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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추미애가 민주당에게 -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름쟁이   기사입력  2004/02/26 [06:34]

 

제목 :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하여
추미애가 민주당에게 - 아프냐? 나도 아프다.
브레이크뉴스에 쓰는 이름쟁이의 브랜드정치 칼럼 2004년 2월 26일

 

1.
[ 공격자라는 인식이 박히면, 상대는 주춤거리게 된다. 그럴 경우에는 긴장이 풀어질 수밖에 없다. 그 상태로는 유혹이 이루어질 수 없다. 상대를 자극해서 사태를 역전시켜야 한다. 상대가 일단 주문에 걸려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대가 먼저 손을 내밀게 만들어야 한다. 관심이 없는 척하거나, 갑자기 발길을 뚝 끊거나, 지겨워졌다는 암시를 보내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것처럼 굴면서 상대를 애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너무 드러내놓고 하면 안된다. 그저 살짝 기미만 감지하게 하고, 나머지는 상대의 상상에 맡겨두라, 그러면 상대는 몸이 달아 적극적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스스로의 의지로 유혹자의 품에 안기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 유혹을 하는 쪽은 유혹자가 아니라 희생자 자신이라는 착각을 심어줘야 한다. ]
 
위의 글은 권력과 대중조작에 관한 고찰에 능한 미국의 '로버트 그린' 이란 사람의 '유혹의 기술(The art of seduction)' 이라는 책의 21장 '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라는 글의 서문에 나오는 글입니다.
 
현재, 추미애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가 대립해 있고,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추의원의 요구사항을 거절한 상태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추의원에게 대충 타협하고 민주당에 복귀하라고 하지만 아직은 그런 것을 생각해볼 필요는 없습니다.
 
왜?
 
추미애 의원은 현재 '유혹의 정치'를 구사하고 있는 '유혹자의 입장' 이기 때문입니다.
 
본글을 읽고 있는 분이 남자라면 연애시절을 한 번 뒤돌아 보십시오. 서로 고무줄 당기기 하며 여자의 알 듯 말 듯한 유혹에 얼마나 멍청하게 놀아났는지를....
 
추미애 의원과 민주당이 어떻게 고무줄 당기기를 할 지 모르겠지만, 추미애의원이 '유혹의 정치'를 구사하고 있고 민주당은 그러한 '여자에 의한 유혹의 정치'에 대한 경험을 겪어본 적도 없고 익숙하지도 않는 바, 추미애 의원에게 백기들고 사랑한다고 고백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왕이면 속히 추의원에게 투항하는 것이 좋겠지만, 어쨌든 추의원의 '유혹의 정치'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발버둥을 치다 애정고백을 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자, '유혹의 기술'의 '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에 나오는 또 하나의 글을 보시죠.
 
[ 인간은 원래 고집스럽고 제멋대로인 동물인데다 다른 사람들의 의도를 삐딱하게 보려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유혹의 과정에서 상대가 저항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유혹이 쉽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다. 유혹이 마냥 쉽기만 하다면 굳이 후퇴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일단 의심을 극복하고 유혹자의 주문에 걸려들기 시작하면 저항은 눈에 뜨게 줄어든다. 다른 사람에게 끌려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런 상태를 즐긴다.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며, 그런 점에서 당신의 희생자도 빨리 결론이 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때가 한 발 뒤로 물러서야 하는 시기이다. 그들이 그토록 탐욕스럽게 기다리고 있는 쾌락의 절정을 제공한다면, 유혹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는 본성에 굴복한다면, 더욱 더 팽팽하게 긴장하고 더욱 더 열렬히 사랑하고 싶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다. 상대가 자신의 의지로 유혹에 적극 참여하게 만들어야 한다. 상대가 당신을 쫓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들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
 
위의 글에 의하면 '유혹자 추미애'는 아직 적당히 물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타협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복귀의 명분을 제공해도 더 버팅기며 고무줄을 더 당겨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이 추미애 의원의 그물에 완전히 걸려들어올 때까지 추의원은 타협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하고 고무줄을 더욱 더 당겨야 한다는 것이죠.
 
