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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대륙 물가 크게올라, 유로화 강세
영국인 자국내 관광러시, 한국인 상대업소 폐업속출
 
배정원   기사입력  2003/07/14 [09:40]

최근 유럽대륙과 영국을 여행한 한국인들은 “대륙 물가가 영국보다 훨씬 비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1유로     ©http://www.guardian.co.uk
한동안 £1= 1.6 유로였으나 올 들어서만 8%가 오른 1.45유로로 치솟으면서 유럽여행 비용이 급격히 비싸졌기 때문이다. 한달 전만해도 1.4 유로까지 치솟은 유로 초강세였다. 그러나 7월 들어 유럽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유로가 약간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여전히 파운드화와 원화에 대해서 유로화의 가치가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맥주 한잔 평균가격은 £3이며, 일부 관광지에서는 £8까지 받는 곳도 있다. 그리고 그리스에서는 1주간 자동차 렌트비용이 £450까지 받는데도 있다.

따라서 유럽 대륙의 물가가 유로 환율 때문에 파운드화에 대해 15∼20% 정도까지 더 오른 셈이다. 유로화 이전에는 이태리나 스페인의 물가가 영국보다 상당히 저렴했으나 유로화 사용 후에는 ‘잔돈 반올림’ 등의 편법으로 가격이 오른 데다가 최근 유로화 환율 급상승까지 겹쳐 유럽을 여행하는 영국인으로서는 식당, 가게, 그리고 호텔의 가격이 20%까지 올라 '돈씀씀이'가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최근들어 파리, 비엔나, 뮌헨 등 유럽대륙의 일상용품 가격이 유럽에서 가장 비싼 물가를 자랑하던 런던보다 더 비싼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화 이전에는 영국보다 상당히 싼 물가를 보였던 더블린, 로마, 바르셀로나 등도 계속되는 가격상승으로 이제는 런던과 대등한 물가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 이전 영국 자동차 가격이 유럽에서 가장  비싼 가격이었으나 현재는 오히려 영국 자동차 가격이 싼 편이라는 이례적인 조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벤츠와 BMW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차종에서 영국 판매가격이 가장 낮은 주요한 원인은 바로 유로화 강세이다.

주로 스페인, 그리스로 여름휴가를 떠나던 영국인들도 파운드화 가치하락, 테러 공포, 그리고 유럽대륙의 철도, 항공기의 잦은 파업과 연발착 등으로 대륙 휴가 대신 영국내 휴가를 즐기는 사람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영국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영국정부는 영국에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적극 벌이고 있다. 비교적 맑은 날씨와 20∼25도를 유지하는 좋은 기후가 계속되면서 영국 관광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영국 남부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여름휴가로 몰려드는 자동차 행렬로 정체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영국관광업단체의 한 관계자는 “해안가 숙소는 7∼8월의 예약이 다 채워졌으며, 심지어 9월에도 방을 잡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유럽을 찾는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은 “유럽물가가 너무 비싸 돈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유로화가 1천2백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천4백원 전후로 거의 17%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파운드화 역시 2천원 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기전에는 유럽에서 명품을 싸게 많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이미지
따라서 유럽에서 화장품이나 의류 등의 명품을 구입해도 한국에서의 구입가격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프랑스를 여행중인  한 한국인  여행자는 "유럽이 조금 싸다 해도 여행기간동안 무거운 것을 들고 다니는 수고까지 생각하면 더욱 사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한국의 백화점이나 상점들의 계속되는 가격할인도 유럽에서의 명품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중의 하나다.

주로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파리, 런던, 로마, 비엔나 등의 선물가게와 면세점들은 상당수가 폐업 혹은 전업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한국인 고객감소로 인해 감원 혹은 점포축소 등의 ‘비상경영’에 이미 들어갔다고 한다.

한때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아시아인을 상대로 ‘떼돈’을 벌던 많은 고가품 가게들도 사스(SARS)와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호텔, 식당, 상점주들은 이번 여름 성수기를 기대해보고 있으나 그리 큰 대박은 기대하지 않는 눈치이다. / 논설위원

* 필자는 영국 웨일즈난민협회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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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14 [09: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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