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동영상 UCC 전성시대, 사용자와 철학은 없다“
언론광장 ‘UCC 공론장 가능한가’ 심포지엄, UCC 공론장 기능 집중토론
 
김철관   기사입력  2007/03/10 [16:26]
UCC(이용자 생산 콘텐츠)의 열풍이 대단하다. 마치 UCC의 전성시대처럼 보인다. 인터넷 포털에서 UCC를 검색해 보면 엄청난 정보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UCC를 웹상의 이용자들이 만든 동영상 쯤으로 생각해 버리는 등 왜곡된 정보들 또한 많다. 
 
과연 이용자(국민)들은 UCC의 정확한 의미와 이해를 하고 있는 것일까. UCC가 이처럼 활성화됐다면 과연 담론을 전개할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물음에 답할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지난 8일 저녁 포럼 <언론광장>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UCC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 8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광장>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가 열렸다.     © 대자보 김철관

이날 ‘왜곡된 UCC 담론진단 ;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란 주제로 발제를 한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NGO학과 교수는 “사용자, 철학, 공론장이 빠져버린 동영상 UCC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현재 동영상 UCC는 잘 포장 된 상품으로, 대선 홍보 수단으로서 존재하며 UCC의 주체인 사용자가 없다”면서 “UCC 개념의 뿌리인 웹2.0이 표방한 참여, 개방, 공유,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네티즌 간 신뢰 등은 사라지고 오직 흥행만을 고려한 엽기적이고 자극적 영상만이 난무하다. 바로 UCC의 철학이 부재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와 철학의 부재는 당연히 공론장의 부재로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동영상UCC 문화에 절실한 것은 사용자, 철학, 공론장 형성”이라고 밝혔다.

민 교수는 대선과 관련해 UCC를 정치권의 홍보수단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정치집단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현재 정치권이 나서 UCC를 네거티브 선거(대선)판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자발적인 이용자 콘텐츠인 UCC를 선거캠프 홍보수단으로 제작해 네티즌들이 직접 제작해 퍼뜨리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등 국민을 여론을 호도하는 선거 전략의 핵심수단으로 잘못이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메시지는 없고 대선 후보 이미지만 살려가는 현재의 UCC는 공론장 기능보다 이미지 메이킹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사회적 공론장의 기능을 상실하고 네티즌들의 일시적 재미나 호감으로 선거후보를 선택하게 되는 등의 모순이 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UCC를 상품화시켜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콘텐츠 기업에 대해서도 그는 “기존 기업들은 콘텐츠 개발 등 투자비용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위해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며 “UCC는 네티즌들이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콘텐츠 개발비용이 안 들고 수많은 콘텐츠를 확보해 수익을 챙기는 등 손 안대고 코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 8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언론광장>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가 열렸다.     © 대자보 김철관
 
이어 “이렇게 함으로서 자기 기업 사이트에 충성스러운 네티즌들을 잡아 놓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며 “하지만 지하철가짜 결혼 동영상, 여중생 성추행 동영상 등 거짓으로 밝혀진 동영상(상품)에 대해 이를 제작한 네티즌들만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고, 이를 노출 시킨 해당 인터넷 기업은 비판을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최내현(미디어몹 편집장)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회장은 “최근 일부 선거캠프에서 네티즌들이 만든 것처럼 하는 UCC 제작을 제안 받은 적도 있다“며 ”20년 전 5공 핵심에다 군부권력의 핵심인 노태우 후보가 ‘보통사람이다’라고 해 당선됐던 생각이 났다“고 운을 뎄다.

이어 “UCC에 부정적인 면들을 걱정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자율적 정화기능으로 해결해 갈 것”이라며 “부정적인 UCC를 내보내면 반론적인 UCC가 이성적으로 대응해 공론장의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UCC 동영상이 화두가 된 것은 작년 초반이며 이후 작년 말부터 UCC라는 말이 많이 사용됐다"며 "최근 UCC는 생산과 제작이 집단화 경향을 띠며 소비는 개인화 경향을 띠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소위 논객의 글이 정치의사 결정에 큰 축을 담당했던 지난 2002년 대선 때와는 역전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명승은 매경인터넷 IT전문기자는 “UCC 콘텐츠 생산자는 처음 소수로부터 시작한다”며 “공감네트워크가 작용해 이용자로부터 차츰 선택되고 공감을 얻지 못하면 퍼뜨리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명 기자는 “공론장 형성에는 참여와 책임의식이 따른다”며 “공감하지 못한 잘못된 정보는 네티즌들의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털에 모 신문사의 기사가 송고되면서 댓글이 3천개가 실렸다“며 ”네티즌들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지적했고, 해당 기사는 3시간 만에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이는 잘못된 기사와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자정 능력이 네티즌(누리꾼)들에게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신문은 종사자들끼리 논쟁을 벌이지만 네티즌은 서로 논박하면서 활발히 움직인다”며 “잘못된 기사 기사를 잡아 블로그에 다시 확산 시키는 등 언론이 하지 못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바로 공론장이 만들어 져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UCC는 새로운 개념 아니며, 인터넷 자체가 UCC공간”이라며 “UCC가 일반적 문화현상으로 소통된 이유는 개인미디어 공간, 게시판 공간 등 개인 체인을 갖게 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콘텐츠 균형적 관점에서 매스미디어는 생산과 소비가 불균형을 이루지만 UCC는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루는 점이 중요하다”며 “UCC가 주류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재해석의 틀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UCC가 확실한 공론장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해서는 인터넷을 이용한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인규(프레시안 대표) <언론광장>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UCC심포지엄은 5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심포지엄이 끝나고 곧바로 <언론광장> 정기총회가 이어졌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3/10 [16:26]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