그럼 위의 글에 이어지는 또 하나의 글을 볼까요?
 
[ 심리학자 '시어도어 리크'에 따르면, 인간은 거절을 통해 사랑을 배운다고 한다. 유아기 때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에 파묻혀 지내면서 아무런 부족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좀더 자라면 어머니의 사랑이 무조건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어머니를 기쁘게 해주지 못할 경우,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라도 철회될 수 있다. 어머니가 언제든 애정을 거두어들일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를 불안과 분노에 휩싸이게 만든다. 처음에 우리의 계획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어머니로부터 다시 거절당하지 않으려면 그녀를 모방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으려면 그녀처럼 다정하고,상냥하고,친절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나간다. 이와 같은 깨달음은 우리와 어머니를 더욱 깊게 맺어준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남은 생애 동안 우리 안에 깊이 각인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거절당했던 경험을 통해 구애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유혹에서도 이때 배운 방법을 적용하라. 먼저 상대에게 무조건 애정을 쏟아붓도록 하라. 그럴 경우 그들은 그런 감정이 어디서 비롯되는지도 모르면서 일단 기뻐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절대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다 당신이 한 발 뒤로 물러나 관심을 거두어들이면, 그들은 불안과 분노를 드러내면서 당신에게 화풀이를 하려 들 것이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어린아이와 똑같은 반응을 보이게 된다. 즉, 당신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당신을 모방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말해 당신처럼 애정을 쏟아붓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세를 역전시키려면, 거절의 두려움을 이용하라.
이와 같은 양상은 관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되풀이된다. 한 사람이 차가워지면 다른 사람이 애를 태우며 쫓아가고, 또 그 사람이 차가워지면 이번에 쫓기던 자가 쫓는 자로 바뀌면서 계속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유혹자는 이러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어머니가 잠시 관심을 거두어들임으로써 아이에게 다시 사랑받는 법을 가르쳤듯이, 당신도 상대에게 유혹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전도된 역할을 즐기는 법을 터득하라. 즉, 단지 쫓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하라. 상대에게 쫓기는 기쁨이 사냥할 때의 스릴을 압도할 때가 더 많다. ]
 
위의 글처럼, 추미애 의원이 민주당에 애정을 쏟아부어줄 때는 민주당에서는 기뻐했죠. 그러다 추의원이 민주당을 차갑게(?) 대하자 민주당은 불안과 분노를 추의원에 들이댔지요. 그러나 민주당이 정말로 추의원을 잃고 싶지 않다면 윗글에 나오는 어린아이처럼 엄마(?)의 뜻을 따르게 될 겁니다.
 
물론, 추의원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민주당에게 유혹의 기술을 가르쳐 자신을 꼬시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윗글의 세 번째 문단의 이야기입니다.
 
2.
여기서, 추의원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실 분들이 있을실 텐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추미애 의원은 현재 '유혹의 정치'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유혹의 기술'의 제 20장, '적절한 고통으로 상대의 마음을 장악하라'의 서문을 소개하도록 하죠,
 
[ 대개 상대를 유혹하려면 늘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한마디로 잘못되었다. 처음에는 친절한 태도가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차츰 식상해지고 만다. 상대를 즐겁게 해주려고 지나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약점을 잡힐 수 있다. 따라서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간간이 상대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상대만을 생각하는 척 강렬한 관심을 기울이다가, 이따금씩 다른데로 눈을 돌리며 무관심한 척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죄책감과 불안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잠시 만나지 말자고 제안하는 것도 좋다. 그러면 상대는 공허감에 빠져 심적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 미안하다고 하면서 다시 친절한 태도로 접근하면 상대는 행복한 마음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상대에게 약한 마음을 갖게 만들수록 그 효과는 더욱 증폭된다. 에로틱한 감정을 한껏 고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좋다. ]
 
여자가 남자를 유혹할 때, 남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지요? 바로 그것처럼 추의원이 민주당을 제대로 유혹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에 적절하게 고통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추의원은 단지 민주당만 유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들까지 유혹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에게도 때때로 적절한 고통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권자에게도 고무줄 당기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2일 연합뉴스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나왔더군요.
 
