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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위해 국익 저버려 Vs. 마녀사냥이다
평창 유치 실패 사이버 후끈, 매체 성향마다 평가 달라
 
심재석   기사입력  2003/07/09 [12:06]

▲ 평창동계올림픽로고
김운용 IOC위원 논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4일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이 평창의 2010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원인으로 김운용 위원을 지목하여 파문이 일자 각 언론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토론방을 개설하여 네티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대체로 토론방의 글들은 김위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우세하다. 이들은 이번 파문에 대한 비난 이외에도 태권도협회 비리의혹이나 김동성 금메달 박탈 파문 때 미국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도 거론하며 김의원을 성토했다.

특이한 현상은 매체의 성향에 따라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조선닷컴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폴에는 김용학 의원과 김운용 위원 중에 누가 옳다고 생각하냐의 질문에 김용학 의원이 옳다는 의견이 85%로 압도적이다. 네티즌 이공주씨는 조선닷컴 1000자 토론에서 “국익을 위한 선택을 했으면 지금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위원을 “자기를 위해 국가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지도자”라고 비난했다.

조선일보보다 상대적으로 진보적 매체로 평가되는 오마이뉴스의 분위기는 다르다. 오마이뉴스의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코너를 보면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 실패는 평창의 인지도 부족, IOC의원들의 백인주의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에 추천 점수가 올라가고 있다.

▲사건이 전말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의 김운용 IOC위원 잘못만 탓하는 등의 여론몰이는 사회적 문제인 '왕따'를 생각나게 한다.     ©인터넷이미지
이런 현상은 김용학 의원과 김운용 위원의 당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 독자들은 한나라당인 김용학 의원의 말을 신뢰하는 반면 반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오마이뉴스 독자들은 김용학 의원의 문제제기에 ‘총선용 공세’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논쟁이 지역주의 논쟁으로 번질 조짐도 보여 우려된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실패하면 다음 동계올림픽에 전북 무주가 도전하기로 되어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전국구 의원인 김운용 위원이 전북을 위해 일부러 평창 유치를 반대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번 논쟁이 국가위상에 좋지 않으니 논쟁을 중단하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Kimjy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미디어 다음 게시판에 “김운용 의원을 바보 만드는게 아니라 대한민국 바보 만든다”며 논쟁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아직 확실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지만, 네티즌들의 토론은 활달하다. 하지만 이것이 한 사람에 대한 집단적인 언어 폭력이나 지역에 근거해 상대지역을 비난하는 것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띄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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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09 [12:0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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