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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학생들의 두발자유를 허하라!
[비나리의 초록공명] 학생들의 머리를 통제대상으로 삼는 시대는 끝나
 
우석훈   기사입력  2005/05/14 [14:03]
나는 전두환이 대통령 되던 해 중학교 1학년에 들어갔고, 중학교 3학년 때 두발이 자유화되었고, 고등학교 때 교복을 벗었나...
 
작으마한 껌정 운동화에 시꺼먼 교복, 그리고 몇 학년에 무슨 학교라고 졸라 붙은 빼찌달구... 내 인생에 가장 괴로왔던 순간이었다.
 
두발을 왜 자꾸 우리나라에서 단속할려고 할까? 간단하다. 머리를 누군가 손을 댈 수 있다는 걸 통해서 머리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복속될 수 있고, 누군가 건드릴 수 있다는 걸 '내재화'시키기 때문이다.
 
학생 단속? 옛날에는 그게 명분이었다. 이른바 ‘공돌이’와 학생들이 섞여버리면 단속할 수가 없다.
 
▲  교사들에 의해 머리카락이 잘려나갔다. (서울 K 공고)     ©  노컷아이두

요즘도 학교 안 다니는 ‘공돌이’들이 아이들과 섞이는가? 말도 안되는 소리다.
 
불행한 건 자신의 일부가 구속당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도 구속하고 싶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욱 폭력적이 된다.
 
말로는 자유 시장 얘기하면서 내버려 두라고 외치면서 또 다른 입으로 두발 단속을 하겠다고 하고, 게다가 규율을 정할 때 학생도 같이 끼어서 하면 안될거냐구?
 
장난하냐? 머리로 상징되는 신체를 규율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데, 규율을 스스로 만들라구? 그러면 더 병신된다. 무슨 학생들이 메조키스트들인줄 아냐? 자신의 머리를 자신이 단속하는 규율을 스스로 만들면, 정신분석학적으로 자기 분열증 걸린다... 한 마디로 쪼다되는 거다.
 
이런 간단한 자유도 주어서는 안된다고 악악 거리면서, 무슨 기업의 자유는 그렇게 많이 달라고 하나?
 
하여간 두발은 무조건 자유화되어야 한다... 별 토 달 일도 없다. 머리 길면 어떻고 땋으면 어떻고, 또 맨대가리에 힙합머리까지... 암 상관없다.
 
내가 다녔던 파리 10대학의 대학원 시절, 2,000명의 경제학과 대학원생 중에 1등은 오토바이에 가죽옷 타고 오는 극우파 스킨헤드였다. 열라 미웠지만 공부 졸라 잘했다.
 
산업경제학에 국가 모델 집어넣은 것으로는 세계 최고의 대가인 꼬리아(Corait) 교수도 학회 가서 보니까 가죽옷 입고 선글라스 끼고 와서 논문 발표하고, 오토바이 타고 가버렸다.
 
별 쓸데없는 이유로 우리의 아이들이 힘 빼게 하지마라. 안 그래도 존만하고 야릇한 교육제도 때문에 머리 꼭지가 돌은 아이들이다.
 
머리라도 편하게 하게 좀 냅둬라. 규율, 그런 쓸데없는 규율은 당신네들 땅투기 하고 집투기 할 때나 적용하기 바란다.
 
선생님들도 사디스트가 아니고 학생들도 메저키스트가 아니다. 그런 쓸데 없는 갈등 관계가 있어야 세상이 돌아간다는 교육부의 꼴통 머리는 이해가 안된다. / 논설위원
 
* 필자는 경제학박사로 초록정치연대(www.greens.or.kr) 정책실장입니다. 최근 <아픈 아이들의 세대 - 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뿌리와이파리, 2005)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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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5/14 [14:0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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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굴까?? 2005/07/15 [15:40] 수정 | 삭제
  • 학생 두발화는 학생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다!
    교육부는 두발 자유화를 즉각 시행하라!!!
  • gjk 2005/05/14 [23:06] 수정 | 삭제
  • http://cafe.daum.net/out14
  • 조은.. 2005/05/14 [19:43] 수정 | 삭제
  • 저도 고등학교 입학과함께 교복자율화되엇져...
    좋은시절이였는데..
    머리나 복장규제는 왜하는지.....
    알아서 스스로 절재하는법을 아주 첨부터 가르켜줄 생각이없나봐요
  • 2005/05/14 [15:14] 수정 | 삭제
  • 말씀에 공감은 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 좋은 대학에만 들어갈 수 있다면 그깟 인권이나 자유는 조금 침해되도 좋다는 학부모와 선생들의 인권불감증

    2. 나 하나만 참고, 나 하나만 잘 되면 그만이지 뭐하러 두발 규제 철폐 집회나 나서냐고 생각하는 대다수 학생들의 이기주의

    이 두개가 잘 어우러져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