[ "정체성.정책 이미지 구축해야"
 
"우리나라 정당이 정당정치의 이념을 실현하고 생존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차별적인 정책개발을 통해 우호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야권으로부터 `이미지 정치'라는 공격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정책 사령탑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최근 취득한 경희대 경영학과 박사학위 논문 `브랜드 이미지가 상품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정당 대표의 특성은 당의 이미지 형성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분석했다.
 
정 의장은 효과적인 선거전략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지난 16대 대선에서의 유권자 행동을 분석한 이 논문에서 특히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정당이나 정치적 소신 등과는 관계없이 개인적 이미지가 우호적이고 분명한 인사를 영입해 출마시키는 전략도 효과적이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정당과 정치인의 특성이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에게 동등하게 인식되지 않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후보자의 개인적 특성이나 이미지와 관련한 요인이 유권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당의 국정수행 능력과 정당 구성원의 특성, 모체정당의 이미지 등이 현 정당의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만 당의 정책특성이나 운영방식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의 이같은 생각은 최근 `노란 점퍼' 신드롬 구축이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언론계 출신 인사와 스스로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밝힌 이계안(李啓安) 전 현대카드.캐피탈 회장 등의 잇따른 영입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열린당의 정세균 의원이 '정치와 브랜드 이미지'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써서 화제가 되었나 본데, 둘 관의 견련관계가 깊고 응용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본 이름쟁이가 2년전부터 브랜드와 정치를 엮어 칼럼을 썼지요. 둘 간의 관계는 그냥 마케팅이나 브랜드서적만 봐도 한눈에 뻔히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정치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마케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대중심리와 심리조작에 깊이 있는 연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즉, '유혹의 정치'를 어떻게 구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려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초보나 마찬가지입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지만 여자뿐 아니라 사람들 전부, 대중의 심리는 '갈대'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공통적인 부분이 있지만 여러 부분의 책을 보고 공부를 해보아도 어렵더군요. 대중심리는 여론조사만으로는 쉽게 알아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 개인의 심리도 표층심리.저층심리.기층심리.심층심리가 각각 제 각각일 경우가 많아 정확히 대중심리를 뽑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심리'는 '욕구'와 다른 것이라서 어느 개인도 어느 것이 자신의 진짜심리이고 진짜욕구인지를 알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쨋든, 대중정치인의 입장에서 대중을 제대로 유혹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원하는대로 해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때로는 적절하게 고통을 유권자에게 안겨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것이 욕먹을 짓이건 뭐건간에 말입니다.
 
바로 이러한 '유혹의 정치'를 추미애 의원이 시작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폭로(?)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있었습니다. 추의원이 본격적으로 유혹의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기에 아무 소리하지 않았죠.
 
작년에 추의원이 민주당의 분당시점에서 열린당으로 오지 않는다고 한참 서프에서 노뽕맞은 뽕대가리들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을 때, 김동렬님이 '아프냐? 나도 아프다' 라는 글에서 추미애의원을 엄마에 빗대어 엄마처럼 민주당의 아픔을 도닥여주기 위해 민주당에 남았다고 이야기 했을 때, 위에서 어린아이와 엄마에 대해 나온 것처럼 '어? 눈치깠나?' 라고 걱정을 했습니다. 유혹의 정치를 폭로해서 먼저 김새게 하면 어쩌나 해서요.
 
