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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손 볼 사람’들은 대북 강경론자들
[시론]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해, 북한 핵문제 ‘상생의 길’을 찾아라
 
류상태   기사입력  2006/10/10 [16:18]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모처럼 국론이 통일(?)되려나 보다. '빨갱이 대통령'이라는 혹독한 말까지 들어가며 상생의 길을 찾던 노무현 대통령도 더 이상 포용정책을 지속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며 무릎을 꿇는 눈치다.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듯이 중국과 러시아도 미국과 모처럼 손발을 맞추려 한다. 그런 가운데 오히려 미국 한가운데서는 부시의 강경정책을 비난하며 북한과의 단독 대화에 나서라는 날선 비판이 일기도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신이 났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무릎 꿇고 사과하란다. 내각도 총사퇴하란다. 햇볕정책이 실패로 끝난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퍼 주지만 않았다면 북은 벌써 붕괴되었을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 바보인가?" 어느 놈이 "너는 살 가치가 없으니 죽으라"고 하면 얌전히 죽겠는가? 더욱이 그의 손에 날선 칼이 들려있다면... 나는 확신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이 궤멸되지 않고 (그에 따라 남한도 파멸되지 않고) 지금껏 남북이 함께 살 수 있게 된 것은 그나마 햇볕정책 덕분이다.

어제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10월 9일)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를 "논리가 아니라 현실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 현실을 보자. 북은 가난에 찌들어 있고, 남한마저 지원을 중단하면 죽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쌀은 없어도 무기가 있다. 어차피 죽을 놈이니 얌전히 죽어주면(?) 좋겠지만 그건 이쪽의 희망사항이고 "나 혼자 죽기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북한이 남한이나 미국을 이길 힘은 없지만 "너 죽고 나 죽을" 힘은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미국까지 실어 날을 미사일을 갖고 있지는 않다. 아마도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가설은 북한이 핵과 함께 미국 본토까지 날아올 수 있는 고성능 미사일을 동시에 갖게 되는 상황이 아닐까. 미국은, 그런 날이 오기 전에 손을 쓰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리석은 선택으로 미국에게 빌미를 주고 종말을 재촉하고 있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가진 것이 많고 "이대로 죽기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놈은 행동을 조심하고 비굴해지기도 쉽다. 그러나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털터리가 극에 몰려 "사나 죽으나 어차피 매한가지"라고 생각하면 비굴해질 이유가 없다. 극단으로 몰아서는 안되는 이유가 되겠다.

만일 북한이 "이제 더 이상은 먹고 살 길이 없다. 그런데 헐벗고 굶주리며 쌓아온 막강한 '강성대국의 무기들'을 그대로 사장시키기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어찌될 것인가. '철천지 원쑤 미제국주의'의 첨병을 향해 장사정포를 날릴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남한의 미군 기지를 타격 목표로 삼아 북한 전력의 주력인 장사정포로 일제히 공격을 퍼붓는다면 수도권 이북에 집중되어 있는 미군 기지들은 초토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휴전선을 넘어 미군 기지를 향해 날아오는 장사정포를 남한이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의 파멸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미국의 계산은 어찌 될까? 주한 미군의 손실을 감수한다면 미국의 선택은 의외로 간단해 질 수 있겠다. 남한이야 어찌 되건 말건 북을 쓸어버리면 된다. 우리 입장에서야 북의 죽음이 곧바로 남북 모두의 죽음이 될 수 있지만 미국으로서는 악의 축을 제거하는데 동네 꼬마 한 놈이 희생된 것 뿐 일 수 있다. 문제는 그런 선택을 하기에는 주한미군이 너무 많다는데 있다. 아무리 짐승의 탈을 쓴 부시라도 미군 수천의 몰살을 감수하기는 어렵다. 미국이 그토록 집요하게 미군 기지를 수도권 이남으로 피난(?)시키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평택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도, 중국도 견제하고, 북한의 장사정포의 비거리도 벗어나고, 비상시에 기동력을 발휘하여 치고 달아나기도 쉬운 길을 선택하려는 것이 아닌가?

