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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와 '샤를 보들레르', 그리고 민주당의 '유혹의 정치'
대장금이 끝났다... 슬프다....
 
이름쟁이   기사입력  2004/03/25 [14:36]


제목 : 추미애와 '샤를 보들레르' 그리고 민주당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대장금이 끝났다... 슬프다....

이름쟁이의 브랜드정치 칼럼 2004년 3월 25일

 

1.

뽕쥬르~~~~ 노뽕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안녕치 못합니다. 흑흑... 대장금이 끝나서 너무나 슬프답니다. 노뽕님들이 판치는 이 어둡고 황량하고 광막하기 그지 없는 세상에서 대장금만이 유일한 낙이었거든요. 지금까지 일요일이 빨리 지나가기를 소망하며 몇 달을 보냈는데 갑자기 인생의 즐거움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월요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적은 최근 몇 달간이 처음입니다. 혹시 대장금 2탄을 제작한다는 뉴스는 없던가요?

노뽕님들은 시끄러운 탄핵무효시위 대신 MBC로 달려가 대장금 2탄을 제작하라고 시위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아.... 너무도 마음이 허합니다. 흑흑... 그리고 노뽕님들은 엥간하면 만주벌판으로 가서 시위하던지 태평양 한가운데로 가서 시위하실 의사는 없으신가요? 제 사무실이 광화문에서 가까운데 토요일날 하도 시끄러워서 일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아... 이영애 여신이시여... 여신께선 이젠 큰일도 끝내셨으니 부디 자칭 10만대뽕.100만대뽕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소서... 아멘. 이상 이름쟁이의 브랜드정치 도입글 끝..

2.

금나라의 침공으로 전환기에 있었던 북송말 남송초 시대때, 빼어난 미모와 시문에 출중한 능력을 지녀 여류 대사가(大詞家)로 꼽힌 이청조(李淸照)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깨가 쏟아지는 금슬로 유명했던 이청조는 새색시 시절, 아래와 같은 시 한수로 남편에게 애교를 부렸습니다.

어깨 위에서 꽃 팔기에
한 가지 사려니 꽃망울 터질 듯
눈물인 양 이슬방울 또르르 구르나니
빠알간 꽃잎엔 이슬 자욱 남았어라
낭군님이 나보다 이쁘다 할까 근심되어 말하길
용모야 꽃보다 못하고
귀밑머리 이미 세고 비녀 꼽기 힘들지만
그래도 낭군님께 비교해 보시라고 해야지

갑자기 웬 애정시 소개를? 하시겠지만,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의원이 대표로 선출된 것과 추미애 의원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민주당을 보고 곰곰히 생각에 잠기노라니 위의 시가 머리에서 맴돌더군요. 민주당이 어서 빨리 추의원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여 추의원이 민주당을 이끌고 유권자들에게 이청조 처럼 새색시의 귀여움과 애틋한 사랑으로 애교를 펼쳐야 그나마 민주당이 살아날테니 말입니다.

민주당 지지성향의 사이트와 추의원의 사이트를 두루 돌아보니 그들의 심정을 이청조의 또다른 詩인 아래의 시 '성성만(聲聲慢)'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찾고 찾고 또 찾지만
냉랭함과 스산함뿐
처량하고 비참하고 외로워라
잠깐 따뜻하다 금방 추워지니
몸 편히 보전키 어려우리
두 잔 석 잔 맑은 술 마시지만
슬픔 어찌 감당할꼬!
저물수록 바람만 매서워라
기러기 날아가네
이내 맘 너무도 아프게 하지만
그래도 옛 시절 서로 알았었지

온 땅에 국화꽃잎 쌓이더니
너무도 초췌히 변했구나!
이제 어느 뉘가 너를 딸꼬?
창가에 지켜 앉아
홀로 어이 저문 날을 보낼까
오동잎에 가랑비 내리더니
황혼이 되어도
두둑두둑 두둑두둑
이때라
어찌 '수(愁:근심)' 이 한자를 견디리오!

위의 '근심 수' 자는 추미애 의원의 성인 가을 秋와 마음 心 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위의 시가 민주당과 추미애 의원의 지지자들의 마음을 표현하기가 좋더군요. 추의원의 현재 마음도 愁일 것이고, 민주당의 마음도 愁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노뽕님들은 추의원이 민주당의 근심거리가 될 거라 마타도어를 하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다 추의원이 열린당의 근심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워낙 탄핵반대광풍이 불어 힘들거라구요? 힘들긴 하겠지만 뭐, 솔직히 그렇게 생각하시잖아요. 그쵸? 노뽕님들?