아무튼,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유혹'에 능한 것이 '여자'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추의원을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또한 대선에 추의원이 나온다면, 저는 추의원이 누구와 맞붙는다 해도 추의원의 당선을 벌써부터 별로 의심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추의원이 대선전에서 '유혹의 정치'의 절정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린당의 정동영 의장을 굳이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정의장은 이미지정치를 어찌어찌해서 잘할 수는 있을 망정, '유혹의 정치'부분에서는 추의원을 당해내지 못합니다. 본능적으로 유혹에 강한 여자가 아닌데다 그런 가능성도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정의장이 차기 대선에서 추의원과 맞붙는 상황이 온다면 차기대선은 포기하고 차차기 대선을 노려보는 것이 정의장에게 바람직합니다. '유혹의 정치'는 단지 머리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 기술은 앞으로 나머지 4년간 배운다해서 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2년전 대선이 '이미지정치'의 승리로 귀결되었다면 차기 대선은 '유혹의 정치'가 대세를 판가름할 것입니다.
 
'유혹의 정치'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분은 먼저 스탕달의 '연애론'을 읽고 위의 '유혹의 기술'을 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가 대학시절 한참 연애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이 가시나를 꼬셔서 오늘밤 쓰러뜨릴 수 있을까'를 터득하기 위해 '연애론'을 5번 정독을 했습니다.
 
결과는?
 
에...... 제가 너무 잘생긴 관계로 뜻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쉽게 자기를 차 버리면 어떻게 하나.... 를 가시나가 내심 고민하고 있었고, 저는 그 걱정을 풀어줄 스킬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가시나가 저를 꼬실 수 있는 '유혹의 기술'을 은근슬쩍 어느 정도 가르쳐 주어야 했는데 너무 지겹도록 고무줄을 놓았다 당겼다 하는 짓만 했거든요. 이것이 제가 그녀를 오늘밤 쓰러뜨리지 못한 이유입니다.
 
연애이론으로는 박사였는데.. 쓰바.....
 
3.
자, 다시 '유혹의 기술'을 보기로 하죠.
 
[ 처음에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정신적인 유혹), 그 다음에는 혼란을 조성하면서 상대의 온 신경을 휘저어 놓았다 (감정적인 유혹). 이제 육탄전을 치를 때가 왔다(육체적인 유혹). 이 단계에 이르면, 상대는 욕망으로 한껏 몸이 달아올라 있다. 약간 냉담하게 나오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면, 상대는 외면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바짝 애가 타서 무조건 따라오게 되어 있다(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상대를 달아오르게 하려면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각에 불을 지펴야 한다. 피부 밑으로 스며들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독처럼, 상대의 성적 욕망을 자극하는 신호를 보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욕망에 휘둘리게 만들어야 한다(성적 매력을 유혹의 수단으로 삼으라). 상대가 다가올 절정의 순간을 기대하면서 욕망으로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 일격을 가하라. (최후의 일격을 가하라)
 
일단 유혹이 끝나면 그 동안 걸어두었던 주문이 풀리면서 지금까지 기울였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수도 있다 (유혹이 성공한 후 찾아오는 휴유증을 경계하라). 관계가 끝난 후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계속해서 상대를 다시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만족시키고 나면 신속하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고 다음번 희생자를 공략할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고 나면 게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
 
위의 글은  '유혹의 기술' 제 4단계, '유혹의 결실을 거두어들이라' 에 나오는 서문글입니다.
 
추의원의 경우는 아직 '최후의 일격을 가하라'의 단계에 까지 나아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 다음에는 혼란을 조성하면서 상대의 온 신경을 휘저어 놓았다 (감정적 유혹)' 의 단계에 있죠.
 
여기서 추의원이 조심해야 할 것 2가지를 다시 '유혹의 기술'을 통해 알아보기로 하죠.
 
아래글은 '적절한 고통으로 상대의 마음을 장악하라'의 마지막 부분, 유혹자가 조심해야 할 것을 기술해 놓은 부분입니다.
 
[ 이미 많은 학대와 고통을 당해온 사람들에게 또다시 고통을 주었다가는 멀리 도망가고 말 것이 분명하다. 삶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통보다는 위로와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고통을 가하는 기술은 삶이 편안하고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안락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마치 벌을 받아 마땅한데 오히려 편안하게 지내는 것 같은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에게 현실을 깨닫게 해 줄 수 있는 고통이나 정신적인 학대를 갈망한다.
 
