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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자 내각'에 비난 봇물…"국민 위화감 조성"
장관 후보자들 재산 논란, 투기의혹 일어…이 당선자 측 "문제될 것 없어"
 
이석주   기사입력  2008/02/22 [13:48]
새 정부가 출범도 하기전에 이른바 '이명박 내각'을 둘러싼 온갖 의혹들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초대 장관 후보자 15명 중 12명이 두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한 '부동산 부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이들의 평균 재산은 39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놓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땅부자 내각"이라며 일부 내정자의 교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승수 총리 내정자의 학력·투기 의혹과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논문 표절 논란 등 내각 발표 이후 쏟아지고 있는 일련의 의혹들과 맞물리면서, 이명박 당선자의 '도덕 불감증'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 측은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비난 받아서는 안된다"라며 문제될 것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청문회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자신감' 까지 내비치고 있다.
 
▲초대 장관 후보자 대부분이 부동산 부자들로 밝혀지면서, 투기 의혹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왼쪽부터 박은경 환경부, 이춘호 여성부, 강만수 제경부, 김성이 복지부, 정종환 건교부 장관 내정자)     © CBS노컷뉴스

"총재산 45억 이춘호 장관…여성부 장관 아닌, 부동산 장관"

통합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22일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땅이 많다고 모두 지탄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에서 부동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볼 때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이춘호 여성부 장관에 대해 "부동산 장관이라고 말해야 할 정도로 (재산이) 너무 많다"며 "80년대 초 복부인 모임에서 대표격인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정부의 첫 내각에 대해서 과연 바람직한가 라는 회의가 들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국무위원 후보자 15명의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이춘호 장관의 경우 부동산과 예금 등을 합쳐 총재산이 45억 8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엔 14억원 상당의 서초구 소재 아파트와 양재동 소재 단독주택, 오피스텔 3채, 3억원 이상의 예금 등이 포함됐다.

우 대변인은 "하나 하나 말하기에는 너무 많다.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해서 어쩌자는 것인지 걱정이다"라며 "과연 내각이 이렇게 땅 부자로 구성돼서 서민정책을 입안할 수 있겠는지 회의가 든다. 정책의 신뢰성과 정당성이 훼손당할 수 밖에 없는 구성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력, 투기 의혹'을 불러온 한승수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서도 "한 나라의 재상을 지내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애초 이 분이 내정될 때만 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청문회를 거치며 어렵지 않은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첫 인사에 대해서 만큼은 협조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지난 15년간 민주주의가 정착돼온 과정에서 형성된 공직자의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다시 5, 6공 시절로 후퇴시켜야 하는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고 개탄했다.
 
우 대변인은 "명백하게 도덕적 하자가 많은데도 이런 문제들을 넘어가야 하는가"라며 "역대 어느 정권에서 이렇게 도덕적 하자가 많은 공직자들을 내정했는지 답답하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 문제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검증 거쳤어…합법적 재산, 많은게 뭐가 문제?"

한편 초대 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계의 비난에 대해 이 당선자 측 주호영 대변인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위법이나 탈법이 있다면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인수위의) 정밀 검증과정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는 18일 저녁 새 정부의 국무위원 후보 15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가 이른바 부동산 부자들로 밝혀지면서, 투기 의혹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주 대변인은 "더 자세한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지고 그것의 정당 여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만약 재산 취득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밝혀진다면) 일정 부분 자신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혀 비난여론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시사했다.

주 대변인은 한 총리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 "70평생 살면서 이사도 여러 번 다니고 이럴 텐데, 우연히 어느 지역에 살게 된 것이 그 지역의 땅값이 올라갔다고 해서 그것을 투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우리가 살다보면, 어느 지역이 좀 살기가 좋아진다고 하면 이사가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런 걸 가지고 투기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평균 재산 39억원…유인촌 140억원으로 '최고 부자'

앞서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재산신고 내역에 따르면, 15명의 총재산 합계는 587억 667만원으로 평균 39억 1378만원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최고액을 신고한 내정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부동산과 예금을 합쳐 총 140억 1979만원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이 소유한 1인당 평균 부동산 자산은 26억 1209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다소 부정적인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인사청문회의 관문을 통과한다 해도 '부동산 투기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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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22 [13: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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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08/02/23 [01:39] 수정 | 삭제
  • 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잃어버린 10년 뒤의 이명박 정부의 성적표
    - 역대 대통령과 초대 내각 공직자 신고 재산 내역 평균

    "지난 10년 동안 너무 많이 잃어버렸다더니... 왜 이리 불은거야?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것보다 더 많잖아?"

    다음은 잃어버린 10년의 진상입니다.(도대체 뭘 잃어버렸다는거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한나라당은 온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나?)

    제14대 김영삼 정부 : 김영삼 대통령 16억4527만원, 초대 내각 10억4890만원
    제15대 김대중 정부 : 김대중 대통령 8억8686만원, 초대 내각 16억9621만원
    제16대 노무현 정부 : 노무현 대통령 2억552만4000원, 초대 내각 13억1287만3000원
    제17대 이명박 정부 : 이명박 대통령 353억원, 초대 내각 39억1천377만원(합계 587억666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