3.

속히 민주당과 추의원에 대한 글을 써달라는 메일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름쟁이도 추의원처럼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이름쟁이의 유혹의 정치'를 독자들을 상대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궁(?)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지난 한달동안 쓴 추의원에 대한 많은 글들속에 추의원의 행보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들을 많이 넣어놓았기에 특별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시리즈를 읽어보신 분들은 굳이 이름쟁이가 부연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하셨을 테고요.

그러나, 민주당이 끝내 자멸의 길로 들어설지 그나마 추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회생의 길을 선택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물론 저는 민주당이 회생의 길로 들어서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어이없게도 탄핵을 선택한 경우가 있었는지라 민주당의 현명함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바라만 볼 뿐이죠...

민주당이 추의원을 포기하고 선대위를 출범하기로 했다죠? 방금 나온 소식을 보니 조순형 대표는 마지막까지 타협을 바라는 눈치를 보였던데 이는 '유혹의 기술'에 참고글로 나와있는 '장 보드리야르'의 < 유혹에 대하여 > 라는 글의 내용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 태만, 부인, 무시, 기만, 관심철회, 모욕은 진정한 유혹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비책이었다. 끈질기게 쫓아다닐 경우 평범한 유혹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유혹은 부재시에 이루어진다...............

유혹은 펜싱과 비슷하다. 견제 작전으로 상대를 속이려면 먼저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 이 기간동안 유혹자는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기는커녕 다양한 책략을 통해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그는 그녀에게 직접 말을 걸기보다 그녀의 숙모에게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녀와 대화를 나누더라도 사소하거나 엉뚱한 주제들만 다룬다. 그는 일부러 더 현학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모든 것을 중립적으로 몰아간다. 여성스럽거나 에로틱한 그녀의 행동에도 그는 절대 반응하는 법이 없다.

심지어 따분하기 짝이 없는 샌님처럼 굴면서 그녀가 먼저 파혼 얘기를 꺼내게 만든다. 이로써 유혹은 완성되고 그녀가 자신을 완전히 내던질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만들어진다. ]

추의원도 위의 글내용과 비슷한 자세를 부분적으로 민주당에게 취하지만 민주당 역시 추의원에게 위와 같은 포즈를 취하여 추의원을 굴복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둘이서 비슷한 스탠스로 고무줄 당기기를 하고 있죠.

이것은 '키에르케고르'의 이야기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후퇴를 통해 나는 그녀에게 쫓는 자의 자리를 넘겨준다. 나는 자꾸만 뒤로 물러나고, 그럴수록 그녀는 성애의 힘과 그로 인한 엄청난 혼란과 열정과 희망과 조급한 기대의 실체를 깨달아 나간다. ]

추미애 의원과 민주당은 서로 '쫓는 자'의 입장에서 '쫓기는 자'의 입장으로 바뀔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모습은 민주당이 '쫓는 자'의 입장에 가깝습니다.

'추의원의 후퇴를 통해 추의원이 민주당에게 쫓는 자의 자리를 넘겨준다. 추의원은 자꾸만 뒤로 물러나고, 그럴수록 민주당은 성애의 힘과 그로 인한 엄청난 혼란과 열정과 희망과 조급한 기대의 실체를 깨달아 나간다.' 가 되어 민주당이 추의원에게 빨리 애정을 고백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지만 희망찬 예측은 하지 않으렵니다. 저는 민주당이 진짜 탄핵을 하게 될 거라 봤습니다만, 민주당은 제 뒷통수를 치지 않고 진짜 탄핵가결을 이루어낸 정당이라서 상식적인 예측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식적인 결정을 내렸다해서 추의원과 그녀의 일당(?)들이 탈당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탈당하지 않고 호남과 수도권의 무소속출마자들과 연대하는등의 방법을 통하여 민주당과 이원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탈당하지 않아도 추의원과 소장파들이 민주당 지도부에 협조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민주당에게는 큰 타격이니까요.

따라서 추의원은 실권없이 단순 얼굴마담에 지나지 않고 나중의 선거결과에 추궁만 받을 선대위원장을 끝까지 거부해도 됩니다. 아쉬운 것은 민주당이지 추의원이 아니거든요. 혹 소장파들이 탈당한다 해도 추의원은 끝까지 현 민주당에 남은채 민주당 지도부와 싸워도 됩니다. 아쉬운 것은 민주당이지 추의원이 아니니까요.

