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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연내 입법전쟁' 무산…속도전 대신 '장기전' 수순
민주당 의장실 점거 해제 거부…국회 마지막 결전 준비
 
도성해   기사입력  2008/12/31 [18:23]

파국 직전까지 치닫던 여야 간 '입법전쟁'이 새해 초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여권이 강조했던 '연내 처리'는 무산됐다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과 의장실 점거 속에 여야 간 협상과 결렬, 재협상 그리고 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등의 수순을 거치며 물리적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우려했던 파국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31일 오후 마지막 대표 회담을 갖고 국회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새해 초 원내대표 회담을 재개해 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박 대표는 대표회동을 마친 뒤 "이날 회동에서 구체적 현안 하나하나에 대해 결정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국민에게 죄를 짓는 심정으로 파국은 막기로 하고, 새해에도 계속 대화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는 "원내대표단, 정책위의장단 대화도 있었지만 전혀 해결의 실마리가 없어서 안타깝지만 좋은 성과를 내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대화 재개 의지를 밝혔다.
 
'입법 전쟁'의 키를 쥐고 있는 김형오 의장은 30일 밤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질서유지권을 행사하지 않아 극단적인 물리적 충돌은 피할 수 있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그동안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쟁점법안인 FTA 비준안과 방송관련 법안을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김형오 의장을 압박해 왔다.
 
한나라당은 이날도 85개 중점법안의 일괄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김 의장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질서유지권 행사가 여야 간 극한 충돌을 초래해 정국이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 자명한데다 민주당 의원들의 장외 투쟁 등 후폭풍을 우려해 질서유지권 행사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의장이 내린 질서유지권은, 과거 형태처럼 질서유지권 발동과 동시에 회의장의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질서유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사무총장은 또 "임시국회 회기인 1월 8일 임시국회 회기내 (법안이) 처리될 수도 있고, 15일까지 회기가 연장된다면 그때까지 (민주당의 점거가) 계속될 수 있겠느냐"며 "어떻게든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처리하는 모습, 마지막까지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를 넘긴 '입법전쟁'은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월 8일까지 계속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국회를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 등 야권에 대한 고사·고립 작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진압이 어려운 상황에서 본회의장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민주당의 힘이 빠질때까지 기다린 뒤, 연초 적절한 시점에 본회의장 탈환에 나설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연내 쟁점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초조함 속에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의장이 안 움직이면 장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해 새해 초부터 쟁점 법안 처리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도 '입법전쟁'이 장기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본회의장을 점거 중인 의원들의 체력 비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등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탄핵 이후, 최악의 파행정국을 초래한 '입법전쟁은' 연초 또다시 정국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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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2/31 [18:2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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