고통을 통해 쾌락을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너무 일찍 사용해서는 안된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 마오쩌둥의 아내 장칭, 화가 피카소와 같은 유혹자들은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는 사디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만일 이들 유혹자에게 희생된 사람들이 그와 같은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도 멀리 달아나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유혹자는 처음에는 친절과 애정을 앞세워 일단 상대의 환심을 산 다음에 학대와 고통을 안겨주는 전술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바이런은 처음 볼 때는 어찌나 천사처럼 보였던지 그에 대한 항간의 나쁜 소문이 오히려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상대는 자신만이 바이런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착각에 빠져 유혹의 늪으로 깊이 빨려들어갔다. 그러다가 바이런의 잔인함을 경험하게 되는 순간이 되면 때는 이미 늦어 버린 뒤였다. 이미 감정적으로 그의 노예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고통을 받을수록 더욱 애정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이들 유혹자는 처음에는 양의 탈을 쓰고 쾌락과 애정을 미끼 삼아 상대에게 접근한 뒤 나중에 잔인한 본성을 드러낸다. 고통을 가하는 전술을 사용하려면 이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아래글은 '쫓는 자가 쫓기는 상황을 만들라' 의 마지막 부분, 유혹자가 조심해야 할 것을 기술해 놓은 부분입니다.
 
[ 경우에 따라서는 부재(不在)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 유혹에서 중요한 순간에 자리를 비울 경우, 상대의 관심이 식을 수도 있다. 게다가 당신이 없는 동안 상대가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도 그만큼 많아진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를 쉽게 유혹했지만, 첫 만남 이후 그는 다시 로마로 돌아갔다. 클레오파트라가 아무리 신비하고 매혹적이었다 하더라도, 그를 너무 오래 방치했더라면 그는 결국 그녀의 매력을 잊어 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가 군사원정을 나갈 때 그를 따라가 평소처럼 교태를 부렸다. 일단 그녀를 보게 되자, 그는 다시 그녀의 주문에 걸려들어 그녀를 쫓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바로 이 점을 노렸다.
 
부재전략은 상대의 애정이 확실하다고 판단될 때만 사용하되,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서는 안된다. 이 방법은 유혹이 어느 정도 진전되고 난 후라야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 아울러 너무 뜸하게 편지를 쓰거나, 너무 차갑게 대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지나치게 관심을 보이는 것도 좋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고통과 쾌락을 번갈아 제공하면서 상대를 의존적으로 만들거나 스스로를 완전히 포기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성격 자체가 원래 소극적인 사람들은 상대가 뭔가 과감한 행동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겨우, 실망할 수도 있다. 소극적인 사람을 대하면서 얻는 기쁨도 적극적인 사람을 대하면서 얻게 되는 기쁨에 못지 않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대할 경우에도 지켜야 할 원칙은 비슷하다. ]
 
지금은 서울로 상경해 있는지 모르겠지만, 추의원이 며칠간 시대인 전북 정읍으로 자취를 감추고 연락이 두절되었었지요.
 
위의 두 부분 모두, 유혹자인 추의원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은 부연설명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것이니, '유혹의 기술'에서 참고로 덧붙여 놓은 프랑스의 작가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소설, '아더왕 이야기'의 한 부분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랜슬롯은 자기가 자살했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소문은 사방으로 퍼져나가 마침내는 저녁식사를 하고 있던 왕비 기네비어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랜슬롯이 죽었다는 헛소문을 접하고, 그녀는 하마터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했다. 그 소문이 진짜라고 믿었기에 그녀는 거의 말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녀는 식탁에서 일어나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고 슬픔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그녀는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몇 번이고 자신의 목을 움켜잡았다. 하지만 곧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면서 하느님의 용서를 구했다. 기네비어는 언제나 그녀의 것이었고 만약 살아 있다면 앞으로도 그녀의 것일 사람에게 죄를 지은 것에 대해 스스로를 꾸짖었다...........

