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삼성의 언론관이 <시사저널> 사태불렀다"
새언론포럼 토론회, 노회찬 "자본 언론통제가 투사적 기자 만든다" 비판
 
이석주   기사입력  2007/03/07 [02:02]
경영진의 '삼성기사 삭제'로 촉발된 시사저널 사태가 해결의 실타래를 풀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 마저 보이고 있다. 노사 양측간 첨예한 대립 속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상황. 
 
9개월 여 가까이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기자들은 본업을 잠시 멈춘 채 펜 대신 '머리띠'를 둘렀고, 사측은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시사저널 기자들을 포함한 다수의 언론과 법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     © 이석주
시사 종합 주간지의 대표성을 인정받고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필력을 자랑했던 시사저널 잡지는 그 정체성을 잃은 채 이른바 '짝퉁 시사저널'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은 이미 한 언론사의 편집권 문제를 넘어 거대자본에 휘둘리는 언론의 독립성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언론포럼이 6일 오후 의미있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본권력과 언론자유'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시사저널 사태로 촉발된 자본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재조명한 것.
 
새언론포럼은 언론의 자유를 위해 운동을 벌인 전현직 언론인의 모임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노조간부 출신이 중심이 된 단체다.
 
새언론포럼은 토론회에 앞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 "펜의 힘을 누르는 권력의 주체가 과거 '국가'에서 '거대자본'으로 바뀌었을 뿐, 우리 사회가 민주화로 달리고 있는 동안 언론환경은 제자리 걸음이었다"며 "대한민국 언론은 거대자본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새언론포럼은 특히 시사저널 사태에 대해 "자본권력이 언론환경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우리 언론의 상황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인 동시에 자본과 언론의 관계전반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며 사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지웅 MBC < PD수첩> PD, 문정우 시사저널 대기자, 고진화 한나라당 의원, 김상조 한성대 교수, 강병국 변호사 등 그간 자본권력과 언론의 관계를 강하게 비판해온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언론사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해야"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자본 앞에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에 개탄한다"며 "편집권 독립을 위해 언론사 내부의 감시 시스템을 복구해야 한다"고 문제의 핵심을 강조했다.
 
노 의원은 그간 시사저널 사태 이외에도 삼성의 '족벌경영'과 공공연한 언론통제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거대자본 권력'으로 상징되는 삼성 그룹의 구조적 문제점을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     © 이석주

특히 노의원은 얼마전 여러 매체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삼성의 '신입사원 대(對) 언론 교육'자료를 거론하며 시사저널 사태로 대표되는 삼성의 언론통제 방식을 꼬집었다.
 
그는 "시사저널 사태는 삼성이 이번 문건(언론 교육 자료)에 나온 대로 추진하려던 것이 잘 먹히지 않은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신문 지면의 대부분이 기업 홍보로 채워진다는 발상은 자신들이 중앙일보를 대하던 인식을 모든 언론에 적용해 생각한 착각으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 의원은 "신입사원 수천 명을 모아놓고 회장의 홍보철학을 언급하는 것은 회장이 마치 교주라도 되는 듯 떠받드는 자세에서 나온 발상"이라며 "이런 삼성의 언론관이 시사저널 기사를 인쇄과정에서 무참히 중단시킬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노의원은 자본의 언론 지배력에 대해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돈 앞에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결국은 돈 앞에 굴복하지 않을 지사적, 투사적 기자들의 결사 저항과 양심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라고 현재 한국언론이 처한 현실을 개탄했다.
 
이에 노의원은 "이런 암울한 현실의 타개를 위해 언론 단체의 위상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언론관련 시민사회단체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이와함께 노의원은 "편집권 독립과 언론민주화를 부르짖던 87년 이후 체계적인 내부적 감시 및 제어 시스템이 중단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언론사 내부의 자성을 촉구했다.

* 이슈아이 (http://www.issuei.com)  / 대자보 제휴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3/07 [02:0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