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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휴전논의 멈칫, 이스라엘 무차별 공격 재개
전쟁 1달째 사망자만 1200여명... 1달 연장 우려 속 '즉각 중단' 국제여론
 
최방식   기사입력  2006/08/10 [18:37]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침공 한 달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에 대한 지상군 공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장 이슬람 세력인 헤즈볼라 괴멸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1천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유엔의 휴전논의는 시간만 끌고 있을 뿐이다. 각 국의 시민사회는 '즉각적 전쟁 중단',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미국 규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안보관련 장관들은 지난 10일 예루살렘에서 6시간의 모임을 갖고 레바논 남부지역에 대한 최강의 지상군 공격을 승인했다고 AFP가 10일 보도했다. 지난 9일 밤 헤즈볼라의 로켓포 공격으로 15명의 이스라엘 병사가 목숨을 잃고 38명이 부상을 입은 데 대한 보복이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레바논 침공 이후 병사 80명, 민간인 36명이 사망했다.
 
이 안보각료회의, 지상군 맹공 결의
 
하지만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인한 레바논의 피해는 그 규모면에서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 일방적 공격으로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으며, 공군과 지상군 공격으로 100만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시리아 국경을 넘은 이도 2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11일 공격을 감행, 별 저항을 받지 않고 레바논 남부 도시 마르자윤을 점령했다. 헤즈볼라로부터 대전차 미사일 저항을 받았지만 큰 위협은 되지 않았다고 레바논 경찰은 전했다. 여세를 몰아 장갑차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은 저항없이 남부 레바논 국경지대의 최대 기독교인 거주지로 진군했다.
 
하지만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마르자윤에 있는 최대 거점을 사수하고 있다. 이 곳은 이스라엘이 2000년 5월 점령지를 반환할 때까지 이스라엘 민병대의 본부가 있던 곳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 구호기관들은 긴급 구호가 절실한 남부 레바논으로 들어가기 위해 잠시 공격을 중단하도록 미국이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부시행정부는 유엔에서 언제 휴전결의가 나올지 모른다며 외면했다.
 
"전쟁 한 달 더 지속..." 속셈 들어내
 
이에 따라 이스라엘 침공 1달(12일 개전)만에 총 1천2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전쟁이 한 달 더 연장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엘리 이샤이 이스라엘 부총리는 9일 공영라디오와 대담에서 "개인적으로, 전쟁이 한 달 더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속셈을 드러냈다.
 
특히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9일 공격에 따른 보복으로, 움직이는 모든 건 공격하겠다고 강경 목소리를 내 국제구호단체의 비난을 사고 있다. 대상이 누구든 가리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종군기자들은 자전거를 구입해 움직이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의 정전 논의는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5일 1차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레바논과 아랍국들의 거부로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전쟁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국제평화유지군이 배치될 때까지 일정기간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주둔을 허용한 것이 말썽이었다.
 
미국의 친 이스라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레바논 사태를 끝내기 위한 첫 단계일 뿐"이라며 "즉각적 휴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에게 헤즈볼라 괴멸작전을 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유엔안보리, 미국 압력으로 논의답보
 
이스라엘 측도 유리한 결론이 나왔다며 철수할 때까지 헤즈볼라 소탕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반기고 있다. 법무장관은 "우리에게 유리한 결의안"이라며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안보리는 이르면 11일 쯤 표 대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레바논과 아랍국들이 즉각 거부의사를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레바논 외무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의 즉각적 철수가 없는 한 휴전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도 한 목소리를 냈다.
 
아랍연맹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긴급 외무장관회의에서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한 대표단을 유엔에 파견해 결의안 수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왈리드 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아메드 아블 게이트 이집트 외무장관도 "초안은 전쟁 지속을 위한 처방전이며 이스라엘 요구만 채택했다"며 "회의에서 아랍권이 레바논 민중과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아랍국 '점령지 철수' 빠진 초안 거부
 
입장이 난처해진 프랑스는 수정 결의안을 미국측에 내놓았다. 레바논이 1만5천명의 정부군을 국경지대에 파견해 이 지역을 6년간 거점으로 삼아온 헤즈볼라를 해체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추가 협상에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국이 요지부동이어서 그렇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시민사회의 이스라엘&미국 규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 6일 뉴욕, 파리, 마드리드, 런던, 시드니 등 유럽 주요 도시와 이슬람국가 도시들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즉각적 전쟁중단",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에서도 이날 기자회견과 시위가 열렸다.
*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인터넷저널> (www.injournal.net) 편집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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