 

그녀는 친절하지 못했던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기억해냈다. 모든 일들이 너무도 또렷하게 떠올랐다.

 

"오 맙소사!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 것을. 그가 내 앞에 왔을 때 일부러 더 그를 반기지 않았으니, 하물며 그이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으니, 그에게 말을 걸려고도, 심지어 그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니 그런 바보가 어디 있더란 말인가? 아니, 바보였다는 게 변명이 될 수는 없지. 그러니 신이시여. 저를 도와주소서. 저는 잔인하고도 위선적이었나이다!...... 그에게 치명타를 날린 사람이 바로 나였다니. 그가 나의 환대를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내게 왔을 때, 나는 그를 피하며 눈길조차  주지 않으려 했으니 이게 치명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거기다 그와는 얘기조차 하지 않았으니, 그이 심장과 그의 목숨을 끊은 사람이 어찌 내가 아니라고 할 수 있으랴. 이 두 번의 치명타가 그를 죽였으니, 내가 바로 살인자였구나."

 

"오, 하느님! 제가 저지른 살인죄를 용서해 주시렵니까? 아니 절대 용서하지 마옵소서! 차라리 모든 강과 바다의 물이 바짝 말라붙게 하옵소서! 죽기 전에 한 번만 이라도 그를 내 품에 안았더라면 이토록 가슴이 미어지지는 않았을 것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그의 옆에 누워 그를 즐겁게 해주었더라면.........."

 

.......... 동료 기사 예닐곱 명과 함께 귀향길에 오른 랜슬롯에게 기네비어 왕비가 자책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소식을 듣고 그는 뛸 듯이 기뻐했다. 랜슬롯은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느 때보다도 사기가 충천해서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왕비를 알현할 때 일부러 더 정중하게 행동했다. 왕비가 그에게 말했다.

 

" 좋아요. 당신이 헛소문을 퍼뜨리지 않았다고 믿겠어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니 믿기로 하죠. 하지만 만약 진짜 당신이 죽었다면 나는 두 번 다시는 행복해 질 수 없었을 거예요."

 

..... 이제 랜슬롯은 자신의 소원을 모두 이루었다. 왕비는 기꺼이 그의 연인이 되기로 했다. 그는 그녀를, 그녀는 그를 품에 안았다. 그녀는 부드러운 입맞춤과 애무로 일찍이 느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열락(悅樂)을 그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이 일은 영원히 비밀에 부치련다. 왜냐하면 글이나 말로는 도저히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가 최고의 기쁨과 쾌락을 누렸다는 것만 넌지시 비추고 넘어가련다.


 
4.
마지막으로, 유혹의 기술에 나와있는 '최후의 일격을 가하라' 라는 부분의 중요부분을 첨부하고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 유혹을 실제 세상과 분리된 세상이라고 생각하라, 여기서의 법칙은 실제 세상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상에서 적용되는 법칙들은 유혹에서는 정반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동등하게 보여야 한다.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권력욕을 너무 강하게 드러낼 경우, 질투와 분노를 야기하기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겉으로나마 친절하고 정중하게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 권력을 쥔 사람들도 겸손하게 보이려고 노력한다. 괜히 상대방을 자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혹에서는 모두 제약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어두운 면을 드러낼 수 있다. 다시 말해 유혹에서는 좀더 자기다워질 수 있다. 이와 같은 자연스러움은 그 자체로 유혹적이다. 문제는 실제 세상에서 너무 오래 생활하다 보니 자기다워질 수 있는 능력을 잃어 버렸다는 데 있다. 우리는 소심하고, 겸손한 데다, 지나치게 정중하다. 잘못 길들여진 겸손에 벗어나려면 어린 시절의 대담성을 되찾아야 한다.
 
원래부터 소심하게 태어난 사람은 없다. 소심함은 우리가 개발한 일종의 방어기제이다. 무모하게 도전하지 않는다면, 실패나 성공의 결과에 고통받을 필요도 없다. 친절하고 주제넘게 참견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에게 성자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소심한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것일 뿐 결코 성자는 아니다. 겸손은 사회생활을 하는데에는 유용할지 모르지만, 유혹에서는 치명적이다. 물론 겸손한 성자처럼 행동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유혹에서는 그런 가면을 벗어던져야 한다.
 
