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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이 민주당 대통령후보 맞나?
노무현신당의 조건과 정몽준 변수
 
서영석   기사입력  2002/07/30 [11:52]
작금의 민주당을 보면 과연 이 당이 대통령선거를 불과 5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정당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한나라당이 일사불란한 체제로 대여공격은 대표가, 대국민 서비스는 대통령후보가 맡는 효율적인 역할분담을 하고 있는 것과 너무나 선명한 대조가 되고 있어 더욱 그런 느낌을 준다.

{IMAGE2_LEFT}당내 경선에서 스스로 뽑아놓은 대통령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느니, 마느니 아직도 전열정비를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8-8재보선은 차기 대통령선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스스로 의미규정을 해놓고도 이런 판에 이길 곳 어디 있겠느냐며 선거지원보다는 딴 생각에 열중하고 있는 소위 당의 중추란 국회의원들의 행태도 거의 정당으로서는 막가파에 속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도 만든다.

물론 민주당이 자중지란을 일으켜 정말로 막가든 말든 어디까지나 국외(局外)에서 지켜볼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는 옵저버가 상관할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통령직만 남겨뒀을뿐 이 나라의 입법부와 지방행정,지방입법부를 거의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그런대로 앞으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견제 기능을 담당할 유일한 정당이 현재로서는 민주당이기 때문에 이런 쓸데없는 걱정마저 하게 되는 모양이다. 분명히 밝히지만 필자는 민주당원도 아니며, 최소한 지난1년전부터 지금까지 민주당의 어떤 직책에 있는 사람과도 개인적인 관계를 가져본 적은 전혀 없다.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노무현씨는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라고 볼 수가 없다. 특정정당의 대통령후보란 무엇인가. 특정정당이 집권을 위해, 스스로 간판으로 내세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없는 당력도 있는대로 끌어모아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선거전을 향해 나아갈 때만 대통령후보란 이름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를 뒷받침해주는 틀인 민주당이나 그 구성원들은, 필자가 보기에는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통령 낙선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고 있다. 대통령 후보란 어의에 걸맞는 후보나 정당은 지금으로서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지리멸렬상을 보이고 있는가. 일차적으로는 이 당의 대통령 후보인 노무현씨 인기가 급락한 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따지고 보면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는 이유다. 노무현씨 인기가 급상승했던 것은 그가 변화하고 있는 정치 패러다임에 그런대로 걸맞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유권자들의 지지가 바탕이 됐던 것이고, 노무현씨 인기가 급락한 것은 반대로 그런 대안이 되기에 의심스럽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란 틀이 한 긍정적 역할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노무현씨 인기 급상승일 때 최소한 정당조직으로서 민주당이 한 역할은 전무했다. 국민경선은 형식으로는 민주당내 잔치였지만 실제로는 국민경선이란 틀을 통해 국민의 여망이 반영됐던 것이지, 최소한 지금 민주당의 상부구조가 노무현씨 인기 상승에 기여한 바는 없다, 뭐 그런 얘기다.

반대로 노무현씨 인기 급락에는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안되는 선수라도 된다고 해야될 시점에 노무현으로 되겠어???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사람들 목소리가 더 큰 실정이니, 지지하고 싶은 사람도 과연 내가 지지해야 곳이 맞는건가 한번쯤 의심하고픈 그런 상황만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씨가 말을 바꾸고,믿음이 가지 않고,점점 나가다가는 어째 생긴것도 맘에 안들어...하는 등 그를 지지하지 못할 이유는 아마 1백가지도 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민주당이 아닌 유권자의 몫일뿐이지,최소한 스스로 후보로 선출해 놓은 사람에게 할 짓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1백가지 유권자들이 내놓아야 할 이유를 자격도 없는 민주당의 소위 비주류 의원들이 내놓은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경선으로 뽑혔으니 뭐라 정면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노무현이란 이단아에게 승복하기가 싫다, 그런 마음가짐의 연장선이란 얘기다.

갑자기 인기폭발일 때는 언감생심 말을 못꺼냈지만, 기회는 찬스라고, 인기가 떨어지니 할말 못할말 쏟아내고 있는 것이 지금 민주당 현실이다. 어쩌면 노무현씨가 진짜 대통령에 당선되는 그런 혹독한(?) 악몽이 현실화되기를 가장 바라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인지도 모른다.