다행히 추의원이 요구가 전부 수용되어 추의원이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 좋은 것이고, 안되면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나마 회생의 길을 포기하고 그냥 민주당은 그대로 침몰하는 거죠. 어떤 분들은 추의원이 이 정도에서 양보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시지만, 실권없고 아무것도 이뤄낸 것 없이 얼굴마담만 되는 선대위원장과 정당에게 관심을 가져줄 유권자들은 없습니다. 박근혜 의원마저 한나라당의 대표가 되었거늘 추의원은 얼굴마담이나 하라고요? 아무 성과도 없습니다. 추의원만 개인적으로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게도 소득이 없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 선대위원장은 않하느니만 못합니다.

'유혹의 기술'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라는 장에서 이러한 상황을 '석류'로 상징하여 표현했습니다.

[ 정성스럽게 심어서 잘 돌봐주면, 석류는 익기 시작한다. 너무 일찍 수확하거나 나뭇가지에서 억지로 떼어내면, 석류는 시고 딱딱해서 먹을 수가 없다. 알이 빼곡하게 들어차고 과즙이 풍부해질 때까지 내버려두면, 석류는 저절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석류가 제일 맛있을 때는 바로 이때이다. ]

어차피 추의원이 아쉬울 것은 없는 바, 석류인 민주당이 알아서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내버려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

추미애 의원이 지방으로 자취를 감춘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정치'를 했더군요. 이것은 '악의 꽃'이라는 유명한 시집을 남긴 프랑스의 보들레르(1821~1867)의 '편지유혹(?)'와 맞닿아 있는 '유혹행위'입니다.

어둠이 쾌락의 시간을 알리는 야심한 밤에
비겁한 도둑처럼, 그대 빛나는 보물을 향해 몰래 다가가
와락 덮치고 싶어라........
그리고 어지러워 쓰러질 것만 같은 기쁨!
탐스러운 그 입술이
매일 내 것이 되도록
내 악의의 독을 주입하리.

위의 시는 보들레르가 마담 사바티에 라는 여성을 꼬시기 위해 처음 그녀에게 보냈던 시인데, 이에 관한 자세한 전말을 보도록 하죠.

유혹의 중력

1840년대 초반 프랑스 예술계의 관심은 온통 아폴로니 사바티에 라는 한 젊은 여성에게 쏠려 있었다. 그녀는 조각가와 화가들이 앞다투어 작품으로 형상화시킬 만큼 굉장한 미인이었고 매력도 있었다. 남자들은 거만하면서도 이야기가 잘 통하는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파리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는 작가와 화가들의 모임 장소로 변했고, 곧이어 마담 사바티에(그녀는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마담 사바티에로 통했다)는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문학 살롱의 여주인이 되었다. 그녀의 살롱에 드나들던 손님들 중에는 플로베르, 대뒤마, 테오필 고티에와 같은 작가들도 끼어 있었다.

1852년이 끝나갈 무렵, 당시 서른 살이었던 마담 사바티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익명의 그 남자는 그녀를 깊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녀가 자신의 감정을 비웃을까봐 이름을 밝히지는 못하지만, 그녀를 흠모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꼭 밝혀야겠기에 펜을 들었다고 했다. 사바티에는 그런 식의 관심에 익숙해 있었지만, 그 편지는 좀 달랐다. 그녀에 대한 이 남자의 관심은 거의 광신에 가까웠다. 일부러 휘갈긴 듯한 필체로 씌어진 편지에는 그녀에게 바치는 시도 들어 있었다. < 너무도 눈부신 이에게 > 라는 제목의 그 시는 그녀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로 시작해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다.

어둠이 쾌락의 시간을 알리는 야심한 밤에
비겁한 도둑처럼, 그대 빛나는 보물을 향해 몰래 다가가
와락 덮치고 싶어라........
그리고 어지러워 쓰러질 것만 같은 기쁨!
탐스러운 그 입술이
매일 내 것이 되도록
내 악의의 독을 주입하리.

그녀를 경배하는 표현속에는 분명, 잔임함이 깃든 낯선 욕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 시는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 시는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시를 쓴 사람의 정체를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몇 주 후, 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이번에도 역시 사바티에를 찬미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그리고 저번처럼 시도 한 편 들어 있었다. 이번 시의 제목은 < 완전한 하나 >였다.

