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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팟'의 새 전략 “DRM 없애자” 통할까?
[쇼피디의 방통천하] 디지털 복제방지기술은 음악시장 수익도 ‘방지’한다
 
고찬수   기사입력  2007/03/22 [22:35]
DRM이 만능은 아니다

과거 김건모, 신승훈,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등 화려한 음악스타들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음반판매가 100만장이 넘는 것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음악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의 발달과 음원의 디지탈화로 CD의 판매가 급감하였고 이제는 10만장을 넘기는 음반을 찾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물론 CD판매 외에 휴대폰의 벨소리나 인터넷 상의 음원 사용 등 보다 더 다양해진 수익구조가 새로운 디지탈 시대에 생겨났다. 하지만 이 시장에서 나오는 수익이 줄어든 CD의 판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가 디지탈화의 초창기에 새로운 시장에 빠르게 눈을 돌리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의 많은 부분을 이동통신업체나 인터넷업체에게 주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CD판매를 늘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대부분의 음원제작자들이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제 계속 늘어가는 디지탈 음원의 수익에서 그 해답을 찾을수 밖에 없어졌다.
 
그래서 디지탈 음원에 대한 수익배분 구조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으며 여기에 온라인상의 디지탈 음원을 소비자들이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즐길 수 없도록 하는 복제방지기술에 음원저작권자들이 모든 것을 걸게 되어버렸다.
 DRM이라는 디지탈 암호를 사용한 복제방지 기술은 그러나 여러 가지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술이 사용하는 회사마다 다른 기준을 사용하여 한 업체에서 돈을 주고 산 음원은 다른  회사의 기기로는 들을 수 없는 형편이다.
 
각 회사마다 자신의 고유한 암호기술을 사용하여 소비자들을 자신들의 회사제품에 묶어두려는 전략을 고수하다보니 소비자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요즘은 휴대폰을 바탕으로 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음악사이트들이 디지탈음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모두들 다른 DRM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미국 같은 다른 선진국들도 마찬가지여서 유명한 애플사의 아이팟이라는 MP3플레이어도 자신들의 판매시장인 '아이튠스'를 통해서 산 것이 아니라면 재생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런 DRM의 업체간의 폐쇄성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아왔지만 음원의 저작권을 소유한 측에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그나마 보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DRM을 더욱 강화할 태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애플사의 CEO인 스티븐 잡스가 갑자기 DRM을 모두 없애자는 깜짝 제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비난을 피하고 책임을 음반제작사에게 돌리려는 책략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 말의 진실성을 믿고 DRM에 대한 철폐가 음악산업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한 컬럼니스트는 음악이 휼륭하다면 누구든 돈을 지불하고 음악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다면서 지금의 음악시장의 침체를 음반제작자들의 근시안적인 제작태도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그의 말처럼 정말 음악의 질 때문에 사람들이 공짜음악을 듣는다고 믿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어보이지만 그 주장에 숨어있는 진실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볼만한 것이라 생각이 든다. 누구의 말이 맞던 간에 어쨌든 단기간에 업체들이 DRM을 없애거나 통일할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또한 공짜 음악을 들으려고 하던 네티즌들이 갑자기 모두 돈을 내고 음악을 얻으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현실적으로는 불편을 감수하며 음악소비자들이 DRM으로 복제가 어려운 음악을 새로운 대안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DRM이 음악시장의 수익을 보장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이런 불편이 계속된다면 음악이용자들은 보다 편리한 새로운 대안을 다시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댓가의 지불이 없다면 좋은 창작물의 생산이 줄어들어 결국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계속해서 이런 주장을 반복하며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돌리는 것은 현명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www.showpd.pe.kr 쇼피디 고찬수     ©대자보
음악소비자들이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소비자들이 해야할 일이 아니라 음악으로 돈을 벌고 있는 음악산업의 종사자들이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DRM은 이제 막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영상분야에서도 적용이 되며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다. DRM이 어떻게 복제를 막아내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소비자들이 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여겨진다.
 
시장에서 수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단기적인 수익에만 집착을 하다가는 시장의 가장 중요한 소비자들을 놓치게 되고 장기적으로 시장자체가 소비자들의 원하는 바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 다른 사업자에게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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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3/22 [22:3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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