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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이회창후보 지지자들의 침묵
침묵의 나선이론, 방심은 금물 박빙의 대결중ba.info/css.html'>
 
민경진   기사입력  2002/12/06 [01:43]
{IMAGE2_LEFT}"침묵의 나선이론"에 대해서는 들어 본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목소리 큰 사람 때문에 분위기에 짓눌려 나머지 사람들이 입을 다무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속 마음을 감추거나 아예 답변을 피한다.

최근 부산지역에서 노무현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금지되어 있지만 노무현이 전국 판세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음은 눈치 빠른 한국인답게 이미 다 알아채고 있어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이 많이 침울해 있을 줄로 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지지자들이 설득에 나서면 어떻게 될까? 이회창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사람이 아니라면 상당수는 후보를 바꾸거나 이도 저도 싫으면 그냥 기권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을 지킬 것이다. 심지어 지난 번 후보단일화 여론조사 때 걱정했던 것처럼 일부 영악한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는 일부러 지지하지도 않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지금 유포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허수가 끼어있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을 좌우하는 요소를 정리하자면 일단 DJ를 심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좋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과연 대세를 잡고 있느냐는 것이겠다. 언론의 보도가 노 후보가 승기를 잡고 있다는 것이므로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들은 지금 두 가지 선택에 직면해 있다.

{IMAGE1_RIGHT}그냥 입을 다물어 버리고 투표일까지 묵묵히 기다리다 이회창 후보에게 꾹 한 표 던져 주거나 아니면 "에라 빌어먹을" 욕 한마디 하고 그냥 기권해 버리는 것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이회창 후보 지지자들에게 끊임 없이 박빙의 상황임을 주지시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거나 아니면 전반적인 투표율을 끌어내리는 것이다. 필자의 관찰로는 지금 한나라당은 두 가지 전술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노 후보 입장에서 그가 승기를 잡고 있다는 소식은 지지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노 후보는 간간히 대세론을 언급하기도 하는데 어설프게 할 경우 지지층의 긴장을 이완시켜 투표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만약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조차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대세론이 폭 넓게 유포된다면 상당수 지지자들은 낭패감에 기권해 버릴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당선되지 못 할 후보에 투표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가 무려 5년 동안이나 대세론을 유포한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론은 무엇인가? 지금 유포되는 판세를 곧이 곧대로 믿는 것은 양 진영 모두에게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는 뜻이다.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현재수치에 최소한 3% 더하고 노후보의 지지율은 거꾸로 3% 낮추어야 정확한 형세가 나온다. 결국 두 후보는 사실상 한 치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방심하지 마시라. 이 후보 지지자의 상당수는 여론조사에서 속 마음을 보여주지 않거나 주위의 분위기에 짓눌려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정권심판 일념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가볍게 속내를 보여주지 않는 법이다. 노 후보 지지자들은 지금 환호작약할 것이 아니라 젊은 층의 투표율을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jean  

* 필자는 [테크노 폴리틱스](시와사회, 2002)의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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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12/06 [01:4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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