이들이 대안후보니 뭐니 말만 번드르르 내놓고 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누가 옹립도 아닌데, 이미 대통령후보를 하고 있고, 그의 지지도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30%선을 유지하고 있는 판에 정작 민주당의 경선 테두리 안에 들어와 한판 붙어보려고 할 것인가. 지금 노무현씨가 맞이하고 있는 혹독한 통과의례를 견디고 막강후보인 이회창씨와 붙어 이기겠다는 생각을 할 후보는 현실적으로 없다.

유일한 가능성이라고는 정몽준씨가 있지만, 최소한 정몽준씨가 민주당내 소위 비주류들의 꼬임(?)에 넘어가 덥썩 재경선의 함정에 빠져들리는 없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이미 노무현씨의 예에서 입증됐지만, 이런 인간들 믿고 덥썩 후보라도 됐다간 혹독한 통과의례의 검증 속에서 혹시라도 인기가 떨어지면 곧바로 목에 칼들이댈 것을 눈치 못챌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몽준씨가 민주당(앞으로는 최소한 당명은 바뀌겠지만)의 틀 속에 들어오려면 결국 노무현씨와 담판하는 길밖에 없다. 그리고 후보를 바꾸려면 어떤 담판을 하던 경선의 모양을 거치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이 민주당내 후보교체론의 함정이자 취약점이다.

여기까지는 현실에 대한 진단이니 필자 손가락 가는대로 쓸 수 있었지만 본론에 들어가려니 한마디 변명삼아 해야겠다. 본론이 뭔가. 민주당이 재보선 이후 환골탈태하기 위한 몇가지 조건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언제나 각론에 들어가자면 망설여진다. 누누히 얘기하지만 필자는 옵저버이지 민주당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자에게 편드는 언론에는 복이 있나니! 여러 선배제현들이 칼럼을 통해 약한자에게 편을 들었다는 선례를 좇아 파격적으로 몇가지 조건에 대해 썰을 풀어보겠다.

{IMAGE1_RIGHT}첫째는 노무현씨가 먼저 국민경선의 의미에 대해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필자가 몇번의 글에서 지적했듯이 그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그러한 열망이 바라는 조건에 그가 우연찮게 들어맞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가 그런 조건에 합당한 것으로 여겨지도록 정치적 역정을 쌓아온 것은 전적으로 그의 공이다. 하지만 그가 원칙을 지켜왔기 때문에 그런 인기가 있었던 것이지 그가 인기를 위해 원칙을 가장한 것이었다면 그런 인기가 애당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도양단식으로 얘기한다면,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원칙을 지키는 정치로 되돌아가라, 이런 얘기다. 원칙을 지키는데도 유권자들이 지지않는다면, 서슴없이 대통령에 대한 꿈을 버려야만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노무현씨 말고도 대통령할만한 사람들은 많다. 물론 조건은 국민이 지지해야만 한다는 것이긴 하지만.

부언한다면 양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옳다는 방향을 정하면 그것이 국민정서에 맞든 안맞든 밀고 나가야 한다. 진정한 정치지도자란 국민들이 오해한다고 자신의 믿음마저 바꾸는 사람은 최소한 아닐 것이다.

둘째는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하든가, 아니면 대통령후보에 걸맞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주체는 현재 대통령후보인 노무현씨가 자신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드느냐, 못하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민주당과 민주당 대통령후보란 정말 웃기는 짜장면 수준이란 점이다. 도대체가 낙선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그런 정당을 계속 안고 이기든 지든 선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것이 신당이든 당명을 바꾸는 것이든, 야당할 각오를 하고 이념과 노선이 맞는 사람들로 재정비해야만 한다. 솔직히 지금의 민주당으로서는 정권재창출은 커녕 야당 구실마저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더이상 얘기하면 선을 넘을 것 같아 그래도 원론적인 수준 범위 내에서만 몇마디 휜소리 늘어놓아봤다.



* 이 글은 필자의 사견(私見)이오니,이 점 양지하시고 읽어주시되 특히 오프라인 국민일보의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 개인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란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 본문은 서영석기자의 노변정담(爐邊情談)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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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7/30 [11: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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