한 가지 아름다움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으니,
그녀는 존재 전체가 하나의 성스러운 꽃........

오, 신비한 변형 작용이여!
내 모든 감각이 하나가 되어 굽이쳐 흐르고...........
말을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향수가 되고,
그녀의 숨결은 현기증 나는 음악이 되네!

편지를 보낸 사람이 사바티에에게 사로잡혀 자나깨나 그녀를 생각했으리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그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는 밤낮으로 그를 생각하면서 그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했다. 계속해서 이어진 그의 편지들은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그녀를 더욱 깊게 옭아맬 뿐이었다. 상대가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했다는 이야기도 듣기 좋았지만, 자신의 육체적 매력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더욱 듣기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담 사바티에는 문제의 작가가 몇 년째 자신의 살롱에 드나들고 있는 샤를 보들레르라는 젊은 시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는 수줍음이 많은 듯했고, 실제로 그녀에게 말을 건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쓴 시 몇 편을 읽어본 결과, 편지 속의 시들보다 덜 세련되긴 했지만 문체가 비슷했다. 그녀의 아파트를 찾을 때면 보들레르는 늘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곤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잔뜩 긴장한 채 그녀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던 것 같기도 했다. 그 표정은 분명, 사랑에 빠진 젊은이의 표정이었다. 그때부터 그가 찾아오면, 그녀는 그를 주의깊게 관찰했다.

관찰을 하면 할수록 그가 범인이라는 확신이 들었지만, 그녀는 굳이 자신의 직감을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그와 직접 대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줍음을 잘 타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그는 남자였고 곁을 주면 그녀를 가지려 할 게 틀림없었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편지가 뚝 끊겼다. 마담 사바티에는 도무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편지는 그 전의 다른 어떤 편지보다도 그녀에 대한 흠모의 감정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이 흘렀다. 그 동안 그녀는 익명의 남자가 보낸 편지에 대해 종종 생각했지만, 편지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하지만 1857년 보들레르는 < 악의 꽃 > 이라는 시집을 발간했고, 사바티에는 그 가운데 몇 편은 일전에 그가 그녀를 위해 쓴 시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그 시들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공개되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시인은 그녀에게 선물을 보냈다. 특별히 양장으로 제본한 시집과 친필로 서명한 편지 한 통이었다. 그는 자신이 바로 그 익명의 작가라고 밝히면서 과거에 그녀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점을 용서해달라고 썼다. 그리고 그녀를 향한 자신의 감정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설마 단 한순간이라 할지라도 내가 당신을 잊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요?....... 내게 있어 당신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소중한 영상 그 이상입니다. 당신은 나의 미신이자......... 나의 영원한 동반자요, 나의 비밀입니다! 그럼 이만. 당신의 손에 나의 헌신적인 마음이 담긴 키스를 보냅니다."

이 편지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편지보다도 마담 사바티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어쩌면 그의 어린아이 같은 진지함 때문이었거나, 마침내 그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는 사실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에게 늘 뭔가를 원하는 다른 남자들과는 달리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녀는 당장 그를 만나고 싶었다. 다음날 그녀는 그를 자기 아파트로 초대했다. 보들레르는 정해진 시간에 나타났다. 그는 초조한 표정으로 자기 자리에 앉은 채 커다란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면서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다 입을 연다고 해도 의례적인 이야기 뿐이었다. 그는 초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가 가고 나서 일종의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만 마담 사바티에는 이튿날 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나는 오늘 아주 차분한 상태랍니다.우리가 함께 보낸 화요일 저녁의 기억이 또렷하게 떠오르는군요. 감히 말하건대, 당신을 생각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뜨는 걸 느끼게 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입니다. 이처럼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적도 없거니와, 당신처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적도 없습니다. 당신의 영적 친구로부터."

마담 사바티에가 이런 편지를 써보기는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녀는 늘 쫓기는 입장이었다. 이제 그녀에게서 평소와 같은 냉정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더욱 악화될 뿐이었다. 보들레르가 곧바로 답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다시 그를 봤을 때, 그는 전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 그녀가 다시 그를 봤을 때, 그는 전보다 더 차가워져 있었다. 그녀는 그의 오랜 연인으로 갑자기 그의 인생에 다시 끼어든 잔느 뒤발(보들레르의 연인, 혼혈 여배우 잔느 뒤발)이 그를 빼앗아간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애가 달아 그를 껴안고 입을 맞추려고 했지만, 그는 반응을 보이기는커녕 핑계를 대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녀는 그가 갑자기 멀어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자기를 찾아줄 것을 간청하는 내용의 편지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밤새 뜬눈으로 그를 기다리곤 했다. 그녀는 그런 식의 절망을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었다. 무슨 수를 쓰든 그를 유혹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편지 세례, 애교, 갖가지 약속 등, 그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조리 시도했다. 마침내 그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답장을 보내왔고, 그것으로 상황은 끝이 났다.