유혹을 성사시키려면 무엇보다도 과감해야 한다. 당신이 과감하게 나와야 상대도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억눌린 자신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열망한다. 유혹의 최종단계에서 과감함은 어색함이나 의심을 날려 버린다. 춤을 출 경우, 두 사람 다 앞에 나설 수는 없다. 한 사람이 이끌면, 다른 사람은 거기에 따라야 한다. 유혹은 평등한 게임이 아니다. 상대를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뒤로 물러서거나 권력을 공평하게 나누어 갖는게 옳다고 생각할 경우, 재앙을 초래할 뿐이다. 유혹은 타협을 모색하는 장이 아니다 쾌락을 추구하는 장이다. 유혹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 상대가 안쓰럽게 느껴질 경우, 굴복하는 사람의 기쁨이 공격하는 사람의 기쁨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하라.
 
1720년대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리슐리외 공작은 어떤 공작부인에게 푹 빠져 있었다. 그 여인은 빼어난 미모에 누구나 욕심을 낼 정도로 매력적이었지만, 너무나 정숙해서 따로 애인을 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의 내면에는 코케트(냉담한 나르시스트 형의 여인을 말하며 고무줄을 놓았다 당겼다 하여 어느 것이 그녀의 진심인지를 모르게 해서 남자를 환장하게 만드는 형)의 기질이 숨어 있었다. 리슐리외는 때를 기다렸다. 그는 귀부인들을 사로잡은 뛰어난 재치로 그녀를 유혹하면서 그녀와 친구가 되었다.
 
어느 날 밤, 그녀까지 포함된 궁중의 귀부인들은 그에게 장난을 치기로 했다. 그들이 세운 계획에 따르면, 그는 베르사이유궁전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벌거벗은 채 내쫓김을 당해야 했다.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고, 귀부인들은 그가 알몸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박장대소를 했다. 리슐리외가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는 많았다. 하지만 그는 많고 많은 장소 가운데 공작부인의 침실을 골랐다.
 
몇분후, 그는 그녀가 방으로 들어와 옷을 벗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촛불이 꺼지자 그는 그녀의 침대로 기어들었다. 그녀는 반항하면서 소리를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키스 세례로 그녀의 입을 막았고, 결국 그녀는 기꺼이 항복했다. 리슐리외가 이처럼 과감하게 행동하기로 결정했던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공작부인은 그를 좋아하고 있었고, 속으로는 그를 원하기까지 했다. 그녀는 그런 사실을 내색하거나 인정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의 확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둘째, 그녀는 이미 그의 알몸을 본 뒤였고, 거기에 깊은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셋째, 그녀는 그를 놀린 데 대해 약간의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노련한 유혹자였던 리슐리외가 판단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
 
과감한 행동은 기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상대를 너무 놀라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상대가 당신에게 빠지고 있다는 징후들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을 대하는 상대의 태도가 변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초조함을 내비친다. 속으로는 이미 백기를 든 상태이지만, 아직은 과감한 행동을 바라지 않는다. 바로 이때 공격해야 한다. 상대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기습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긴장과 망설임의 정도가 클수록 상대가 느끼는 해방감도 크게 마련이다.
 
그들은 항복하기로 결정한 순간, 마치 오랫동안 기다려온 여름철의 소나기처럼 긴장을 쏟아낸다. 과감한 행동은 미리 계획해서는 안된다. 그럴 경우 의도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슐리외처럼 기회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면 늘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상대의 욕망을 자극하려면, 먼저 유혹자 자신부터 욕망에 압도된 듯한 인상을 심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상대가 과감한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안심하게 만들었다가 기습공격을 가하라.
 
