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윤창중 성추행' 일파만파... 대통령에 늑장보고, 귀국종용 의혹도
 
안성용   기사입력  2013/05/12 [00:31]

 박근혜 대통령 방미 기간중 워싱턴에서 발생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하 윤창중)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가 윤창중의 도피성 귀국을 도왔거나 방조한 의혹을 사고 있다. 

이남기 홍보수석과 윤창중을 도왔던 청와대 직원들의 말을 바탕으로 사건의 전말을 재구성해 본다. 

현지 시간으로 7일 저녁 윤창중은 자신을 돕던 한국 여성을 숙소 옆 W호텔 바(Bar)로 데려가 술을 마시면서 성추행을 한다. 이어 호텔 방으로 올라가 피해 여성을 불렀고, 이 여성은 마지못해 8일 아침 일찍 윤창중의 방에 왔다가 속옷 차림의 윤창중을 발견한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A국장이 윤창중의 성추행 소문을 들은 것은 현지 시간으로 8일 아침 8시 이전이다. 방미 일정을 돕던 워싱턴 한국문화원 직원들로부터 피해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며 울고 있다는 보고를 들은 것이다. 

A국장은 즉시 윤창중에게 전화해 사실 관계를 물었지만 윤창중은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한다. A국장이 이남기 홍보수석에게 여성의 경찰 고소 움직임까지 포함해 보고한 시각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의회 상하양원 합동연설이 있기 2시간 전 쯤인 9시 30분쯤이었다. 

이 때 이 수석은 윤창중과 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수행해 미 의회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어서 A국장과 상의할 것을 지시하고 의회로 떠난다. 

이후 A국장은 윤창중으로부부터 여성이 경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미국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을 수도 있고, 한국에 돌아가 수사를 받는 방법이 있다고 얘기를 해 준다.  

이 부분은 청와대가 윤창중을 미리 빼돌렸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인지 A국장은 나중에 이 얘기를 자신이 한 게 아니고 문화원 사람들이 한 얘기라고 말을 바꿨다.  

윤창중은 귀국을 결정한 뒤 곧바로 공항으로 가 오후 1시 30분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  

이남기 수석은 윤창중의 귀국 소식을 언제 들었을까? 이 부분에서는 이 수석의 설명이 다소 중언부언해 명확하지가 않다. 하지만 윤창중으로부터 '집안일 때문에 먼저 들어가야겠다'는 전화를 받거나 직접 들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수석은 10일 밤 서울에서 가진 비공개 브리핑에서 "서울로 간다는 얘기는 저한테 하지 않았고...잘 기억은 안나는데 서울로 가냐 안가냐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저로서는 전혀 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았을 때여서 A국장과 얘기하라고 하고 차를 타고 (의회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말에 의하면 이 수석은 A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을 즈음에 윤창중으로부터 귀국 얘기를 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A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윤창중으로부터 귀국 얘기를 듣고도 귀국을 허락했다면 책임을 면키 어렵다. 

한편 윤창중이 최종적으로 귀국 결정을 내린 것은 낮 12시쯤이었다. A국장은 "본인이 결정을 했고, 이 수석에게 보고한 게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윤창중의 귀국 소식이 이 수석에게 공식 전달된 것은 오후 3시쯤으로 미 국무성-->주미 한국 대사관을 통해서였다. 이 때는 워싱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이었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윤창중의 성추행 사건 소식을 언제 처음 들었을까?  

A국장 등으로 윤창중 관련 사건을 보고 받은 이 수석은 자세한 상황 파악을 위해 곧바로 보고를 하지 않다가 만 하루가 지난 9일 오전 9시쯤이었다. 이 수석이 주미대사관을 통해 윤창중의 귀국을 공식 확인하고도 상당 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 때는 박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고 난 뒤였으며, CBS가 "靑 고위관계자, 방미중 성추행 연루 의혹, 急 귀국"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를 한 뒤 한시간 정도가 지난 시간이었다. 

이 때문에 늑장보고 의혹이 일고 있다. 이 수석은 자세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대통령 일정도 계속돼 있어서 보고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쉬쉬하려 했거나,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3/05/12 [00:31]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