세종대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
 

▲세종대학교는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시사저널>기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청했다.   © 박철홍

이에 앞서 세종대 총학생회는 지난 2월 22일 성명에서 "<시사저널> 903호 기사는 현 상황을 왜곡해 주명건을 옹호하고 현 대양재단과 세종대를 비하하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 기사는 <월간조선> 2월호의 일방적인 허위 주장만을 담은 허위소설을 특별한 확인절차 없이 재탕한 말 그대로 거짓기사이며 기자정신이 아니라 '투철한 작가 정신'에 의해서 쓰인 픽션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삼성, <시사저널>의 든든한 후원자?
 
언론노조는 "시사저널의 편집과 광고는 삼성이라는 든든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삼성은 광고 지면에서도 빠지지 않았으며 최근 나온 <시사저널> 13권을 분석한 결과, 삼성은 <시사저널>에 가장 많이 광고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발간된 <시사저널>14쪽 광고에는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에스원, 삼성 금융사 등 계열사가 돌아가면서 거의 매호마다 광고가 게재됐다고 언론노조는 전했다.
 
또 언론노조는 "횟수로 보나, 액수로 보나 역시 <시사저널>의 최대 젖줄은 삼성"이라며 "삼성이 <시사저널>의 편집과 광고에 이렇게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연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는 17일 시사저널분회 투쟁을 지지하는 릴레이성명을 통해 "시사저널은 한국 언론 민주화의 현장이다"는 성명서를 통해 "시사저널 기자들의 파업이 4월20일로 100일을 맞는다"며 "취재현장을 지키며 경영진과 맞섰던 시간까지 더하면, 300여일에 이른 투쟁이다. 동아투위, 조선투위 등이 이끌었던 70년대 언론민주화 운동에 버금가는 역사적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신문지부는 "30여년 전 언론자유를 압살한 것은 정치권력이었고, 지금 언론자유 위에 군림하는 것은 시장 권력"이라며 "시사저널 분회는 2007년 한국 언론 민주화의 최전선이고,  언론 민주화는 진정한 언론자유를 지탱할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력의 민주화, 언론기업의 민주화, 언론제도의 민주화, 언론시장의 민주화 등이 모두 이와 관련이 있으며 시장권력에 대한 감시와 보도, 비판과 토론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은 오늘날 언론 민주화의 고갱이"라며 "시사저널 분회는 그 고갱이를 지키려 모든 것을 걸었으며 이들이 끝내 무릎 꿇는다면, 뒤이어 다른 매체의 언론인들까지 시장권력에 대한 순응을 강요당할 것이다. 언론자유가 사라진 땅에 언론인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언론노조 YTN지부는 18일 시사저널분회 투쟁지지 릴레이성명에서 "대표 주간 정론지였던 시사저널이 오늘날 같은 파행을 겪는 것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우리는 그 원인이 발행인 겸 편집인인 금창태씨에 있다고 단언한다"면서 "언론사의 발행인 겸 편집인은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언론 본연의 길을 사수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금창태씨는 경영의 논리로 언론인으로서의 정도를 포기하더니만, 이제는 악덕 경영인으로 노조 탄압의 선봉에 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YTN지부는 "금창태씨는 시사저널 정상화를 바라는 수많은 독자와 만 8천여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기대를 정녕 저버리려 하는가? 금창태씨와 회사는 시사저널의 정상화를 위해 지금이라도 시사저널 기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자리를 함께 해야 한다"면서 "시사저널 소유주인 서울 미디어그룹의 심상기 회장도 시사저널 사태에 책임이 있다. 그동안 우리는 언론사 사주에게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시대적 소명의식을 요구해 왔으나 파행을 거듭해온 시사저널 사태를 수수방관 해왔고, 어떤 면에서는 금창태씨 뒤에 숨어 사주로서의 책임을 방기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YTN지부는 "시사저널 기자들의 파업은 자본으로부터의 언론 독립을 상징하는 사건이요, 이 땅에 편집권 독립이 가능한지를 가리키는 시금석"이라며 "시사저널 기자 23명 모두가 단 한 사람의 빠짐없이 시사저널로 복귀하기를 기대하면서 시사저널 분회의 총력투쟁에 뜨거운 지지를 보내고 연대 투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YTN지부는 "이제는 심상기 회장이 직접 나서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20일로 <시사저널> 노조의 파업투쟁이 100일을 맞이한다. 노조는 이날 오후 7시 서울역에서 '파업 100일 문화제'를 열고 삼성 본관 앞까지 행진한 뒤, 촛불 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20일 오후 7시 서울역에서 허클베리핀과 함께 하는 시사저널 파업 100일 거리문화제가 노조의 주최로 열린다.     ©언론노조

이날 거리문화제에서는 <시사저널> 기자들이 만든 '진품 시사저널 특별판'도 배포된다. 이번 특별판에는 독자들이 시사저널 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의견과 광고 등이 게재될 예정이다.

노조는 이달 안으로 <시사저널> 파업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매체를 창간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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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19 [16:3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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