미국이나 중국, 일본은 북한을 옥죄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을 죽이고도 자기들이 살 수 있는 길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남한)는 북한을 죽이고 우리만 살 수 있는 길이 없다. 같이 살던가 같이 죽는 길 뿐이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이참에 '북한 핵' 문제를 넘어 '핵 문제 자체'에 대해 짚어보고 싶다. '이미 가진 자'의 기득권 포기 없이는 핵 개발을 억누르기 어렵다. 핵이 그토록 무섭고 반인륜적이라 핵보유국이 늘어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자기들은 여전히 핵을 보유하려는 모순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핵을 보유한 강대국들'이 '핵을 가지려는 자'를 설득하려면, 스스로 핵을 폐기해 가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핵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지구마을에서 핵 자체를 몰아내는 길 뿐이다. "누구는 가져도 되고 누구는 가져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통할 수 없다. 어떤 나라, 어떤 조직도 핵을 가질 수 없다는 지구적 합의에 따라 모든 국가, 모든 조직이 국제적 감찰기관의 조사를 예외없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핵을 가진 국가들'이 모여 기구를 만들고 자기들 이외에는 더 이상 핵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모순으로는 핵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핵은 확산될 수밖에 없고 언젠가는 테러 조직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며, 그 때가 바로 지구마을의 종말이 되지 않을까. 나는 이런 점 때문에 북의 핵 보유를 찬성할 수는 없다. 북의 사정이 절박함을 이해하고 싶기는 하지만, 어떤 명분으로도 더 이상의 핵의 확산은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 빅딜을 하라. 북한이 살 길을 열어주라. 아니 전폭적인 지원을 하라. 사실 북한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책임을 짚어내자면 미국의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니 이제 미국은 북한을 더 이상 몰아붙이지 말고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이유 불문하고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 그 대신 핵의 완전한 포기를 얻어내라. 단 먼저 포기하라고 주장하지 말고 지원부터 하라. 살 길이 열리고, 재산도 어느 정도 쌓이고, "이대로 죽기는 아깝다"고 할 정도로 삶의 여유가 생기면 사람이나 조직이나 유연성(나쁘게 말하면 비굴해지는 것이겠지만)을 갖게 마련이다.

힘으로 힘을 누르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예수는 말했다. "칼로 일어난 자는 칼로 망한다." 북한의 군부나 김정일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그들은 충분히 들었고, "이제는 망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만큼 극한상황에 몰려있다. 다시 말하지만, 가난하고 힘도 없는 놈은 얌전히 죽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상대는 가난에 찌들어 죽을 지경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초토화시키고도 남을 막강한 무기를 손에 들고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치고 있다. 그런데도 "저 놈 손 좀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문제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죽게 된다면 결코 얌전히 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예수의 경고를 깊이 새겨들어야 할 사람들은 북한이 아니라 "손 좀 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류상태 선생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이후 20여 년을 목회자, 종교교사로 사역했지만, 2004년 ‘대광고 강의석군 사건’ 이후 교단에 목사직을 반납하였고, 현재는 종교작가로 활동하면서 ‘기독교의식개혁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소설 콘스탄티누스] [신의 눈물]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당신들의 예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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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10/10 [16: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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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익? 2006/10/11 [01:03] 수정 | 삭제
  • 허구의 좌익을 죽이고 싶어서 전쟁이라도 일으킬 넘이군.
    it강국 이라며 삽질을 하더니 저런 무뇌아가 자보에 똥칠을 자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군...

    글구 한 가지만 묻자, 니넘은 팔이 하나냐? 좌수는 왠지 좌익같아 잘라버리지 않았나 싶어서
  • 가라 2006/10/10 [23:08] 수정 | 삭제
  • 구구절절히 옳은 소리만 가득한데 뭐가 불만이가 돌대가리 새끼야.

    개나라당이나 좃독마나 똥닙이나 좃갓제나 지십원..에서 놀고 여기 오지 마라.

    가라, 무식한 돌대가리 새끼야.
  • 1004 2006/10/10 [22:51] 수정 | 삭제
  • 눈 좀 뜨고 살아라. 동굴에서 외치지 말고... ㅉㅉㅉ.
  • 1818 2006/10/10 [20:48] 수정 | 삭제
  • 하나님 위대하면 그힘으로 북한김정일 정권이나 붕괴시켜라
    이사이비 기독교종자야 전쟁나면 좌익들 다죽는다