[ 마담 사바티에를 쥐락펴락했던 보들레르의 전략은 유혹에 임하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제공한다.

상대와 늘 일정 정도 거리를 유지하라. 익명으로 남아 있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너무 자주 모습을 보이거나 귀찮은 방해꾼으로 비쳐서는 안된다. 공격자라는 인식이 박히면 상대는 방어하는 데 급급할 테고, 그렇게 되면 유혹에서의 긴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편지를 이용해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항상 자신을 생각하게 만들라. 신비한 분위기를 풍겨 상대가 궁금증을 갖게 만들라. 보들레르는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모호한 편지로 마담 사바티에를 애태웠다.

그러고 나서 상대가 욕망과 관심으로 몸이 달아오르면, 다시 말해 뭔가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라는 눈치를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라. 하루나 이틀쯤 연락하지 말라. 갑작스러운 후퇴는 불안을 야기한다. 그들이 불안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혹자를 소유하는 길밖에 없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대가 저절로 품에 안기게 만들라. 그들 스스로 애가 달아 쫓는 자의 입장에 서게끔 해야 한다. ]

5.

민주당은 이제 그만 추미애 의원을 상대로 한 '유혹의 정치'를 거둘 때가 되었습니다. 추의원에게 애정고백하고 빨리 항복하세요. 그 결과는 시경(詩經)에서 아래와 같이 적시하고 있는 바, 본 이름쟁이를 믿고 추의원에게 홀라당 넘어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노뽕님들은 추의원에 대한 무식하기 짝이 없는 무지막지한 욕설과 마타도어를 중지하십시오. 상대방에 대한 야유를 해도 아래처럼 머리를 써서 유식하게 해야 남들에게 설득력이 있답니다.

개구리밥 뜯는 것을 남쪽 계곡 물가에서 하고
마름풀 뜯는 것을 저 길 도랑물가에서 하세.

어디에다 담을까 광주리에 가득 담고
어디에다 삶을까 가마솥이나 옹솥에 삶아야지.

좋은 것은 담아다가 종묘사당에 차려놓으리.
그 누가 주관하리. 젊고 예쁜 막내딸이라네!

위의 시는 시경(詩經)의 소남(召南)편에 나오는 채빈('개구리밥을 뜯세' 라는 뜻) 이라는 시인데, 개구리밥으로 상징되는 열린당과 마름풀로 상징되는 한나라당이 추미애로 상징되는 막내딸에게 뜯기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상, 혼탁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름쟁이의 여신, 이영애 여신의 이름으로 오늘의 글쓰기를 마치나이다. 아멘. 끝.

아... 이영애 여신이시여...  저 어리석은 노뽕들이 이제 이영애 여신님이 더 이상 TV에 강림하지 않는다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여신이여, 걱정하지 마소서. 제가 여신의 어린양노뽕들을 계속 교화하겠나이다. 노뽕들이 보들레르의 편지를 본따,

"설마 단 한순간이라 할지라도 내가 당신을 잊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겠지요?....... 내게 있어 당신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소중한 영상 그 이상입니다. 당신은 나의 미신이자......... 나의 영원한 동반자요, 나의 비밀입니다! 그럼 이만. 당신의 손에 나의 헌신적인 마음이 담긴 키스를 보냅니다."

라며, 허구헌날 노무현미신에 눈깔이 헷까닥 돌아있는데, 부디 이를 용서하소서.. 어느 시대이건 미신에 혹한 인간들이 있나이다. 지옥에 남겨진 마지막 한명의 중생을 구제할때까지 성불을 미루겠다고 말한 지장보살님처럼 저도 마지막 한명의 노뽕을 구원할 때까지 성불을 미루겠나이다.

이번주도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진다고 하는데, 부디 그 행사를 노무현미신을 몰아내는 푸닥거리로 자리로 만들어주소서...

영애교 대천사 미카엘 이름쟁이 올림.

* <주장과 논쟁>란은 네티즌들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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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25 [14: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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