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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풀어낸 성(性)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
[책동네] 영화평론가 연동원씨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 출간
 
김명완   기사입력  2006/11/10 [01:04]
최근 들어 인문·사회과학에서 연구 분야로 성(性)과 관련된 학문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철학·사회학·문학·역사학에서 성과 관련된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여성문제나 성정체성을 소재로 한 영화를 별도 섹션을 두어 상영할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만큼 '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를 통해 성(性)의 역사를 훑어보는 책이 출간됐다.

영화평론가 연동원 씨는 고대ㆍ중세ㆍ근대ㆍ현대 등으로 나눠 당시의 성 문화를 다룬 영화를 통해 성과 결혼제도를 조명하고, 개방과 금기라는 카테고리 속에 동성애ㆍ매춘ㆍ포르노그라피 등을 묶은 '역사 속의 성, 영화 속의 젠더'(연경미디어)를 펴냈다.

이 책에는 기존의 성과 관련된 역사학 분야의 연구를 정리함과 동시에 그것을 영상문화콘텐츠인 영화를 통해 보다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주로 다룸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  <역사속의 성, 영화속의 젠더>에서는 동성애, 매춘, 포르노그라피 등 금기의 역사도 서술했다.     © 연경미디어, 2006
왜곡된 성규범 현상은 비단 서양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도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다. …… 필자는 바람직한 미래의 남녀상을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의 책들을 섭렵했다. 구체적인 방법과 단계가 제시되어 있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이중 삼중의 복선이 깔려 있는 뜬구름 잡는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그 책들은 결국 남녀간의 이해와 상호존중 그리고 사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결론에 이르고 있다. - p. 189∼190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라는 영상매체를 '성의 역사'에 접목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단순히 시청각자료라는 보조적 위치로서 '영화'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학이라는 학문에 거의 동등한 입장에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오늘날 영상매체가 차지하는 비중과도 연관되어 대중들은 문자언어보다 영상언어에 익숙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그래서 픽션보다는 실제 사실을 소재한 영화가 관객은 물론 독자들에게 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판단이었다.

책의 구성방식은 '성과 결혼'이라는 테마를 서양 고대부터 현대 정보화 사회에 이르기까지 시대 순으로 나열하였다. 또한 개방 대 금기라는 첨예한 갈등으로 양분되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동성애, 매춘, 포르노그래피' 주제를 독립된 장으로 구분하여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각 장(章)과 주제에 적합한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삽입하고 그와 관련된 영화적 표현과 역사성을 비교했다.
 
동성애, 매춘, 포르노그래피에 관한 서양의 역사는 '개방 대 금기의 역사'이다. 바꿔 말해서 서양의 성문화는 고대 그리스의 개방적인 성 풍조와 중세 가톨릭 금욕주의의 대립과 갈등의 역사라 할 수 있다. …… 현대 사회의 성관념은 고대 그리스와 중세 기독교 사회 중 어느 쪽에 해당될까? 그것은 의문의 여지없이 고대 그리스의 성문화로 회귀했다고 생각된다. 즉 개인주의적이며 개방적인 성 풍조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 p. 305∼306

책 속에 '마틴 기어의 귀향', '킨제이보고서', '노스 컨츄리' 등 유명 영화 14편이 등장한다.

1부에서는 고대·중세·근대·20세기·현대라는 5가지로 나누었다.

'헨렌 오브 트로이'편에서 자유주의 여성을 말했고, '마틴 기어의 귀향'에서는 영화 속 주요 소재인 '간음'을 통해 중세사회의 성 문화를, '킨제이 보고서'와 '노스 컨츄리'에서는 현대인의 숨겨져 있는 성 의식을 표현했다.

2부에서는 성 개방과 동성애라는 예민한 부분을 다루며 현대의 성의식을 말하고자 했다.

'알렉산더'와 '두 여자의 사랑'에서는 동성애를, '베로니카 - 사랑의 전설'에서 현대사회의 매춘을 말했다.

특히 '사드'와 '부기 나이트'에는 모든 나라에서 불법인 포르노 산업에 대해 변천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책은 무책임한 성의식을 말하거나 포르노 영화를 옹호하지는 않는다. 다만 딱딱한 서술방식의 학술서적이 아닌 일반 독자 혹은 영화에 관심 있는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성의 역사와 문화'를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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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1/10 [01: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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