작가 반델로는 15세기 베네치아를 무대로 한 젊은 과부댁이 잘생긴 귀족 청년에게 갑자기 욕정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쓴 바 있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를 졸라 그를 성으로 초대하게 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다른 일 때문에 자리를 떠야 했고, 그녀는 청년에게 성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녀는 자신의 침실이 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이라며 자랑을 늘어놓지만, 정작 그에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그는 방을 보여달라고 간청하고, 그녀는 흔쾌히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
 
방에 들어선 순간, 그는 벨벳 커튼과 진귀한 물건들, 외설적인 그림, 우아한 흰 초에 그만 넋을 잃고 만다. 방안 가득 사람을 현혹시키는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과부댁은 촛불을 하나만 남겨두고 모두 끈 다음, 미리 따뜻하게 데워둔 침대로 청년을 안내했다. 그는 그녀의 애무에 순식간에 굴복하고 말았다. 당신도 이 과부댁을 본받아야 한다. 즉 과감한 행동에는 극적인 효과가 더해져야 한다. 상대로 하여금 공격을 받으면서도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극적인 효과는 주변상황이나 행동을 통해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하다. 과부댁은 자신의 침실을 일부러 지나침으로써 청년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두려움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어떤 무기를 사용하건 간에 똑같은 일상과 확연히 구분되는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감정에 빠진 사람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상대가 감정에 빠지면, 순간의 드라마는 더욱 흥미로워진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자신의 감정을 전염시키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발몽은 투르벨 부인을 화나게 하거나 고분고분하게 만들고 싶을 때면, 자신이 먼저 그런 감정을 드러냈다. 그때마다 투르벨 부인은 자기도 모르게 그와 비슷한 감정에 빠졌다.( 이 이야기는 너무 길어져서 생략) 사람들은 분위기에 아주 민감하다. 상대의 저항이 줄어드는 유혹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이런 경향이 특히 더 심하다. 과감한 행동을 취할 때는 말이 아닌 분위기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감정을 상대에게 전염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감정의 전이를 통해 상대의 무의식을 파고들 경우, 상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항할 능력을 잃고 만다.
 
과감한 행동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역사는 과감한 행동으로 성공을 거둔 여성 유혹자들로 가득하다. 먼저 좀더 전통적인 유형인 코케트형의 여성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갖은 교태로 남성의 욕망을 자극해 완전히 손에 넣은 다음, 마지막 순간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대 남성으로 하여금 과감한 행동을 취하게 만든다. 코케트는 남성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자극하고 나서 눈빛과 몸짓으로 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역사상 유명한 클레오파트라나,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조제핀이나 모두 이 방법을 사용했다. 남성은 스스로 남성답다고 착각하지만, 진짜 공격자는 바로 이들이다.
 
두 번째 유형의 여성들은 굳이 상대 남성을 착각하게 만들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가 주도권을 쥐고 먼저 상대를 공격한다. 마르가리타 드 발루아, 루 살로메, 장칭 같은 여성들은 이 방법으로 뭇 남성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공격자보다 희생자가 되고 싶어하는 상대의 욕구를 자극했다. 과감한 여성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첫 번째 유형의 여성에 비해 숫자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미온적인 남편이나 소심한 애인만 보다가 과감하게 행동하는 유혹자를 만날 경우,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유혹자는 바로 이 점을 노려야 한다. 다들 대담하다면, 대단함이 새삼스럽게 매력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여름소나기와 유혹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면서 땅이 바짝 말라 있다. 그러고 나면 공기가 묵직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폭풍 전의 고요가 찾아온다. 잠시 후 갑작스러운 돌풍과 함께 번개가 내리치면서 흥분과 공포가 조성된다. 몸을 피할 곳을 찾을 시간도 주지 않고, 장대 같은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드디어 해방감이 밀려든다. ]
 
내일과 모레, '추미애의 유혹의 정치 2탄,3탄'이 연이어 게재됩니다.
우리 주 무현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글쓰기를 마치나이다. 아멘. 이상 끝.

추미애가 민주당에게 - 아프냐? 나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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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2/26 [06: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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